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과
강제로 키 키우려다 부작용 키워
입력 2007/09/11 17:20
두통·우울증상·정서불안…
초경 늦추는 주사, 불임 될 수도
키 열풍에 변질된 치료법들
●루프린 주사
초경을 늦추는 효과가 있는 ‘루프린 주사’는 원래 자궁내막증 등 호르몬 때문에 생기는 병을 치료하는 약이다. 산부인과에서는 자궁근종, 폐경 전 유방암, 과다월경, 하복통, 요통, 빈혈 등의 증상에 6개월 정도 사용한다.
또 몸을 일시적인 폐경 상태로 만들므로 첫 생리가 7세 이전에 너무 일찍 오는 조기 성숙증 아이에게도 쓴다. 이들 환자는 보통 한 달에 한번씩 2년 동안 주사를 맞아야 하며, 1회 주사 비용이 20만원 정도다.
주사를 맞은 후 두통, 구토, 부종, 혈뇨, 피부건조, 우울증상, 정서불안 등의 부작용도 올 수 있다. 이 주사제를 저성장 어린이의 초경을 늦추는 용도로 쓸 경우엔 골밀도가 떨어지거나 커서 불임이 될 가능성도 있다.
●성장호르몬 주사
성장 호르몬 주사는 성장호르몬 결핍환자, 왜소증, 만성 신부전, 터너증후군(여성 성이 나타나지 않는 질환) 등 병적 원인 때문에 키가 작은 경우에 효과가 있다. 또 뇌하수체 종양이나 수술, 방사선 치료 등으로 인해 성장호르몬이 줄어든 경우에도 쓰인다.
성장호르몬은 부족한 아이의 근육을 늘려주고, 지방조직은 감소시키며 활력을 주는 성분이 들어있다. 질병으로 인해 성장장애를 보이는 환자의 호르몬 부족량을 채워주는 것이 목적이므로 성장이 거의 끝났다고 판단될 때까지 시술해야 한다.
온몸이 붓거나 과민반응에 의한 두드러기, 가려움, 두통, 복통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성장호르몬 결핍증 등 병이 있는 경우엔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키 크는 목적으로 쓸 때는 보험 혜택을 못 받아 1년에 약 800만~1000만원이 든다.
●사지 연장술(일리자로프 수술)
사지 연장술은 금속 핀이나 나사를 뼈에 박은 후 뼈를 절단해 나사를 돌리면서 하루에 1㎜ 정도씩 뼈를 늘이는 수술이다. 뼈를 늘이면 그 부위에 새로운 뼈 조직이 자라나고 신경이나 혈관, 근육도 함께 만들어진다. 이 수술은 만성 골수염이나 양측 팔·다리 길이가 차이 날 때, 왜소증, 팔·다리가 심하게 휘어진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선천성 질환이 아닌 가족성 저신장인 경우엔 보험 혜택을 받지 못해 수술비가 1500만~2000만원이 든다. 단순히 키를 키우기 위한 사지 연장술은 의학적으로 권장하지 않는다.
/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lk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