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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우두둑’ 꺾는 치료 받다가, 20대 女 사망… 은근히 흔하다는데, 생각보다 위험?

이아라 기자 | 구소정 인턴기자

[해외토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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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여성이 카이로프랙틱 치료를 받다 사망한 사연이 공개됐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영국의 한 20대 여성이 카이로프랙틱 치료를 받다 사망한 사연이 공개됐다.

지난 1월 28일(현지시각) 영국 매체 더 선에 따르면, 조안나 코발치크(29)가 카이로프랙틱 치료를 받고 뇌졸중으로 사망했다. 코발치크는 2021년 9월 운동 중 입은 목 부상을 치료하기 위해 카이로프랙틱 클리닉을 찾았다. 코발치크의 목 부상은 동맥박리와 연관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동맥박리는 경동맥·뇌동맥·대동맥 혈관 내부 파열로 혈관벽이 찢어져 발생하는 질환이다. 그는 몇 주 동안 4번의 카이로프랙틱 치료를 받다가 같은 부위에 급성 동맥박리를 겪었다. 하지만 이후 코발치크는 오른손과 오른발이 따끔거리고 말이 어눌해지는 뇌졸중 증상을 겪었고, 병원으로 이송되는 중에 상태가 악화됐다. 코발치크는 기도 삽관과 인공호흡이 필요한 상황까지 갔고, 3일 후에 사망했다. 그가 받았던 카이로프랙틱은 시술자의 손으로 여러 질환을 치료하는 대체의학이다. 카이로프랙틱 치료에서 목이나 척추를 심하게 비트는 기술이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경동맥과 척추동맥을 손상시킬 수 있다. 만약 목이나 척추 부위에 골절이 있거나 안정성이 떨어진 상태에서 치료를 받을 경우 신경마비, 심한 경우 전신마비까지 올 수 있다. 실제로 2022년 미국 28세 여성 케이틀린 젠슨은 카이로프랙틱 치료를 받던 중 목에서 ‘우두둑’하는 소리를 들은 후 고통을 호소하다 의식을 잃었다. 검사 결과 목 부위 동맥 4개가 끊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곧바로 응급 수술을 받았지만, 뇌손상이 이미 진행돼 전신이 마비됐다. 코발치크가 카이로프랙틱 치료 후 앓은 동맥박리는 뇌졸중과 관련이 깊은데, 이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동맥박리, 뇌졸중 유발할 수도
뇌졸중은 뇌의 일부분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거나 터짐으로써 뇌가 손상되는 질환이다. 동맥박리는 뇌졸중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 중 약 25%를 차지한다. 혈관 벽이 찢어지는 경우 혈관이 막힐 수도 있고, 반대로 혈관이 부풀면서 터질 수도 있다.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과 뇌혈관이 터지는 뇌출혈인데, 수많은 혈관 중에서 뇌에 혈류를 공급하는 혈관, 상행대동맥, 경동맥, 대뇌동맥이 찢어지는 경우에 뇌경색이나 뇌출혈을 유발할 수 있다. 경동맥이 찢어지는 경우 눈으로 가는 혈류가 부족해지면서 한쪽 눈이 안 보이는 증상, 한쪽 팔다리의 힘이 빠짐, 말이 잘 안 나오는 증상이 나타난다. 목 뒤로 지나가는 척추동맥이 찢어지는 경우에는 주로 어지러움, 걸을 때 비틀거리는 증상, 구토 증세가 나타난다. 또 물체가 두 개로 겹쳐 보이는 증상이나 심하면 의식 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 이 외에도 갑작스러운 목이나 얼굴 통증, 극심한 두통이 생기면 신경과를 방문해 뇌영상검사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


◇CT나 혈관조영술로 진단 가능
동맥박리 의심 시 받게 되는 검사는 CT나 MR 혈관조영술이다. 경부·대뇌동맥을 모두 포함한 혈관조영술을 시행하는 것이 좋다. CT나 MR 혈관조영술에서 동맥박리가 의심되면 카테터를 직접 삽입해서 검사하는 뇌혈관조영술과 혈관 벽을 정밀하게 관찰할 수 있는 고해상도혈관벽MRI를 이용해서 동맥박리의 특징적인 영상소견이 보이면 동맥박리를 확진할 수 있다. 동맥박리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거나 여러 혈관이 동시에 찢어지는 경우나 동맥박리의 위험성을 높이는 결체조직질환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뇌혈관 이외에 다른 혈관에 대한 검사가 시행된다. 동맥박리가 진단되면 우선 피를 묽게 만드는 항혈전제를 이용한 약물치료를 시작한다. 머리 안쪽 대뇌혈관이 찢어진 경우는 뇌출혈을 일으킬 수 있어 출혈 위험성을 고려해 항혈전제를 선택한다. 경부·대뇌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힌 경우는 혈관을 넓혀주고 스텐트(그물망)를 넣는 치료를 한다.

동맥박리는 재발률이 높기 때문에 진단받고 약 4주~6개월까지는 마사지나 과격한 운동을 조심해야 한다. 동맥박리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경우 마사지나 과격한 운동을 평생 피하는 것이 좋다. 목을 과하게 뒤틀거나 카이로프랙틱 치료를 과하게 하는 것 역시 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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