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7-08-17

 

태양이 이글거리는 8월 한 여름에는 드넓은 백사장, 시원한 파도소리도 생각나지만, 피서지로는 시원한 계곡이 최고다. 올해는 국지성 호우로 인한 급류에 사고가 많이 발생하여 계곡을 찾을 엄두가 나지 않지만, 계곡의 물소리 바람소리가 그리운 계절이다.


싱그러운 녹음과 시리도록 차가운 물줄기, 콸콸거리는 소리와 신선한 공기 흐름으로 계곡은  입구에서부터 방문객을 시원하게 반겨준다. 반질거리는 돌 위에 앉아 다리를 걷고, 물에 발을 풍덩 담그면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물줄기가 지나가는 수많은 돌들은 누가 닦아주지도 않는데도 반들반들하다. 흐르는 물속의 돌에는 이끼가 끼지 않는다. 일급수가 아니라하더라도, 계곡의 돌들은 모두 깨끗하다. 물때가 낄 시간이 없는 것이다.


눈 속에도 불순물이 끼지 않도록 물이 흐르고 있다. 특히 수정체와 각막, 홍채 사이에는 ‘방수(aqueous humor)'라는 액체가 끝없이 흐르고 있다. 이 방수의 흐름으로 인해, 홍채에서 떨어져 나오는 색소, 죽은 세포의 잔재 등의 찌거기가 청소되어 각막 후면과 수정체가 깨끗하게 유지된다.

뿐만 아니라, 백내장 수술 후에 넣는 인공 수정체도 이 방수의 흐름 덕분에 평생 깨끗하게 유지된다.


요새, 라식이나 라섹 수술을 할 수 없는 초고도 근시에서 안내렌즈 삽입술이 각광을 받고 있다. 라식이나 라섹 수술은 각막을 깍아서 오목렌즈 형태로 만들어 주는 수술이기 때문에, 너무 많은 도수를 깍아내면 각막이 얇아져서 위험하다. 사실 일반적인 근시 보다 초고도 근시의 경우 안경을 쓰는 것이 훨씬 불편하다. 안경 자체가 매우 뚜꺼워서 여러 차례 압축을 해도 무겁고, 눈도 아주 작아 보인다. 그러므로 시력교정수술을 받고 싶어서 검사를 했는데, 너무 눈이 나빠서 받을 수 없다고 할 때의 실망은 일반인보다 크다.


다행히, 안전한 안내 렌즈 삽입술인 알티산렌즈와 알티플렉스렌즈가 보급되어 이런 분들의 실망을 볼 필요가 없게 되었다. 시술방법이 어려워서 많은 병원에서 시술하고 있지는 않고, 고가라서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시술자체는 매우 안전하다.


이런 안내렌즈에 대해 설명하면, 평생 눈에 넣고 다니는데 꺼내서 닦지 않아도 깨끗하게 유지될지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 안내렌즈 또한 방수가 흘러 다니며 자동으로 청소를 해 주기 때문에 평생 닦을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이 모든 눈 속의 자동 청소가 끝없이 생성되고, 흡수되는 ‘방수’의 흐름 덕분이다. 방수 속에 어떤 특수한 성분이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고여 있는 물이 아니기 때문에 때가 끼지 않는 것이다.


사람도 부지런히 새로운 것을 배우고, 갈고 닦아 이끼가 끼지 않도록 살아야한다. 학생 때, 시험 때만 공부를 하고, 평생 새로운 것에는 담을 쌓고 사는 사람들이 많다. 의사마저 나이가 들면서 점점 공부를 하지 않아 최신 의료에서 멀어지는 경우가 있다. 광범위한 공부를 할 필요는 없지만, 자기 분야에 있어서만큼은 세계 최고가 되도록 항상 노력하는 자세가 아쉽다. 선진국을 방문하면, 공원의 문지기까지도 자기 분야에 있어서는 최고라는 것에서 놀라게 된다. 항상 원칙을 지켜 일을 하기 때문에 자부심이 대단하고, 재교육을 통해 일어날 수 있는 사소한 사고에도 대비하는 매뉴얼을 습득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선진국 대열에 끼려면 국민 한사람 한사람이 그런 자세로 살아야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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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찬영의 눈이야기

[이안안과]
임찬영 대표원장

이안안과 대표원장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세브란스병원 각막&시력교정 분야 연구강사
동경 이치가와병원 각막센터 연수
Duke University Eye Center 연수
건국대학교 병원 안과 교수, 각막&시력교정 분야

이안안과 대표원장이 전하는 눈질환에 관한 모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