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12-26

현대 사회에서 당뇨병은 더 이상 특정 연령층만의 질환이 아니다. 식습관의 서구화와 운동 부족 등으로 인해 20~30대 젊은 층에서도 당뇨 환자가 급증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당뇨 합병증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당뇨병은 고혈당 상태가 지속되면서 전신의 미세 혈관에 손상을 입히는 만성 질환이며, 그 합병증은 신장, 신경, 심혈관계를 비롯해 시력을 담당하는 눈까지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친다. 특히 눈에 발생하는 대표적인 합병증인 당뇨망막병증은 단순한 시력 저하를 넘어 영구적인 실명까지 초래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당뇨망막병증은 고혈당이 망막의 미세 혈관을 손상시키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망막은 눈으로 들어온 빛을 전기 신호로 바꾸어 뇌에 전달하는 중요한 신경 조직으로, 이곳의 혈관이 손상되면 출혈, 부종 등이 발생하고 결국 시력 기능을 저하시킨다. 문제는 이 질환이 초기에는 특별한 자각 증상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환자는 병이 상당히 진행되어 망막 손상이 심각해진 후에야 시야가 흐려지거나 왜곡되는 등의 증상을 느껴 병원을 찾게 된다.

하지만 이미 망막이 손상되기 시작했다면 그 진행 속도가 빨라 급격한 시력 손실로 이어질 수 있으며, 한 번 손상된 망막 조직은 회복이 어렵다는 점에서 조기 발견과 치료가 생명이다. 당뇨 진단을 받은 환자라면 눈에 특별한 이상을 느끼지 못하더라도 반드시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해 눈 상태를 확인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당뇨를 오래 앓을수록 발병 위험은 비례적으로 높아지기 때문에, 혈당 관리에 힘쓰는 동시에 눈 건강에 대한 관심이 필수적이다.

당뇨망막병증은 크게 비증식성과 증식성 두 가지 형태로 나뉜다. 비증식성 당뇨망막병증은 망막의 미세 혈관이 손상되어 출혈이나 부종이 생길 수 있지만, 초기 단계에서는 시력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단계에서도 안심해서는 안 된다. 언제든지 더 심각한 형태인 증식성 당뇨망막병증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증식성 당뇨망막병증은 망막에 산소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비정상적인 신생 혈관이 형성되는 상태를 말한다. 이 신생 혈관은 매우 약해 쉽게 터지면서 망막 내 출혈을 일으키거나 섬유 조직을 증식시켜 망막을 잡아당기는 견인성 망막 박리를 유발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시력은 급격하게 저하되며 치료가 지연될 경우 실명에 이를 수 있는 심각한 상황을 초래한다. 따라서 시력 저하의 정도와 관계없이 망막의 상태와 병의 진행 정도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뇨망막병증의 치료는 손상된 망막을 재생시키기보다는, 더 이상의 손상을 억제하고 현재의 시력을 보존하는 데 중점을 둔다. 치료 방법으로는 안구 내 주사를 통해 시력 저하의 주범인 당뇨성 황반부종을 완화하는 방법, 광응고 레이저 치료를 통해 신생 혈관의 생성을 억제하는 방법, 유리체 출혈이 심하거나 망막 박리가 발생했을 때 이를 제거하고 망막을 복구하는 유리체절제술 등이 활용된다.

이러한 치료를 통해 병의 진행을 늦추고 시력을 유지할 수 있지만, 가장 근본적이고 중요한 치료는 혈당 관리다. 당뇨망막병증은 결국 당뇨병이라는 전신 질환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첨단 치료를 받아도 혈당 조절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병은 계속 재발하거나 악화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당뇨병 환자는 눈 건강을 지키기 위해 일상생활에서 꾸준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건강한 식습관과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혈당을 급격히 올리는 행위를 피하는 것이 핵심이다. 흡연은 혈관 건강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치므로 반드시 피해야 한다. 당뇨 진단 후 눈에 이상이 없다고 방심하지 말고,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해 망막 상태를 면밀히 관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만약 병변이 발견되었다면 의료진과 협력하여 혈당 조절과 병변 치료를 병행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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