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02-19
27세의 젊은 여성 환자가 진료실을 찾았다. 3일 전, 운전 중 갑자기 끼어드는 차량 때문에 급정거를 하게 되어 목 부위에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그러던 중 금일 아침 출근길에 목과 어깨, 허리에 극심한 통증과 함께 몸을 움직일 수 없게 되어 휠체어 탄 채 병원에 오게 된 것이다.
환자의 병력을 보면 현재 연구원으로 하루 종일 사무실 의자에 앉아 컴퓨터를 하고 앉을 때 다리를 꼬는 습관이 있다고 했다. X-Ray 촬영하니 C자 형태인 목의 정상 곡선이 반대로 뒤집혀진 C자 형태로 척추 후만증이 관찰됐으며 허리에서는 약간의 척추 측만증 증세가 보였다.
환자에게 X-Ray 필름을 보여주며 “C자 형태의 정상적인 목의 곡선이 수직의 일자목(거북목)을 지나 반대 C자 형태로 변하는 척추 후만증이 될 경우, 목 통증뿐만 아니라 어깨, 등까지 이어지는 근육들이 뭉치며 쉽게 피로감을 느끼게 되고 목뒤에서 머리로 타고 올라오는 두통도 생길 수 있습니다. 또한 오랫동안 다리를 꼬고 앉는 자세를 취하면 천장관절이 벌어지고 인대가 늘어나면서 불균형을 초래해 골반이 틀어지는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라고 설명하자 환자는 평상시 똑바로 앉아 있기가 힘들 뿐 아니라 한 자세로 오래 있는 것이 힘들어 자주 자세를 바꾸게 된다며 지긋지긋한 통증으로 인한 일상생활의 고충을 토로했다.
인간은 다른 짐승과 달리 두 발로 걷는 직립보행을 하기 때문에, 척추와 이를 둘러싼 근육, 인대가 온 몸을 지탱해야만 한다. 하지만 독서나 컴퓨터,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해 고개를 오랫동안 숙이는 자세, 오랜 시간 앉아 있는 자세 등은 척추와 이를 둘러싼 근육과 인대에 부담을 주고, 이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디스크와 관절에까지 영향을 미쳐 허리 통증과 디스크 질환을 유발하게 된다. 결국, 앉아있거나 고개를 숙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척추가 받는 고통과 질환을 얻을 가능성은 커져만 가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서는 일하는 중간 2시간마다 규칙적으로 스트레칭 하는 것이 좋다. 본원에도 의료진 외에 사무직으로 종사하는 직원들이 있는데 그들에게는 2시간에 한 번씩 스트레칭 밴드나 타월을 이용해 목과 어깨, 허리를 늘려주는 스트레칭과, 아침에 일어난 직후와 자기 전, 국민 체조나 새천년 체조를 꼭 하라고 권하고 있다.
이 환자에게는 약물치료와 물리치료, 스트레칭과 자세 교육, 운동 치료를 병행하여 실시했다. 꾸준한 치료 결과 시술이나 수술 없이 환자의 통증을 없앨 수 있었으며, 치료 후 X-Ray 영상을 통해 반대 C자 곡선이었던 척추 후만증에서 일자목으로 돌아온 것을 볼 수 있었다. 또한 한 자세를 오래 유지할 수 있는 근력도 키워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내 몸의 태백산맥인 척추는 잘못된 자세를 오랫동안 취함으로써 다양한 척추 질환은 물론 근골격계 질환을 겪을 수 있다. 또한 갑작스런 교통사고를 겪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 경우, 계단에서 구르게 될 경우에도 심각한 위협을 받을 수 있다. 때문에 평상 시 습관을 체크하고 바른 자세를 통해 건강한 척추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건강한 척추를 위한 올바른 자세는 똑바로 서서 옆에서 보았을 때 귀 중간 지점부터 어깨, 골반이 곧게 일직선으로 있는 자세를 말한다. 이때 가슴을 살짝 앞으로 내밀면 허리가 쏙 들어가게 되어 자연스러운 정자세에 가깝게 된다.
곧고 바른 자세는 모든 척추 질환의 예방법일 뿐 아니라 꾸준한 운동만큼이나 효과가 크다. 또한 몸의 기둥인 척추에 문제가 생기면 허리나 목뿐 아니라 두통과 소화불량, 다리저림 등 개연성이 없어 보이는 질병들까지 다양하게 불러일으키게 된다. 결국, 척추 질환을 생활 속에서 애초부터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다.
내 몸의 태백산맥인 척추가 무너지지 않도록 바른 자세를 통해 질환을 미리 예방하는 것은 어떨까?
/기고자 : 김영수병원 김도형 원장
척추‧관절‧통증의 건강지식을 독자의 눈높이에 맞춰 알기 쉽게 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