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7-05-30


얼마전 외국의 유명한 여가수의 손 사진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60세가 넘어서도 30대의 미모와 젊음을 자랑하는 그 여가수의 손은 쪼글쪼글 늙어있었다. 연예인처럼 고치지 않아도, 나이가 바로 드러나는 부위가 우리의 ‘눈’이다. 뺨을 확대한 사진이나 손, 발의 사진으로는 나이를 맞추기 힘들지만, ‘눈’을 찍어 놓은 사진을 보면 노인의 눈인지 젊은이의 눈인지 누구라도 쉽게 알아볼 수 있다.

나이는 속일 수가 없어, 40대 중반, 늦어도 50대 초반이면 노안이 온다. 돋보기를 쓰게 되는 시기는 누구나 늙었다고 느끼는 60-70대가 아니라 마음이 청춘인 40-50대이기 때문에 더욱 마음에 충격을 주게 된다. 그러나 노안은 무서운 갖가지 노인성 안질환이 시작된다는 신호일 뿐이다.

피부 뿐 아니라 눈도 마르고 갈라진다.

거칠고 메말라지는 것은 손등 뿐이 아니다. 눈의 점막층은 나이가 들수록 건조해져서 눈물막이 빨리 갈라진다. 특히 여성의 경우 폐경이 되면 급격히 안구건조증이 악화된다. 남성의 경우도 나이에 따라 건조함이 심해진다. 요새는 컴퓨터의 사용, 콘택트렌즈 등으로 젊은 사람의 안구건조증이 증가하고 있지만, 사실 안구건조증은 노인성 질환이었다. 눈이 마르게 되면 거칠고 불편하게 느껴질 뿐 아니라, 시력도 저하된다. 평소 눈 표면의 눈물막이 얇은 렌즈의 역할을 하는데, 한 층의 렌즈를 잃어버린 셈이 되기 때문이다. 눈물이 눈을 보호해주지 못하기 때문에 결막염 등 각종 안질환도 잘 생긴다. 노인이 되면 눈꼽이 많이 끼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눈의 피부도 늘어진다.

목의 피부가 늘어지는 것처럼, 눈꺼풀도 늘어진다. 눈꺼풀은 늘어지게 되면 눈을 덮어 버리는데, 근육의 힘만으로는 원래대로 크게 뜰 수가 없게 된다. 눈을 크게 뜨려고 이마의 근육을 이용하게 되어 이마 주름도 심해진다. 또 아무리 애를 써도 동공이 보이도록 눈을 뜰 수 없는 심각한 경우는 시야가 좁아 앞이 보이지 않는다.

눈꺼풀 뿐 아니라 눈 속의 결막도 늘어진다. 결막은 눈의 흰자 부위와 눈꺼풀의 안쪽을 얇게 덮고 있는 투명한 막이다. 이 결막이 눈과 눈꺼풀 사이를 완전히 막아주고 있기 때문에, 콘택트렌즈를 착용한 채 잠이 들더라도 눈 뒤로 넘어가는 일은 없다.
그런데, 결막이 늘어지면 눈물의 흐름이 바뀌어 제대로 눈물길로 빠져나가지 못한다. 그래서 안구건조증으로 눈이 마름에도 불구하고 눈물이 줄줄 흐르기도 한다. 바람 부는 날은 더욱 증상이 심해진다. 손수건을 들고 다니는 노인들이 많은 것은 그것 때문이다.

겉으로 보이는 것 뿐 아니라 현미경 적으로는 더 큰 변화가 일어난다. 수정체를 붙들어주는 인대와 근육도 늘어나서 수정체가 힘없이 늘어져 매달려있게 된다. 너무 나이가 들어서 백내장 수술을 할 경우 위험한 이유가 이것이다. 또한 전반적으로 안구가 전체적으로 쪼그라들기 때문에 녹내장과 같은 각종 안질환이 많아지기도 한다.

눈비비지 마세요.

늘어지는 것은 시세포가 줄어든다든지, 황반이 변성되는 것만큼 치명적인 것은 아닐지도 모르지만, 노인을 우울하고 불편하게 한다. 밝고 힘찬 얼굴이고 싶은 것은 젊은이나 노인이나 똑같다. 나이가 들었다고 늘어지고 눈꼽끼고 쳐진 모습은 되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다행히 대부분의 노인성 안질환이 의료보험혜택을 받아 치료할 수 있어, 불편함을 참고 살 필요가 없어졌다. 하지만, 눈의 노화는 아직은 획기적으로 예방, 치료할 수는 없다. 피부도 젊어서부터 가꿔야하듯 눈도 좋은 시절부터 잘 보호해야한다. 가장 눈을 늘어지게 하는 습관이 눈을 비비는 것이다.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르듯, 매일 습관적으로 비비는 습관이 눈을 심하게 노화시킨다. 눈을 비비지 않는 것만으로도 10년 이상 젊은 눈을 유지할 수 있다. 눈을 비비는 습관이 있다면 고치도록 해야 한다. 또 주기적으로 눈 검사를 하여 조기에 이상을 발견하여 질병이 악화되는 것을 막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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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찬영의 눈이야기

[이안안과]
임찬영 대표원장

이안안과 대표원장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세브란스병원 각막&시력교정 분야 연구강사
동경 이치가와병원 각막센터 연수
Duke University Eye Center 연수
건국대학교 병원 안과 교수, 각막&시력교정 분야

이안안과 대표원장이 전하는 눈질환에 관한 모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