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1-05-11
술은 아주 유용한 친구이다. 먼가 괴로운 일이 있을 때나 힘든 일이 있을 때는 잊게 해주고 즐거운 일이 있을 때나 행복한 일이 있을 때는 함께 나눌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분위기에 맞는 적당한 술의 섭취는 심리적인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다. 술에 들어있는 성분은 알코올의 일종인 에탄올인데, 기본적으로 에탄올은 진정제 역할을 한다. 우리의 신경을 무디게 만드는 것이다. 술을 마시면 열이 나고 행동이 격해진다는 것을 봐온 사람들은 갸우뚱 할 수 있지만, 술에 취하면 눈꺼풀이 무거워지고 심하면 정신을 잃는 경우도 있다는 경험이 있다면 수긍할 것이다. 기분 좋은 잠자리를 위해 ‘나이트 캡(수면모자)’라는 귀여운 별명으로 취침 전 한 잔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어찌보면 술이 수면 활동에 도움을 주는 것 같지만 술을 분해하는 능력은 개인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오히려 선 잠을 자거나 기상 후에 숙취로 다음날 고생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음주습관이 굳어지면 술 없이는 잠을 이루지 못하는 바람직하지 않은 수면습관이 형성될 수도 있다. 우리는 술 자체의 성분의 효과라기 보다 음주를 했을 때 파생되는 효과, 즉 심리적인 안정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
수면장애의 최고의 적 스트레스
직장인들 중에는 술을 마시지 않으면 쉽게 잠에 들기 어려운 사람들이 종종 있다. 평소에 직장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일수록 이 증상은 더 심하다. 음주가 이런 스트레스나 불안감을 일시적으로 잠재우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쉽사리 끊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나 음주로 인해 다음날 하루가 힘들어지는 필연적인 결과가 발생하기 때문에 이를 끊으려고 노력하는 경우도 적지 않을 것이다.
잠을 자려고 노력할 수록 잠들기 어려웠던 적이 있을 것이다. 우리 몸은 수면에 집중하려고 신경을 써버리면 체온이 올라간다. 체온이 올라가면 자연스레 잠을 자게 만드는 멜라토닌의 분비가 억제된다. 멜라토닌은 수면에 도움을 주는 물질로서 억제 될수록 정신이 또렷해지게 되고 결국 잠이 달아나게 된다. 음주를 하지 않고 잠에 들려고 해도 정신이 맑아지면 자연스럽게 불안감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고 이는 멜라토닌 분비를 방해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일정한 수면 습관을 급작스럽게 변화시키는 바람에 불면증이라는 부작용으로 이어진 것이다.
일반적으로 불면증은 수면의 질과 연관이 되는데 잠자는 모습으로 가늠해볼 수는 있다. 수면 중에 호흡의 양상이나 수면하는 동안의 자세가 그 요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위와 같은 경우에는 심리적인 문제가 더욱 큰 요인이 된 것이다. 스트레스 및 불안감이 수면에 중요한 멜라토닌 분비에 악영향을 끼치고 수면장애로 연결 되었다.
건전하게 스트레스를 해소해야 잠이 온다
스트레스는 인체에 자극으로 인해 긴장이 되는 상태를 가리키는 말이다. 정말 좋지 않은 일이 발생하거나 너무 좋은 일이 있거나 기대하여 흥분하는 것 역시 스트레스라고 할 수 있다. 스트레스의 생리적인 영향은 맥박과 혈압에 변화를 초래 하고 더 많은 양의 산소를 확보하기 위해 호흡이 빨라진다. 또한 우리의 모든 감각기관이 예민해지면서 다양한 감정들을 동반하게 된다. 그러나 이런 스트레스가 해악을 미치는 경우는 보통 자기 내부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다양한 자극이 스트레스의 시작점일 수는 있지만, 그것을 자신의 내면에서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그것이 스트레스가 우리에게 해가 될 수도, 득이 될 수도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즉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스트레스가 적절한 동기 유발 내지는 삶에 활력이 될 수 있다. 물론 사람들마다 성격이 다르고 저마다 기질이 있기 때문에 개인차는 있겠지만, 이를 술로 해결하는 건 건전하다고 할 수 없다. 건전한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서는 명상과 적절한 운동을 통해 해소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취침하기 2시간 전까지 ‘불편한 스트레스’를 받는 환경을 제거할 수 있을 때, 멜라토닌 분비 조절에 도움을 주면서 숙면을 취할 수 있을 것이다.
서울수면센터 한진규 원장
한진규원장의 올바른 '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