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관절질환

저녁형 인간은 아침운동 위험할 수 있다

회사원 김모(48)씨는 회사에서 아침형 인간 붐이 일면서 아침운동을 하게 됐다. 그러던 어느 날 운동을 하기 위해 일어났는데 갑작스런 요통이 찾아왔다. 병원에서는 허리염좌라고 했다. 의사는 K씨에게 “부신피질 호르몬 분비 검사를 해봐야겠지만 평소 아침 기분이 좋은 편이 아니라면 아침에 무리한 운동은 삼가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아침에 눈 뜬 직후 하는 운동이 위험할 수 있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우리 몸의 절반은 아직도 잠을 자고 있다. 체온과 혈압이 낮고, 근육과 관절은 이완된 상태다. 이 상태에서 몸을 잘못 움직이면 몸에는 무리가 올 수 있다. 누워 있는 등의 고정된 자세가 오랫동안 지속되면 근육의 이완은 고사하고 오히려 척추가 딱딱하게 경직되어 작은 자극에도 통증을 느낄 수 있다. 또 눈을 뜨자마자 윗몸을 바로 일으키면, 밤새 편안했던 허리근육이 갑자기 충격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저녁형 요통환자라면 이른 아침 운동은 삼가는 것이 좋다. 저녁형 환자는 생체시계에 영향을 주는 부신피질 호르몬의 분비가 아침에 적게 분비된다. 이 호르몬이 적으면 통증 이나 염증 억제 능력이 떨어질 뿐 아니라 아침에 신체 컨디션도 좋지 않다. 무리하게 운동을 하면 효과가 떨어지는 것은 물론 부상의 위험까지 높아지는 것이다. 나누리병원 임재현 부원장은 “저녁형 인간은 차라리 부신피질 호르몬 분비량이 증가되는 오후 7시 이후의 야간운동을 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아침에 운동을 안전하게 하고 싶으면 몸의 상태를 운동하기에 적당한 상태로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일어날 때는 먼저 한쪽 옆으로 몸을 돌려 누운 후 무릎을 가슴 쪽으로 당긴 다음 일어나는 것이 좋다. 일어난 직후 스트레칭으로 워밍업을 해주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방법은 손과 발을 가볍게 움직여주고 손가락이나 발가락부터 굽혔다 폈다 하면서 관절을 운동시키고 팔과 다리를 벌리면서 등과 허리를 곧게 펴며 기지개를 켜주는 방법이다. 아침에는 역기 들기, 축구 등 몸을 순간적으로 움직이는 운동보다 가벼운 조깅이나 자전거 타기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저녁 시간이 운동하기 좋다고 수면을 줄여가면서 밤 늦게까지 운동하는 것도 결코 좋지 않다. 부신피질 호르몬은 수면상태가 아니면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에 자는 시간이 짧으면 그만큼 부신피질 호르몬의 양이 적어 그 역할을 못하기 때문이다. 아침형, 저녁형 인간을 따지기 전에 충분한 수면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운동 후에는 약간 차가운 물로 체열을 식혀주는 샤워를 하는 것이 수면에 좋다. 야간 운동 후 사우나나 온탕욕은 교감신경을 흥분시켜 숙면을 방해한다. 수면부족은 교통사고 유발, 안전사고 급증, 업무능력 저하, 생산력 감소를 가져오며 우리 몸의 신진대사와 내분비의 변화를 일으킨다. 혈당 내성이 손상되어 당뇨를 유발하거나 성장 호르몬의 분비가 원활하지 않아 청소년기에는 성장 장애를 일으키고, 비만 호르몬도 증가하여 갖가지 정신, 육체적 질환의 원인이 된다.

임재현 부원장은 “최근의 아침형 인간 열풍은 단 한 시간이라도 시간적 여유가 생기면 경쟁사회에서 얻는 게 많아질 거라는 기대 심리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남는 시간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우선 몸이 건강해야 한다는 명제를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도움말=척추관절전문 나누리병원 임재현 부원장
/헬스조선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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