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1-02-16
최근 한 건강 프로그램에서 반가운 얼굴을 만날 수 있었다. 맥가이버 하면 떠오르는 목소리의 주인공 성우 배한성씨가 출연한 것이다. 그간 우리가 보았던 외국 영화나 드라마의 유명한 캐릭터 목소리는 다 배한성이 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는 누구에게나 친근한 목소리의 소유자다.
그런데 반가운 그의 목소리와는 달리, 많이 수척해진 얼굴로 등장한 그의 모습에 필자는 물론 출연진들도 많이 놀란 표정이었다. ‘살도 많이 빠지고, 세월이 많이 흘렀구나’라고 느끼는 찰나, 배한성씨는 건강이 많이 안 좋았었다며 그간의 일들을 털어놓는다. 뇌졸중까지 앓으며 병마와의 기나긴 싸움을 벌여왔었다는데, 처음 시작은 백내장이었단다. 노화를 소홀히 방치했다가 큰 고생을 했던 셈이었다.
늙으면 찾아오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려니 하고 넘길 법한 노안이나 백내장 등의 노인성 눈질환이 자칫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는 위험한 질병임을 시청자들에게 강하게 알려준 배한성씨의 모습을 지켜보며, ‘더 많은 분들이 이런 사례들과 올바른 치료방법을 알았다면 제때 치료가 가능할텐데…’라는 생각도 문득 들었다.
역사적으로도 노안과 백내장을 방치했다 고생한 위인들도 꽤 있다. 대표적으로 세종대왕은 40대에 백내장, 당뇨병, 전립선염, 각기병, 고혈압 등 갖은 질병에 시달렸는데, 아이러니하게도 한글 창제라는 위대한 업적 뒤에는 47세 조기 은퇴라는 후과가 따랐다. 좋지 않은 건강 상태에서도 업무를 쉬지 않아 결국 47세의 나이에 은퇴를 하고 세자에게 섭정을 맡겨야 했던 것이다.
‘빛은 곧 색채’라는 인상주의 원칙을 끝까지 고수한 위대한 화가 모네도 빛과 반사가 만들어내는 자연의 변화를 오랫동안 관찰한 나머지 40대 중반 이후 백내장으로 고생을 하게 되는데, 세 번이나 수술을 받았지만 청시증과 황시증에 시달리다 결국 왼쪽 눈은 시력을 잃고 약하게 시력이 남은 오른쪽 눈만으로 그의 가장 위대한 걸작으로 평가받는 ‘수련’을 완성해야만 했다.
위 사례를 통해 강조하고 싶은 점은 노안이나 백내장을 자연스러운 노인성 질환이려니 하고 방치하면 절대 안 된다는 것이다.
백내장은 진단받은 후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적절한 수술 시기를 잡는 것이 가장 좋지만, 대부분의 환자는 백내장이 천천히 진행된다는 말에 잊고 지내기도 한다. 특히 백내장을 일부러 참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 경우 말기 백내장까지 진행되어 손을 쓸 수 없을 가능성도 있다.
말기 백내장 때는 혼탁해진 수정체가 팽창해 동공을 막고, 안압까지 상승해 시력장애뿐만 아니라 안통, 두통, 충혈까지 나타나며 이 상태가 방치되면 실명 질환인 녹내장까지 나타나 시신경에 심각한 손상을 처하게 된다.
시력은 한 번 나빠지면 원 상태로 되돌리기 쉽지 않다. 따라서 조금이라도 눈에 이상이 느껴지면 미루지 말고 즉시 안과 전문의를 찾아가는 것이 건강한 눈 관리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의 감각 70% 정도를 당담하는 시각, 나는 '눈'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BGN밝은눈안과 김정완 원장의 '아는 만큼 잘 보이는' 시력이야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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