최근 16세 미만의 심야 인터넷 게임 셧다운 법안이 국회를 통과한 가운데 인터넷 과다 사용이 청소년의 정서 및 대인관계에 문제를 일으킨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나왔다. 초등학생이 인터넷을 오래 사용하면 공격성이 강해지는 것으로 나타났고, 중·고교생은 '왕따'를 당하면 인터넷에 중독되기 쉬운 것으로 밝혀졌다.

공격성 가진 초등생, 인터넷 게임에 몰두해

대원대학 간호과 장미희 교수팀은 초등학교 5·6학년 743명을 대상으로 공격성(다른 사람을 위협하는 태도나 마음)과 인터넷 과다 사용의 관계를 살폈다. 조사 대상의 32.3%가 공격성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학생의 인터넷 과다 사용 점수는 50점이었으나 '공격성 학생'은 60.6점이었다(총점 94점). 장미희 교수는 "초등학생의 90% 이상은 게임을 하려고 인터넷을 쓰는데, 폭력적인 장면의 게임은 공격성을 조장한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이어 "초등학생은 불안감이나 우울함을 느낄 때 공격성을 갖게 되며, 가정·학교·친구관계 등에서 문제가 생겨 공격성이 생기면 이를 해소하기 위해 인터넷 게임을 하다가 공격성을 더 키우게 된다"고 말했다.




이미지
인터넷에 빠진 청소년은 공격적인 심성을 갖게 되거나, 대인관계를 제대로 하지 못해‘왕따’피해를 볼 수 있다. /이은주 기자

인터넷 중독 중·고생, 왕따 당하고 있을 수도

아주대병원 정신과 신윤미 교수팀은 중·고등학생 9088명을 대상으로 '왕따 경험과 인터넷 중독'에 대해 연구했다. 조사 대상 중 31%(2295명)가 다른 학생에게 왕따를 가하거나 남들에게 왕따를 당한 적이 있었다. 이 중 왕따 피해를 당한 학생 526명은 인터넷 중독 고위험 비율이 2.7%로 일반 학생(0.5%)의 5배 이상, 잠재적 위험 비율은 8.9%로 일반 학생(5.1%)의 1.5배에 달했다. 인터넷 중독 상태는 행동 평가 척도를 이용해 설문조사했다.

신윤미 교수는 "왕따를 당하면 '현실은 위험하고 사이버 공간은 안전하다'고 생각해 인터넷으로 도피하게 된다"며 "인터넷 중독이 되면 정서적으로 불안정해지기 때문에 왕따로 인한 충격을 극복하기가 더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자녀가 왕따 경험이 있다면 인터넷에 중독될 가능성이 있으며, 거꾸로 현재 인터넷에 지나치게 몰두하는 청소년은 왕따를 당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어느 경우든 부모가 자녀의 대인관계를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