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과식 직후 잠자리… 먹는 족족 살집으로 쑥쑥
임호준 |
입력 2004/07/06 17:24
“야식해도 안 찐다” 원숭이 실험 근거 없어
원숭이의 식습관을 관찰한 미국 오리건주 보건대학 연구팀은 지난해 말 야식과 체중 증가는 무관하다고 발표해 화제가 됐다.그러나 많은 비만 전문가들이 ▲원숭이 47마리의 관찰 결과를 일반화할 수 없으며 ▲낮과 밤 규칙적으로 행동하는 사람은 생활패턴이 불규칙한 원숭이와 기본적으로 다르며 ▲원숭이의 수면과 활동 시간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연구로서의 가치가 없다고 비판했다. 잠자기 전 음식을 먹으면 살이 찐다는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는 진리라는 게 대부분 비만학자들의 견해다.
야식을 먹으면 살이 찌는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낮에는 활동량이 많기 때문에 섭취한 칼로리 대부분이 소비되지만 잠을 잘 땐 인체의 에너지 소비가 크게 줄어들어 칼로리가 소모되지 못하고 지방으로 축적된다.
차병원 비만관리클리닉 박지현 교수는 “밤에 먹기 때문에 살이 찌는 게 아니라 먹고 나서 잠을 자므로 살이 찌는 것”이라며 “잠을 잘 땐 에너지 소비가 적은 데다 인체를 이완시키는 부교감신경과 수면 중 분비되는 호르몬의 작용으로 잉여 칼로리가 더 쉽게 지방으로 축적된다”고 말했다.
서울백병원 비만센터 강재헌 교수는 “밤참으로 먹는 음식은 대부분 피자, 치킨, 족발 같은 고열량의 정크 푸드”라며 “공복감 때문에 밤에는 음식을 더 많이 먹게 되므로 더더욱 살이 찌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야식을 한 다음 날 얼굴이 붓는 것은 야식을 통해 섭취한 다량의 염분 때문. 인체는 체내 염분 농도를 낮추기 위해 수분을 몸 밖으로 배출시키지 않고 몸속에 저장하므로 얼굴 등이 붓게 된다는 설명이다. 그 밖에 야식을 하고 소화가 되지 않은 상태로 잠자리에 들면 역류성 식도염이나 기능성 위장장애 등 소화기 질환이 생길 수 있다고 강재헌 교수는 설명했다.
/ 임호준 기자 hjlim@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