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8-06-30
얼굴에 왠 껌딱지니?
한 유치원생이 엄마손을 잡고 풀이 죽은 얼굴로 피부과를 찾았다. 인물도 잘생긴 편이나, 한참 장난기 많고 말많을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조신하고, 자신감이 없는 모습이었다. 이유인 즉, 유치원 친구들이 ‘넌 왜 얼굴에 껌을 붙이고 다니니?’라고 놀리기도 하고 신기해 하는 것이다. 이런 놀림에 의기 소침, 선천성 점( 혹은 모반)을 치료하러 병원을 찾게 되었다.
요즈음은 부모가 먼저 챙기기 전에 애들 스스로 이런 모습을 못 참아 수술을 원한다. 이런 경우는 수술하기도 수월하다. 왜냐하면 애들이 동기부여가 잘 되어 있어 상당히 협조적인 경우가 많다. 수술할 때 막연한 무서움으로 울긴 하지만...
올해 초 서울대 피부과교실에서는 이런 단순한 점에서 악성 흑색종이 발생된 사례를 모아 학회지에 발표하였다. 악성 흑색종은 일단 발생하면 치명적인 암이므로 예방이 최선이다.
이미 거대 선천성 모반에서 악성 흑색종 발병율이 정상에 비해 훨씬 높은 것은 오래 전부터 알려져 있었지만, 좀 작은 점에서도 악성으로 변하는 사례들은 우리에게 경각심을 주기에 충분하다. 선천성 점의 치료방법은 크기에 따라 다양하게 결정된다. 아주 작은 것부터 거의 온 전신을 덮는 크기까지. 얼마전 TV에 원숭이처럼 온 몸에 털이 난 아이가 소개된 적이 있었는데, 거대 모반은 털이 수북해 마치 원숭이 아기처럼 보인다.
선천성 점은 아예 다 떼버리는 것이 상수지만, 크기가 크면 다 떼기가 힘들어 레이저로 점 상층부를 깍아내고 자신의 피부를 배양해 덮어준다. 만일 점을 전층 다떼내고 피부이식을 하면 흉터도 상당히 남을 뿐 아니라 피부이식 부위를 포함, 2배 크기로 피부 손상이 남기 때문에 권하지 말아야 한다. 다행히 외국유명논문에 의하면 암 유발 세포들이 점의 상층부에 몰려 있다는 연구가 있어 상층부만 제거해도 암 발생 요인을 상당히 줄인다고 본다. 중간크기 것도 꽤 많은 데, 이런 경우는 떼는 수술과 레이저로 깍는 수술을 병행하면 수술 후 흉터도 없애버려 일석이조다.
선천성 점은 보기도 사나운데, 암발생도 된다고 하니 그리 만만히 볼 것도 아닌 것 같다.
세련피부과 / 황규광 원장
세련피부과 황규광원장이 전하는 피부성형 컬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