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외과
“황정음처럼 해 주세요” 환상성형의 함정
헬스조선 편집팀
입력 2010/06/28 08:38
요즘 성형은 ‘패션’과 비슷하다. 해마다 바뀌는 패션 트렌드처럼, 성형 트렌드도 해가 다르게 급변하고 있다. 성형외과 의사들은 환자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해마다 다른 성형기술을 배우고 익히느라 바쁘다.
그런데 요즘 특히 더 주목할만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90년대에서 2000년대로 넘어오면서 티 안 나는 성형이 유행했지만, 요즘 다시 ‘티 나는’ 성형으로 트렌드가 바뀌고 있는 것.
최근 한 케이블채널에서는 강남의 유명 성형외과 전문의 3인이 모여 연예인의 성형에 대해 얘기 했는데, 서우와 이시영의 성형 전후 모습을 비교하며 서우에 대해서는‘성형의 최고봉’이라는 극찬(?)과 함께 “최근에는 서우처럼 부자연스러우면서도 튀는 얼굴이 성형의 대세”라며 최근의 성형 트렌드를 지적했다.
실제로 서울의 한 성형외과에서 최근 1개월간 상담 환자 7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 봤더니 가장 닮고 싶은 연예인은 황정음과 이시영이 압도적이었다. 다음으로 황우슬혜, 한예슬, 백승혜(가수 원투의 멤버 송호범씨의 아내) 순으로 꼽혔다.
박상훈 아이디성형외과 원장은 “직접 의료 현장에서 상담을 해 봐도 작년과 많이 다른 양상을 보인다. 예전에는 대부분의 환자들이 최대한 ‘자연스럽게’ 해 달라는 말을 꼭 붙였었는데 요즘엔 자연스럽게 해 달라는 요구보다는 황정음, 이시영씨처럼 좀 티가 나더라도 튀는 얼굴로 해 달라고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황정음이나 이시영 같은 얼굴은 화면에서는 예뻐 보이지만 실제로는 턱이 거의 없고 뾰족한 부자연스런 얼굴이다. 하지만 이런 얼굴들이 요즘 내원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얼굴형”이라고 덧붙였다.
이렇게 티 나는 성형이 유행하는 까닭에 대해 전문가들은 성형에 대한 거부감이 점점 줄어들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분석한다. 아이디 병원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턱 및 광대뼈, 코 수술 등 얼굴뼈 성형을 받은 환자들의 70%는 성형사실을 감출 필요가 없다고 답했다. 최근 연예인들의 연이은 성형고백 등도 이러한 사회 분위기를 만드는데 일조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점들도 많다. 티 나는 성형을 원하는 경향이 두드러지면서 무리하게 얼굴을 깎으려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 박 원장은 “대표적인 행태가 황정음처럼 뾰족한 V라인 턱 으로 고쳐달라는 요구”라며 “사실 전반적인 분위기로 봤을 때, 눈이나 코 등 다른 부위와는 어울리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황씨와 같은 모양의 뾰족한 턱 모양으로 해 달라는 여성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렇게 20대 여성들이 가장 선호하는 황정음 턱 모양은 실은 성형외과에서는 권하지 않는 형태이다. 황씨는 뾰족한 턱이 자신의 전반적인 얼굴 형태나 분위기와 잘 어울려 발랄하고 귀여운 인상을 주지만, 일반 사람에게는 잘 어울리지 않는 모양이 되기 쉽다. 갸름한 정도가 지나쳐 인상이 차갑고, 무섭게 보이거나 부자연스러워 바보 같아 보이는 인상으로 변할 수도 있다.
박 원장은 “연예인처럼 될 수 있다는 막연한 기대만으로 ‘환상성형’, ‘모방성형’을 하는 경우, 얼굴의 전체적인 라인과 눈, 코 등의 조화가 깨져 전혀 원하지 않는 인상으로 바뀔 수도 있다. 또 한번 깎은 턱은 다시 되돌리기 힘들기 때문에 매우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