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모(52·경기 의왕시)씨는 봄을 맞아 지난주 대학생 딸과 함께 근처 공원에서 배드민턴을 치기 시작했다. 운동이 끝나면 팔이 욱신거렸지만 '갑자기 운동을 해서 그러려니' 하고 대수롭잖게 넘겼다. 며칠 뒤 멀리서 날아오는 공을 강하게 치는데 갑자기 오른팔에서 "우두둑" 소리가 나서 운동을 멈췄다. 그 이후 목욕을 하거나 팔을 뒤로 돌릴 때 심한 통증이 느껴져 병원에 갔더니 의사는 "회전근개가 파열됐다. 찢어진 근육을 잇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갑자기 '봄 운동'하다가 어깨 다치는 경우 많아
성창훈 연세사랑병원 어깨상지관절센터 원장은 "겨울에는 추운 날씨 때문에 근육과 인대가 수축한다. 초봄에 날이 풀렸다고 준비운동 없이 무리하게 운동하면 수축했던 근육이나 인대가 찢어지는 등 운동 부상이 생기기 쉽다"고 말했다.
특히 어깨가 초봄 운동 부상을 입기 쉽다. 어깨는 우리 몸에 있는 관절 중 유일하게 360도 회전이 가능해, 운동할 때 움직임이 많아 부상도 잘 생긴다. 골프·배드민턴·탁구·수영 등 어깨를 쓰는 스포츠를 겨우내 쉬었다가 시작할 때는 주의해야 한다.
어깨 부상은 어깨를 감싸고 있는 힘줄(회전근개)에 염증이 생기는 '회전근개 염증'과 힘줄이 찢어지는 '회전근개 파열'로 나뉜다. 성 원장은 "중장년층은 회전근개 파열이 잘 생긴다. 나이가 들면 오십견 등으로 이미 힘줄이 느슨해져 있기 때문에 쉽게 찢어진다. 전체 회전근개 파열 환자의 3분의 2가 40~50대"라고 말했다.
◆오십견, 근육통과 증상 비슷해 치료시기 놓쳐
어깨 부상은 근육통이나 오십견과 증상이 잘 구분되지 않아 치료시기를 놓치기 쉽다. 박정호 고대안산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어깨는 약물이나 수술로 치료가 잘 되는 부위이다. 하지만 운동으로 다친 어깨를 단순 근육통이나 노화로 생기는 오십견으로 여기고 환자가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어깨 부상과 근육통·오십견은 이렇게 구별한다. 첫째, 어깨와 목이 이어지는 부분이나 어깻죽지가 아프면 회전근개 손상이 아니다. 이 두 부위가 아프면 근육통일 가능성이 크다. 회전근개 손상은 어깨를 중심으로 앞·뒤·옆이 아프다. 둘째, 웃옷을 입을 때나 팔을 뒤로 돌려 브레지어 끈을 묶을 때, 운전 중 뒷좌석에 있는 물건을 집을 때 갑자기 통증이 생기면 회전근개 부상이다. 이런 동작을 할 때 회전근개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셋째, 서있을 때보다 누워있을 때 통증이 심하면 회전근개 부상이다. 누으면 어깨뼈와 팔뼈 사이 공간이 좁아져 회전근개가 눌려 통증이 심해진다.
◆준비 운동하면 확실히 예방
어깨 부상 여부는 엑스레이 촬영만으로는 확인할 수 없으므로, 위와 같은 증상이 있으면 초음파나 MRI를 찍어봐야 한다. 회전근개 염증이면 한달 정도 염증을 가라앉히는 약을 먹거나 스테로이드 주사를 1~2회 맞는다. 주 1회씩 1달간 손상된 곳에 초음파를 쏴 조직 재생을 돕는 체외충격파 치료, 피를 뽑아 상처 재생에 도움이 되는 혈소판을 농축해 재주입하는 자가혈청 치료도 도움된다. 회전근개가 찢어졌으면 내시경 등으로 봉합하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끊어진 인대를 이어주지 않으면 갈수록 증상이 악화한다.

박 교수는 "어깨를 많이 쓰는 운동을 하기 전에는 반드시 어깨 관절을 풀어주는 운동을 해야 한다. 준비운동을 철저히 하면 회전근개 파열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어깨 올렸다 내리기, 어깨 앞뒤로 돌리기, 깍지 끼고 기지개 펴기, 양팔 뒤로 뻗어 벽 짚기, 어깻죽지 짚고 팔꿈치 누르기, 양팔 들어 뒤로 젖히기, 뒤로 깍지 껴 팔 들어올리기 등〈그림①~⑦〉을 5~10회씩 반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