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외과
결혼 전 남녀 모두 '허리' 보는 이유
배지영 헬스조선 기자 | 사진 =프리비전 제공
입력 2010/04/06 08:41
본격적인 결혼시즌이 다가왔다. 요즘 신세대 혼수품목에는 건강검진이 꼭 들어간다. 몸의 건강은 행복과 직결되기 때문. 하지만 내과나 비뇨기과 질환에 대해서는 잘 살펴보면서도 척추질환에 대해서는 잘 살펴보지 않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척추 건강은 부부관계나 출산에 큰 영향을 미치고, 노후 건강상태를 좌우하는 중요한 부분이므로 조금 더 세심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아침이 두려운 뻣뻣한 허리라면? -젊은 남성, 강직성척추염 주의해야
척추질환은 흔히 40대 이상 중, 장년층의 병이라고 생각하지만, 20~30대 남성들에게 주로 생기는 척추질환도 있다. 바로 강직성 척추염이다.
강직성 척추염은 유전적 원인, 면역체계의 이상, 세균감염 등으로 척추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척추가 마치 대나무처럼 뻣뻣하게 굳는 병이다. 비교적 흔한 질환은 아니지만 점차 그 수가 증가하고 있다. 2008년 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강직성척추염 환자는 3만6000여 명에 달했다. 강직성척추염은 허리디스크와 증상이 비슷해 혼동하고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아 주의해야 한다.
김정훈 서울 튼튼병원 원장은 "아침에 일어났을 때 허리 통증이 심해지면서 허리를 굽히기 어려운 경우, 뻐근한 통증이 있지만 움직이고 나면 증상이 좋아지는 경우라면 강직성척추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 결혼 적령기의 성인 남성에게서 많이 발생하는데, 강직성척추염이 진행되면 목뼈나 고관절까지 뻣뻣하게 굳어져 심장, 폐 같은 내부 장기를 압박해 합병증도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허리디스크는 허리를 뒤로 젖힐 때 통증이 심하고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허리 통증이 심해지는데 반해 강직성 척추염은 허리를 앞으로 굽힐 때 통증이 심하고 움직일수록 나아지는 증상을 나타낸다. 강직성 척추염은 완치가 어렵기 때문에 수술보다는 꾸준한 약물치료와 운동관리가 필수다. 몸통, 목, 어깨, 허리 등을 최대한 뒤로 펴는 운동이나 회전시키는 운동이 좋고 비치볼이나 풍선을 부는 운동을 하면 폐활량을 늘릴 수 있다. 그러나 골절 가능성이 있는 격렬한 운동, 농구, 축구, 볼링 등의 운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임신하면 없던 허리디스크도 생길 가능성 높아져… -임신 전 허리 허리디스크 여부도 살펴봐야
한편 여성은 임신을 하면서 허리디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임신하면 평균 10~12kg까지 몸무게가 증가하는데, 신체의 무게 중심이 앞쪽으로 이동하면서 이를 보상하기 위해 허리가 과도하게 뒤로 젖혀지는 척추전만(脊柱前彎)증이 나타날 수 있다.
더불어 출산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분비되는 ‘릴랙신’의 작용으로 척추 인대도 느슨해져 척추의 안정성도 떨어진다. 이런 이유들로 임신 중에는 디스크를 둘러싼 ‘섬유테’가 약해져 디스크가 비집고 빠져 나올 수 있다. 허리디스크가 원래 조금 있던 사람들은 더 심해지고, 없던 사람도 생길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이미 임신을 한 상태라면 허리디스크 치료를 받기 어렵다. 때문에 임신 전에 허리디스크 사진을 찍고 약해진 상태라면 미리 허리 근육 등을 강화시켜서 임신 중의 디스크 발생을 막아야 한다. 만약 디스크가 이미 진행되고 있는 경우라면 수술보다는 비수술 요법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주사바늘 등으로 척추가 나와 신경을 압박하고 있는 부위에 약물을 주입해 통증을 가라앉히면서 디스크를 안정화해야 한다. 흉터가 거의 남지 않기 때문에 여성들이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디스크가 심하게 튀어나온 경우 디스크의 ‘수핵’ 부분을 제거해야 하는데, 수술 후 3개월 정도의 안정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결혼 계획이 있다면 미리 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
허리디스크 있을 때, 성관계 해도 괜찮을까?
허리디스크로 인해 허리통증이 있다면 성관계도 조심스러워질 수밖에 없다. 성관계도 허리에는 일종의 스트레스로 작용하기 때문. 김종훈 원장은 “그러나 적당한 부부관계는 디스크로 인한 통증을 오히려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통증감각보다 우위에 있는 접촉감각을 부드럽게 자극해 통증을 둔감하게 만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여성의 경우 성관계 시에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수치도 높아지는데, 골 강화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들이 여럿 나와 있다. 다만 허리에 지나치게 무리가 가는 자세나 한 번에 너무 길거나 잦은 성관계는 허리디스크를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