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8-04-21

 

                       모창 가수의 목소리, 실제 가수와 똑같을까?

몇 해 전부터 이미테이션 연예인, 일명 '짝퉁' 연예인들이 진짜보다 더 유명해지는 경우가 많아졌다.

대표적인 인물이 개그맨 배칠수씨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 가수 배철수, 아나운서 손석희 등의 성대모사로 유명해졌다. 배씨는 현재 '배칠수의 음악텐트' DJ 등 여러 오락프로그램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너훈아', '임희자', '조형필' 등 이미테이션 가수들은 콘서트를 열고 전국순회공연을 가질 정도다.

이미테이션 연예인들은 단순히 모창, 성대모사에 그치지 않고 외모와 몸짓까지 진짜와 거의 흡사한 모습을 보인다. 이들은 진짜 가수를 닮기 위해 노래를 수없이 반복해서 듣고 따라 부르며 특징과 음색을 찾아내 반복 연습한다. 실제로 조형필은 ‘돌아와요 부산항에’를 1000번 이상 연습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이들의 목소리는 진짜 가수와 똑같을까? 사람의 목소리는 개개인의 지문과 마찬가지로 고유의 소리와 음색을 갖고 있다. 이미테이션 연예인이 진짜와 비슷한 음색을 만들 수는 있으나 완전히 똑같을 수는 없는 것이다.

서로 다른 사람이 똑같은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경우는 일란성 쌍둥이가 유일하다. 이들은 동일한 유전자로 같은 모양의 발성기관을 가지며 음성분석을 통한 목소리 분석에서도 동일한 형태를 갖는다.

이미테이션 가수가 진짜의 노래와 거의 비슷하게 부를 수 있는 것은 곡예사처럼 성대의 근육과 움직임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테이션 가수들은 발성기관의 근육을 잘 조절하여 흉내내려는 상대방과 비슷한 성대와 후두모양, 인두모양을 만들어 낸다.

그러나 성대구조와 목소리 톤의 차이가 크다면 아무리 노력을 해도 성대모사나 모창이 불가능하다. 이미테이션을 위해서는 발성기관의 구조가 어느 정도 비슷해야 하기 때문이다. 배칠수씨가 가수 김종국의 모창을 하기 어려운 것과 같은 이치다.

성대모사, 모창의 시작은 듣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흉내내기 위해서는 무수히 많이 듣고, 발성패턴과 습관을 머리 속에 완벽하게 저장해 놓아야 한다.

이것은 현대사회를 사는 우리들의 일상에서도 흔히 적용될 수 있는 부분이다. 남의 말을 경청할 줄 알아야 나의 올바른 목소리도 전달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예송이비인후과 음성센터 / 김형태 원장

 


* 본 기사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목소리 컬럼

[예송이비인후과]
김형태 원장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이비인후과 전문의 / 의학박사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이비인후과학교실 부교수
현 예송이비인후과 원장

외모보다 더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목소리의 모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