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과
새집증후군 “아니죠”, 새것증후군 “맞습니다”
입력 2008/01/31 17:05
새집만 아토피 등의 피부질환을 유발하는 것이 아니다. 새가구, 새차, 새옷도 아토피를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새것에서 나오는 여러 화학물질이 피부를 자극해 피부질환을 일으키는 것이다. 앞으로는 새집증후군이 아니라 새것증후군이라는 용어가 더 자주 사용될 듯하다.
새 가구에는 새집증후군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인 포름알데히드 성분이 많이 검출되는데 이것이 피부질환을 일으킨다. 실제로 2006년 한국소비자보호원이 새 가구를 구입한 경험이 있는 소비자 304명을 대상으로 새 가구의 유해물질과 관련해 조사한 결과, 조사대상 중 14.8%가 피부질환을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 차에서 나는 특유의 냄새도 두통이나 피부 눈을 따끔거리게 한다. 자동차 내장재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합성자재와 페인트, 접착제, 자동차 매트나 에어컨·히터에 존재하는 각종 유해 세균 및 곰팡이, 접착제와 방수제에 함유된 휘발성유기화합물이 새차증후군을 유발하는 주 요인이다. 세균 및 곰팡이는 각종 호흡기 질환, 비염, 천식, 아토피성 피부염, 알레르기 등을 유발한다. 특히 히터 작동에 의해 유해 물질의 순환이 더욱 활발해지기도 하는데 이런 물질로부터 나오는 각종 유해화학물질이 실내를 떠다니다가 피부염은 물론 두통까지 일으킨다.
평소 아무런 의심없이 입었던 새 옷도 가공과정상 잔류돼 있는 유해화학물질 찌꺼기가 예상치 못한 피부질환을 일으킬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실제로 최근 소비자시민모임이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면바지를 대상(중국 원산지)으로 조사한 결과 기준치를 훨씬 초과하는 포름알데히드가 검출돼 논란이 되기도 했다. 포름알데히드가 피부에 직접 접촉되면 피부가 강한 자극을 받아 가려움증이나 피부염 등이 유발된다.
청바지의 탈색과정에서 쓰이는 ‘차아염소산소다’성분을 피부에 접하면 화상이나 수포·가려움증을 유발하고 눈에 닿을 경우 심하면 눈을 손상시킨다.
새것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가정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환기다. 새 집이나 새 가구의 경우 이사하기 전에 난방 후 환기를 시켜 휘발성 유해물질을 배출하는 일을 철저히 해야 한다. 입주 전 2-3일간 30-40도 온도로 5-6시간 동안 열을 높인 상태에서 창문은 활짝 열어놓아야 하고, 수시로 환기해야 한다. 음이온을 배출해주는 산세베리아 같은 화분을 들여놓는 것도 좋다.
대한피부과의사회에 따르면 새것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새 차의 경우 제작일로부터 3개월이 경과되지 않은 차량은 시승 전 충분한 환기를 해주어야 하고, 차량온도가 올라갈 경우 유해화학물질의 방출량이 평소보다 훨씬 높으므로 기온이 높아지기 시작하는 봄부터는 환기에 신경을 써야 하며, 새 옷으로 인한 피부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새 옷을 입기 전에는 반드시 한 두 번 세탁을 해서 의류의 염색과 가공과정에서 쓰인 유해화학성분의 찌꺼기를 제거해야 한다.
/홍세정 헬스조선 기자 hsj@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