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7-06-20
즘 인기 있는 DSLR (Digital single-lens reflex camera) 방식의 카메라에는 렌즈가 몇 개 들어 있을까요?
이름을 보면 마치 렌즈가 한개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single-lens란 그런 뜻이 아닙니다. 한 개의 렌즈를 통해서 사물을 보면서 동시에 사진을 찍는다는 뜻입니다. 흔히 사용하는 카메라는 파인더를 통해보는 것과 실제로 찍히는 사진에 미묘한 차이가 있습니다.
가벼운 소형 디지털 카메라나 핸드폰 카메라도 좋아져서 무겁고 비싼 카메라가 없어질 것 같은데도 DSLR 카메라의 인기는 높아만 가고 있습니다. 그것은 사진을 많이 찍게 되면서 점점 소비자들의 수준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카메라의 가격과 사진의 품질을 높이는 것은 카메라의 어떤 부분 때문일까요? 물론 크기를 작게 하고, 가볍게 만든다던지, 손떨림 보정장치 등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가장 카메라의 생명은 렌즈입니다.
하나의 볼록렌즈가 들어있을 것이라는 우리의 상상과는 달리, DSLR 카메라에는 수많은 렌즈가 겹쳐져 들어가 있습니다. 단면을 볼까요?
사진출처: https://www.geog.ucsb.edu/~jeff/115a/lectures/camera_systems.html
이렇게 렌즈가 많이 들어가는 이유는 하나의 렌즈만으로는 왜곡되지 않은 선명한 영상을 얻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렌즈의 개수와, 품질에 따라서 사진이 얼마나 잘 찍히느냐가 결정됩니다.
렌즈에는 많은 종류가 있습니다. 여러 렌즈의 분류법 중에, 구면렌즈(spherical)와 비구면렌즈(aspherical)라는 것이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같은 곡률을 가진 구면렌즈와는 달리, 비구면렌즈는 주변부와 중심부의 곡률이 달라서 상의 왜곡이 덜합니다.
그림출처: 자체 제작
카메라 렌즈 속에 들어있는 렌즈 중 비구면렌즈가 한 두 개만 들어있으면 최고급렌즈로 수백만원을 호가하기도 합니다. 그만큼 비구면렌즈는 만들기 어렵고 고품질의 렌즈입니다.
우리 눈은 몇 개의 렌즈로 되어있을까요? 수정체만이 렌즈가 아닙니다. 눈 표면의 각막은 가장 기본적인 렌즈입니다. 이 각막을 오목렌즈로 깍아서 시력을 교정하는 것이 라식이나 라섹 수술입니다. 각막과 수정체 사이의 전방도 빛을 굴절시키는 렌즈의 역할을 합니다. 속이 텅 비어있는 카메라와 달리, 우리 눈 안은 유리체라는 물질로 가득차 있어서 또 한 번 빛을 굴절시킵니다. 놀랍게도 이 모든 렌즈 하나하나가 다 비구면렌즈입니다. 더군다나 나이가 들면 수정체의 굴절력이 변하게 되는데, 맞춘 것과 같이 각막, 전방깊이, 유리체 등이 정확하게 같이 변화합니다. 언제나 선명하게 볼 수 있는 완전 자동 시스템인 셈입니다. 물론 20대와 같이 완전한 시력은 조금 어렵지요.
만약, 수정체가 하얗게 변해버리는 백내장에 걸리면 어떻게 될까요? 간단하게 수정체를 제거하고 그 자리에 인공렌즈를 삽입하면 됩니다. 지금까지의 백내장용 인공렌즈는 구면렌즈가 대부분이었지만, 최근 양상이 바뀌고 있습니다. 고품질의 DSLR을 찾는 수요층이 많아진 것처럼, 나이가 들어서도 고품질의 시력을 원하게 된 것이지요. 평균 수명이 점점 늘어나는 요즘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최근 개발된 비구면 백내장 인공렌즈는 20대의 시력을 되찾게 해주는 의공학 발달의 쾌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3년전 왼쪽눈을 구면렌즈로 수술 받고, 최근 오른쪽 눈을 비구면렌즈로 수술을 받은 김모 할아버지는 오른쪽 눈이 너무 선명해서 왼쪽눈이 잘 안보이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불평을 할 정도입니다. 구면렌즈인 왼쪽눈도 1.0의 시력이 나오는데도 말이죠.
멀리와 가까이가 다 잘 보이는 다초점렌즈와 고품질 비구면렌즈, 백내장 안내삽입렌즈의 대결이 더욱 발전적이 되길 바랍니다. 제가 수술을 받게 될 수 십년 후에는 더욱 완벽한 백내장 렌즈가 개발되기를 기대합니다.
이안안과 대표원장이 전하는 눈질환에 관한 모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