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정보
국민 의성어 된 "에구구~", 허리병 집중 탐구
배지영 헬스조선 기자 | 사진 신지호 기자
입력 2010/04/02 16:48
우리나라 성인 남녀 10명 중 9명이 평생 한두 번 정도 허리병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전에는 허리병이 많지 않았다. 전문의들은 허리병이야말로 현대병이라고 입을 모은다. 문명의 발달로 활동량이 적어지고, 바쁜 일상에 쫓기다 보니 운동량이 부족해졌다. 사무직이 늘어나면서 앉아서 생활하는 시간이 대부분인 사람도 많다. 앉는 자세는 불량하기 짝이 없다. 그러다 보니 허리가 점점 과부하를 받는 것이다. 이제는 나이든 사람뿐 아니라 20~30대 젊은이들과 어린 청소년도“아이고 허리야”를 외친다. 허리병은 왜 생기는 걸까?
허리 디스크는 허리보다 엉덩이와 종아리의 통증이 더 심한 병이다. 튀어나오거나 파열된 디스크가 척수신경을 눌러 다리쪽으로 내려가는 신경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엉덩이와 종아리의 모든 통증이 디스크라고 단정짓는 것은 곤란하다. 척추관이나 척추뼈의 이상일 수 있다. 원인을 알기 위해선 뼈의 모양과 디스크의 간격, 척추의 골절 여부를 살펴보는 X레이 검사를 거쳐 MRI 촬영을 해봐야 한다. 디스크 변성 여부와 디스크가 튀어나온 정도, 척수신경이 눌린 정도를 알 수 있다. 디스크는 평소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다가 어느날 갑자기 요통이 아닌 좌골신경통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초기에 알아채기 쉽지 않다.
노화로 허리뼈가 퇴행되고, 허리에 무리를 주는 생활습관이 오랜 시간에 걸쳐 척추 기능을 약화시키다가 결국 척수신경을 압박할 정도로 증상이 진행돼야 통증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초기에는 허리만 뻐근하고 묵직하다가 좀더 진행되면 허리가 결리고 엉덩이까지 뻐근해진다. 이어서 튀어나온 디스크나 터진 수핵이 척수신경을 심하게 압박하면 허벅지, 종아리, 발목, 발바닥, 발가락 끝까지 저리고 땅기면서 시린 통증이 나타난다. 심한 경우는 하반신 마비가 나타난다. 디스크로 인한 좌골 신경통은 한쪽 엉덩이와 다리에만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서있거나 걸을 때보다 의자에 앉아 있을 때 요통이 심해지고 앞으로 구부릴 때마다 다리가 땅기면서 요통이 심해진다.
한쪽 허리가 심하게 아파 제대로 걸을 수 없게 된 최모(43세) 씨. 디스크인 줄 알고 한의원에 가서 침을 맞고 부항과 뜸도 떴다. 그래도 별 차도가 없어 병원에 가서 신경차단술이라는 치료를 받았다. 그러나 최근 척추 전문 병원을 찾은 신씨는 자신의 병이 디스크가 아니라‘근막통증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허리가 아파 걷지 못한다고 모두 디스크는 아니다. 디스크와 증상이 비슷한 척추관협착증, 디스크내장증, 척추분리증, 척추전방전위증 등일 수 있다. 요통을 부르는 질환은 어떤 것이 있을까?
증상1. 진단해 봐야 확실히 알 수 있다 -> 척추분리증
척추에 금이 가서 나타나는 증상이다. 증세는 각양각색이다. 분리된 정도에 따라 어떤 사람은 별 증상이 없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심한 요통으로 수술을 받기도 한다. 일단 검사해봐야 확실히 알 수 있다.
증상2. 늘 허리가 뻐근하다 -> 근육약화증후군
늘 허리가 뻐근하고 조금만 무리하면 어깨와 무릎이 쑤시면 근육이 약화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근육이 약해진 정도에 따라 증상은 조금씩 다르다. 견딜 수 없는 통증을 호소하는가 하면, 오래 서 있으면 허리가 뻐근하다는 사람도 있고, 평소에는 괜찮다가 조금만 무리하면 통증이 오는 사람도 있다.
증상3. 앉아 있을 때는 괜찮은데, 걸으면 아프다 -> 척추관협착증
허리가 아프고, 다리가 저리거나 아픈 증상이 나타난다. 허리디스크와 구별되는 점은, 앉아 있을 때나 누워 있을 때는 괜찮다가 조금만 걸으면 다리가 저리고 아파서 쉬었다가 다시 걸어야 할 정도로 보행장애를 보인다. 그중에서도 다리를 절름거리는 것이 큰 증상이다. 요추신경이 심하게 눌려 발가락이나 발목 힘이 약해지는 것은 허리디스크와 마찬가지 증상이다.
증상4. 허리가 심하게 아프고 다리까지 저리다 -> 척추전방전위증
허리가 아프고, 다리가 저리고 아픈 증상이 나타난다. 이 병은 척추가 심하게 불안정해져 요통이 꽤 심하다. 척추뼈가 앞으로 빠지면서 척추 뼛속을 관통하는 신경다발이 눌리기 때문에 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아프고 저려 절룩거린다. 척추 뼈의 빠진 정도가 심할수록 통증도 심한 경향을 보인다.
증상5. 허리가 점점 굽어진다 -> 요부변성후만증
허리가 점점 구부정해지면서 몸이 앞으로 굽어진다. 이를 이겨 내기 위해 가슴을 앞으로 내밀고 어깨를 뒤로 젖히는 자세를 취한다. 허리가 앞으로 굽기 때문에 무거운 물건은 앞쪽에서 잘 들지 못하고 언덕이나 계단을 오르는 것이 힘들다. 특히 주방에서 설거지를 하거나 일할 때 몸이 앞으로 굽기 때문에 한쪽 팔꿈치를 싱크대에 받치고 다른 손으로 접시를 닦는다. 이 때문에 환자 대부분이 팔꿈치에 굳은살이 박혀 있다.
증상6. 허리를 뒤로 젖힐 때마다 심한 통증이 온다 -> 후관절통
허리를 뒤로 젖힐 때마다 극심한 고통이 밀려오거나 아예 허리를 젖힐 수 없을 만큼 뻣뻣한 증상이 계속된다면 후관절통을 의심해 본다. 70세 이상 노인은 디스크보다 척추의 골절을 의심하는 것이 보통이다. 이 연령대의 원인 모를 요통은 후관절통 때문인 경우가 많다. 후관절은 지속적인 마찰에 의해 손상된다. 후관절통은 오랜 세월에 걸쳐 후관절을 사용해 온 노인이나 허리를 무리하게 쓰는 사람에게 주로 발병한다.
증상7. 원인을모른다 -> 디스크내장증
원인이 분명하지 않은 만성요통일 때 이 병을 의심해 본다. 허리가 묵직하고 간혹 허리 디스크와 마찬가지로 다리가 저린 증상이 나타난다. 반면 허리디스크에서 나타나는 근력약화나 감각마비 등의 신경학적 증상은 없다.
참고서적《생활속허리병클리닉》(청년정신), 《굿바이허리병》(느낌이있는책)
도움말 김택기(경희대동서신의학병원교수), 송상호(강서제일병원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