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밤 늦게 방송하는 ‘해피투게더3’의 도전 암기송 코너를 보면 아찔한 장면에 깜짝 놀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바로 출연자들끼리 의자 빼기 장난을 치는 것이다. 얼마 전 가수 문희준이 이런 장난에 엉덩방아를 심하게 찧을 뻔 했다. 필자는 너무나 위험한 장난에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다. 실제로 이런 장난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종종 있기 때문에다.

미모의 32세 미혼여성인 김모씨가 허리와 꼬리뼈의 통증으로 병원을 찾은 적이 있다. 환자는 통증이 너무 심해 보호자의 부축을 받고 왔는데 꼬리뼈 통증 때문에 제대로 앉지도 못했다. 환자의 직업은 과외 선생님이었다. 환자는 “수업을 위해 의자에 앉으려는 순간 학생이 장난으로 의자를 빼는 바람에 엉덩방아를 찧었다”며 “그 뒤 앉지 못할 정도로 고통이 심하다”고 말했다.

엑스레이를 찍어보니 요추 1번에 압박 골절이 있고, 꼬리뼈의 골절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술을 하지 않고는 치료가 힘들 정도여서 그 젊은 여성 환자는 어쩔 수 없이 요추를 고정하는 나사못 삽입술을 받게 되었고, 수술 후에도 3개월간 꼬리뼈가 아물 때까지 제대로 앉아있지도 못했다. 그리고 고정술을 시행했기 때문에 허리의 운동범위가 줄어들어 척추 장애 진단을 받았다.

이처럼 의자 빼기 장난은 한 사람의 인생을 좌우할 수 있을 정도로 매우 위험한 행동이다. 당하는 사람은 아무런 예상도 못한 상태에서 바닥에 털썩 주저앉게 되는데 이는 엉덩이와 척추에 매우 큰 충격을 준다. 넘어지는 사람의 몸무게와 넘어지는 가속도에 의한 충격이 고스란히 뼈에 전달되기 때문이다.

척추 뼈는 여러 개가 연결되어 마디마디를 이루고 있고, 하나의 척추 뼈 모양은 케이크처럼 생겼다. 이런 척추 뼈가 충격을 받으면 케이크의 위아래가 힘을 받아 부스러지는 것처럼 뼈가 으깨진다. 이를 압박골절이라 하는데, 의자빼기 장난 외에도 스키를 타면서 넘어지거나 빙판길에 넘어지는 등 낙상을 당하는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척추 압박골절은 주로 흉요추부에 잘 생긴다. S자 모양의 척추에서 등쪽으로 볼록한 부분을 흉추, 배쪽으로 볼록한 부분을 요추라고 하는데 곡선의 방향이 변경되는 부위라 충격을 많이 받기 때문에 압박골절이 생기기 쉽다.

특히 연세가 많은 어르신들은 뼈가 약해 압박골절이 더 쉽게 발생하고, 여러 마디가 한 번에 골절되는 경우도 많아 위험하다. 넘어지지 않으려고 성급히 손을 짚다가 척추 외에 손목 등에 골절이 올 수도 있다.

의자 빼기 장난을 많이 하는 어린이나 청소년들 역시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아직 성장이 끝나지 않은 시기에 뼈를 다치면 성장판이 일찍 닫힐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다친 부분의 뼈 성장이 늦어져 신체적인 불균형이 생기고 기형이 될 수도 있다.

압박골절이 오면 허리와 옆구리 부위에 심한 통증을 얻게 되고, 골절이 심하게 되면 뼈 조각이 방출되면서 부러진 뼈가 주위 신경을 손상시켜 하지에도 통증이 생기며, 심하면 하지 마비나 대소변 장애가 오기도 한다. 또 골절을 제때 치료를 하지 않으면 골절 부위가 저절로 아물었다 하더라도 허리가 굽어 평생 요통에 시달리게 된다.

그러므로 압박골절이 의심된다면 즉시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은 후 적절한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수술이 필요한 응급상태를 제외하고는 골절 정도와 신경손상 정도에 따라 약물치료, 물리치료, 보조기 착용 등과 같은 보존 치료를 먼저 시행한 후, 증상 개선 여부에 따라 수술 여부를 결정한다. 수술은 나사못 삽입술 등이 시행되지만 고령이면서 골다공증이 있는 환자에게는 척추를 국소 마취한 후 골절된 부위에 뼈 시멘트를 주입하는 척추체성형술을 주로 시행한다.

의자 빼기 장난은 놀이라기보다는 폭행에 가깝다. 순간적인 무방비로 크건 작건 다칠 수 있기 때문이다. 장난을 치기 이전에 상대방에게 생길 수 있는 고통을 생각하고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문병진 연세SK병원 신경외과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