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1-04-01
4월 초에 태어난 필자는 생일이면 어머니께서 쑥설기를 해 주셨다. 흰쌀을 곱게 빻아서 소금 약간과 쑥을 섞어서 쪄내는 떡이다. 따끈한 쑥설기를 한입 베어 물면, 입안에 쌉싸름하고 향긋한 냄새가 꽉 들어차는 듯 했다. 바쁘게 일하는 전문직 여성이고, 두아이의 엄마인 나는 내 자신의 생일을 기억할만큼 여유롭지 못했지만, 어머니가 쑥을 다듬거나, 아침에 쑥설기를 싸 주시면, 그날이 내 생일인 것을 깨닫곤 했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몇년 전부터는 어머니의 건강이 허락하지 않아서 쑥떡을 하실 수없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난 후에 그 쌉싸름한 쑥떡의 맛이 그리워져서, 내가 한번 흉내를 냈었다. 맛은 비슷했지만 남편이나 아이들은 별 맛을 모르는 것 같아서, 어머니와 함께 쑥내음을 감탄하면서 먹더 그 쑥떡의 맛은 찾을 수 없었다. 흰쌀가루에 쑥을 섞어서 시루에 찌면 쑥설기라고 하고, 그냥 베보자기에 넣고 찜통이나 밥 위에 찌면 쑥버무리라고 한다.
봄의 전령인 쑥은 단군신화에도 등장할만큼 역사가 깊은 식물이다. 한방에서는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고, 위장병과 부인병을 치료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쑥은 단백질, 철분, 비타민 A, 비타민 C 함량이 매우 높고 항균기능이 있으며, 면역 기능도 개선하는 효과가 알려져 있다. 최근 국내 연구진들은 쑥의 효능에 대해서 활발하게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쑥 추출문은 동맥경화의 발생을 억제하고, 혈당을 조절하며, 면역기능을 개선하는 등 다양한 효능이 확인되었다. 이런 쑥의 효능을 이용해서 여성이 사용하는 한방생리대는 생리혈 특유의 불쾌한 냄새를 없애도 과민반응도 줄이는 효과가 있다.
곰도 아름다운 여성으로 변신시킬만큼 환상적이고, 강력한 쑥의 효능이 현대적인 연구에서 단백질, 철분, 비타민 등 딱딱한 전문 용어로 되살아나고, 현대의 성인병인 동맥경화와 당뇨병을 막고, 면역기능도 개선시키는 등 현대의학으로도 확인된다고 하니,이 봄이 가기 전에 쑥을 먹어야 겠다.
쑥떡, 쑥국, 쑥차 등 다양한 방법으로 쑥을 먹어 봐야겠다.
박민선원장과 함께 알아보는 활성산소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