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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리가 걸린 ‘부신피질호르몬저하증’이란?
임현주 헬스조선 인턴기자
입력 2011/01/31 18:10
SBS 주말드라마 ‘신기생뎐’에 출연중인 배우 이매리가 희귀병에 걸린 것으로 알려져 팬들의 응원을 받고 있다. 이 씨는 한 동안 방송에서 얼굴이 부어 보이기도 했는데, 이는 ‘부신피질호르몬저하증’이라는 질병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는 상태가 많이 호전되었으나, 스테로이드제와 암투병 환자들이 치료에 쓰는 진통제를 복용하며 촬영에 임하고 있다. 이후 네티즌들은 이 씨가 앓고 있는 희귀병에 대해 궁금해 했는데, 듣기에 생소한 ‘부신피질호르몬저하증’이란 무엇일까.
부신피질기능저하증은 신장 위에 한 쌍으로 존재하는 내분비관 ‘부신’의 피질에서 호르몬을 분비하는 능력이 저하되는 병이다. 부신은 생명유지에 중요한 내분비선으로, 부신 속 부신수질은 교감신경을 다스리는 호르몬을 분비하며, 부신 겉의 부신피질에서는 코르티코이드, 알도스테론 등의 스트레스 및 스테로이드, 성 호르몬을 분비한다.
신체활동을 돕는 호르몬을 분비하는 부신피질의 기능이 저하되면 피로감, 식욕감퇴, 쇠약감, 체중 감소, 어지러움, 구토, 얼굴색이 어두워지면서 점이 진해짐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갑상선호르몬저하증의 증상과도 비슷하지만 심한 구토나 어지럼증 등은 갑상선호르몬저하증과 상관 없으므로, 이유 없이 위와 같은 반응이 나타나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이 씨의 경우에도 드라마의 기생 역을 위해 촬영 전 무용레슨을 받는 등 연습을 하던 지난 해 10월, 빈혈 증상 및 어지럼증, 다리 근육이 풀리는 증상을 보여 병원에서 부신피질호르몬저하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이후 한 달 동안은 입원 치료를 받았고, 입원 치료 후에는 통원 치료와 약물치료를 해왔다.
부신피질호르몬저하증은 대부분 이유를 알 수 없이 갑자기 생긴다. 그러나 간혹 관절염 등의 치료를 위해 부신피질호르몬제제를 많이 복용한 경우에도 나타날 수 있다.
이 병을 앓는 환자들은 신체적인 스트레스 지수가 올라가면 스스로 스트레스를 이길 힘이 없어 외부에서 응급조치를 해줘야 하는 경우가 많다. 외국에서는 이러한 환자들에게 병명을 표시한 팔찌를 하도록 하고 환자가 의식을 잃으면 팔찌를 보고 어떠한 질병을 앓는지 빠른 시간 내에 판단, 호르몬을 주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는 아직 팔찌 제도가 없지만, 몇몇 병원에서는 긴급한 응급조치가 가능하도록 환자들에게 일정 카드를 소지하고 다니게 하는 경우도 있다.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이유미 교수는 “부신피질호르몬저하증을 앓는 환자는 스스로 주의를 기울여야 하기도 하지만, 주변인들과 병원의 꾸준한 장기적 관리 또한 필요하다”며 “입원 치료가 아닌 약물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는 자신이 감기에 걸리거나 ‘신체적’ 스트레스 지수가 올라갔다는 느낌이 들면, 스스로 약물을 조절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담당의사와 가족들은 늘 환자의 몸 상태에 관심을 가지고 괜찮은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