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크 신경성형술
척추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 등을 수술하지 않고 치료하는 신경성형술을 원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 척추에 칼을 대는 수술을 꺼리는 사람들이 특히 이 시술을 선호한다. 문동언 서울성모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는 "환자 10명 중 8~9명은 신경성형술로 통증이 완화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술을 해야 하는 환자가 신경성형술을 고집하면 상태만 더 나빠질 수도 있으므로, 자신의 상태를 정확히 이해하고 치료법을 선택해야 한다.
신경성형술을 하기 위해서는 우선 꼬리뼈나 옆구리에 작은 구멍을 내고 직경 1㎜ 이하의 가는 관을 환부까지 밀어 넣는다. 다음으로, 탈출한 디스크 주변 조직의 붓기를 빼고 디스크와 신경이 달라붙지 않게 하는 약물을 관을 통해 주입한다. 이렇게 하면 디스크에 눌려 있던 신경이 풀어져 통증이 가신다. 시술 후 통증이 가라앉는 정도를 살펴보고 1개월쯤 지난 뒤 한 번 더 시술하기도 한다.
성경훈 서초21세기병원장은 "영상 장치로 약물이 환부에 어떻게 흘러들어가는지 보면서 시술하기 때문에 약물의 용량을 적절하게 조절할 수 있다"며 "부분 마취로 10~30분 정도 시술하고 3시간이 지나면 퇴원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여러 개의 디스크가 터져 나온 다발성 디스크도 한 번 시술로 치료할 수 있다. 최근 약물을 주입하는 대신 소형 레이저 기구를 관을 통해 밀어 넣어 레이저 시술을 하는 방법도 개발됐지만 아직 많이 쓰지는 않는다.
문동언 교수는 "신경성형술은 척추 디스크 외에 척추관이 좁아져 신경을 압박하는 척추관협착증에도 적용하며, 척추 수술을 받은 뒤 후유증으로 통증이 계속되는 이른바 '척추 수술 후 통증증후군' 환자의 통증을 완화하는 데에도 사용한다"고 말했다. 문 교수는 이어 "이 시술법은 피부를 길게 절개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으로 수술받기 어려운 사람의 치료에 특히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신경성형술 무리하게 반복하면 정상 조직까지 손상돼
모든 척추 질환 환자가 신경성형술을 받을 수는 없다. 척추관 압박이 심한 척추관협착증 환자는 직경이 1㎜가 되지 않는 시술용 관조차 환부에 접근할 수 없기 때문에 시술이 불가능하다. 척추관 압박 자체가 심하지 않더라도 50m 이상 걷기 힘들고 다리에 마비가 오거나 통증이 극심한 환자 역시 수술을 받아야 한다. 성경훈 원장은 "신경성형술을 무리하게 반복하면 새로 투입한 약물이 기존에 투여했던 약물과 뒤엉켜 신경을 디스크나 척추관에 더 달라붙게 할 수 있다"며 "약물을 과도하게 쓰면 환부 주변의 정상적인 조직까지 녹기 때문에 수술을 받을 수 없게 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고 말했다. 따라서 2번 정도 이 시술법으로 치료했는데도 증상이 좋아지지 않으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성 원장은 "신경성형술을 여러차례 받은 환자는 척추가 약물로 하얗게 범벅이 된 경우가 흔하다"며 "신경성형술은 보조적인 치료법일 뿐 척추 질환을 근본적으로 고쳐주는 방법은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