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시청률 20%를 넘나들며 화제를 모으고 있는 MBC 예능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에선 새로운 커플이 등장할 때 마다 꼭 시행하는 ‘미션’이 있다.

바로 커플이 함께 짐을 옮기고 새 집을 단장하는 것. ‘알렉스&신애’ 커플처럼 다정하게 새 집 단장에 여념이 없는 커플이 있는가 하면, ‘정형돈&사오리’, ‘이휘재&조여정’ 커플처럼 아내나 남편이 혼자 낑낑대며 집을 꾸미는 커플도 있다.

그러나 어떤 스타일의 커플도 피해갈 수 없는 것이 있다. 새 집을 다 꾸민 뒤 허리를 짚거나 팔·다리를 주무르며 ‘아이고…’하는 신음소리와 함께 드러눕는 사람이 생긴다는 것이다.

요즘은 본격적인 장마 철이 오기 전에 이사를 하거나 무리하게 새집 단장을 하는 사람이 많아서 허리통증으로 내원하는 환자가 많은 계절이다.

이들이 호소하는 허리 통증의 원인 중 가장 흔한 것은 급성 요통이다. 급성요통은 무리하게 힘든 일을 했을 때 잘 발생한다. 보통 서서히 허리가 아파오지만 자고 일어난 다음날 갑자기 통증이 시작되기도 한다.

무거운 물건을 불안정한 자세로 들고나서 허리를 삐끗해 심한 통증을 느끼는 경우도 많다. 이를 요추부 염좌라고 한다. 요추부 염좌는 척추 뼈 뒤에 있는 척추 후관절의 운동범위가 갑작스레 큰 힘으로 벗어나 인대나 관절낭의 파열이 일어나 통증이 생긴다.

허리통증에 다리통증까지 동반되는 경우엔 허리에서 다리로 가는 커다란 신경인 좌골신경이 눌리는 좌골신경통일 가능성이 높다. 좌골신경통이 발생하는 이유는 대부분 디스크 때문이다. 힘든 일로 인해 디스크 내에 압력이 높아져서 디스크 안에 있는 수핵이 터져서 흘러나와 신경을 누르게 되는 것이다.

또 무리한 일로 인해서 엉덩이 근육이 갑작스럽게 수축하면 다리로 가는 신경을 자극해 다리통증이 생길 수도 있다. 증상은 디스크가 터져 나왔을 때와 흡사하지만 치료방법은 전혀 다르다.

이처럼 무리한 일을 하고 나서 허리통증이 유발되는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으며 증상이 발생하면 바로 병원에 내원하여 진단과 검사를 받은 후 치료를 해야 한다.

이들 모두는 급성 허리통증에 속하므로 대부분 약 3일 정도 안정을 취한 뒤 물리치료나 약물치료를 하면 치유가 가능하다. 하지만 가벼운 통증이라고 간과하여 지나치면 만성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으며 치료방법도 달라지고 어려워진다.

새집 단장을 하다 보면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몸에 무리가 가는 줄도 깨닫지 못한다.

하지만 운동을 하기 전에 준비 운동을 하듯, 집 단장을 하거나 대청소를 하기 전에도 맨손체조나 스트레칭 등으로 근육과 인대를 풀어주어 유연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 반복적으로 허리를 사용하는 경우엔 중간중간에 허리를 쉬게 해주는 것이 좋다. 무거운 물건을 들 때에는 허리를 펴고 무릎을 굽힌 후 물건을 최대한 몸 쪽 가까이에서 들어주는 것이 좋으며, 허리가 틀어진 상태에서 물건을 들거나 물건을 든 상태에서 허리를 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 연세SK병원 신경외과 문병진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