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2-11-13
눈에 백태가 끼고, 충혈이 심해 내원하는 환자들 대부분은 백내장이라고 지레 짐작하고 오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런 경우 ‘익상편’ 환자가 적지 않아 주의가 필요하다. 익상편(翼狀片)은 이름 그대로 날개(翼) 형상(狀)을 한 조각(狀)이 눈에 생기는 것이다. 익상편 환자들 중에선 안구가 심하게 충혈되고 눈이 지저분해 보이는 등 외관상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거나 심한 경우 외출을 꺼리고 대인기피 증세를 보이기도 한다.
익상편은 결막주름이나 섬유 혈관성 조직이 안구 전면을 날개모양으로 검은자위를 덮어서 자라나는 질환으로, 시야가 뿌옇게 흐려지고 하얀 막이 생겨 백내장과 많이 혼동된다. 주로 코 쪽 각막에 발생하는데 이유는 눈의 코 쪽 흰자위는 콧등에서 반사된 빛이 비추어지며 눈을 감을 때 가장 늦게 감기는 부위이므로 다른 부위에 비해 항상 자극을 받기 때문이다.
익상편이 생기는 이유는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 요인과 강한 자외선, 먼지, 건조한 공기 등 환경적 요인이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여성보다는 남성 환자들이 많은 편이며, 주로 고령층에서 많이 발생한다. 하지만 최근 야외활동이나 자외선 노출이 많은 30~40대 환자들이 병원을 많이 찾는 편이다.
문제는 익상편이 초기에는 아무 증상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자라면서 이물감이 느껴지고 따끔거린다. 나아가 눈이 뻑뻑해지고 안구건조증이 생긴다. 눈이 시리고 눈물이 자주 흐르기도 한다. 심한 경우 각막이 눌려 난시가 생기거나 동공을 가려 시력저하가 올 수도 있다. 드물게는 눈의 바깥쪽 움직임을 제한해 사시가 되기도 한다. 이 밖에도 다른 눈 질환과 유사한 증상이 많으므로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염증이 생겨 충혈이 심해진 경우 약물치료를 받으면 좋아진다. 하지만 시력에 영향을 받을 정도로 병증이 진행돼 각막이나 결막까지 침범한 경우 수술로 자란 부위를 제거해야 한다.
수술은 보통 부분 마취를 하고 각막과 결막을 덮고 있는 섬유혈관성 조직을 제거한다. 그러나 익상편은 수술 후에도 재발 확률 높기 때문에 꾸준한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 이렇게 재발확률이 높은 이유는 수술 후 결막세포가 아닌 섬유세포가 과도하게 재생되면서 살이 돋고, 충혈된 조직으로 고착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비교적 젊은 30~40대에서 재발률이 높다. 합병증으로 궤사성 공막염이라든지 사시 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전문가와 상의해서 수술시기를 잘 판단해야 한다. 또 익상편은 수술후에 오히려 수술전보다 모양이나 이물감이 더 심할 수도 있기 때문에 수술할 때 신중해야 한다. 따라서 너무 심한 경우가 아니라면 꾸준히 경과를 관찰하면서 수술시기를 전문가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기고자 : 아이러브안과 박영순 원장
건강한 눈으로 환한 세상을 전하는 박영순 원장의 눈 사랑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