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과질환
여성 속옷, 자세히 살펴보면..닥터!
입력 2006/11/22 16:07
많은 사람들의 개성이 다양해지면서 패션 또한 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의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겉으로 드러나는 겉옷뿐만 아니라 속옷 역시 자신의 멋을 표출하는 하나의 도구로 자리 잡아 이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도 높다.
특히, 노출을 꺼려하기만 했던 여성들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여성들에게 있어서 올해는 미니스커트와 함께 레깅스 패션과 스키니 진 패션이 대 유행이라고 한다. 여성들의 몸매를 그대로 살려줘서 라인을 돋보이게 하는 패션이 주류라고 볼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속옷 또한 라인을 살려주면서 겉으로 표가 나지 않게 모두 몸에 꼭 끼는 스타일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비록 이러한 속옷들이 여성의 아름다운 몸매를 잘 표출해 줄 수 있는 장점이 있기는 하지만 여성 건강에는 꼭 바람직하다고 볼 수 없다.
한편으로는 속옷에 나타나는 분비물의 양상과 냄새 등을 통해 자신의 건강을 체크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꼭 끼는 속옷은 땀과 분비물 흡수, 통풍 등이 원활하지 못해 땀띠나 피부질환을 일으킬 뿐 아니라 허벅지와 회음부에 땀이 차면서 습해져 질염을 유발할 수 있으며 속옷에 보통 때와는 다른 양상의 색깔과 냄새로 유병 가능성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대표적인 질염으로 트리코모나스 질염, 칸디다 질염, 세균성 질염 등을 들 수 있다. 트리코모나스의 경우는 악취가 나며 녹색, 푸른색의 대하가 물처럼 많이 나오고 주로 따끔거리는 증상을 호소하게 된다. 칸디다는 심하게 가렵고 우유 찌꺼기 같은 흰색 냉이 뻑뻑하게 많이 나오게 된다. 세균성의 경우는 생선 비린내가 나며 회색빛 대하가 나오고 가렵거나 따가운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간혹 갈색, 적색의 대하가 생리와 상관없이 생길 수 있고 또 양이 많아질 수도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종양성을 의심할 수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대하와 외음부의 소양증은 한의학에서 음호병(陰戶病)이라 구분하며 이는 현대의 외음부와 질강을 포함한 외성기의 여러 가지 감염균을 통한 염증성 질환에 해당한다. 원인은 단순히 세균감염에 의한 경우도 있지만 월경 후, 산후에 허약한 상태, 지나친 성생활로 인하여 인체에 저항력이 떨어진 경우에 부적합한 속옷 및 청결 부주의, 정서적 문제 등에 따라 외음부에 주로 습열(濕熱)이나 습담(濕痰) 등이 몰려 발생한 것으로 보며 색깔에 따라서 세부적으로 분류하여 백(白)대하, 적(赤)대하, 오색(五色)대하 등으로 변증(辨證)하여 치료하게 된다.
몸에 꼭 끼는 속옷을 입을 경우 복압이 증가하는데 생리 중에는 자궁 혈의 원활한 흐름을 방해하게 되며 특히, 월경 시에는 월경통을 유발할 수 있다. 월경통은 자궁 및 난소의 월경기전을 조절하는 충맥(衝脈)과 임맥(任脈)의 기혈 순환이 균형을 잃어서 일어난다고 설명하고 있다.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어혈(瘀血)도 충임맥의 기혈 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아 혈류 순환이 잘되지 않아서 발생하게 되는 대표적 예로 볼 수 있다. 생리혈에 평소 덩어리가 많거나 최근 들어 더욱 증가하여 속옷에 묻어나는 경우, 덩어리는 없지만 생리혈이 많이 어둡고 탁한 경우에는 어혈을 의심해볼 수 있다.
이처럼 속옷이 꼭 끼는 경우는 통풍이 잘 안되거나 땀 흡수가 제대로 안 되어 대하와 외음부 소양증을 유발할 수 있다. 또 복부의 혈류 순환에 장애를 일으켜 월경통을 유발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되도록 꽉 조이지 않으며 땀 및 분비물 흡수가 용이한 면제품의 속옷을 입는 것이 중요하며 평상시에도 속옷에 묻어나는 분비물을 통해 건강에 주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장준복 교수-경희의료원 한방부인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