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7-14
발에서 체중을 받치는 필수적인 구조인 아치가 무너져, 체중을 디딜 때마다 발과 발목에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인 평발은, 수술로 교정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러한 평발의 수술적 치료 원칙 첫 번째는 골격의 교정과 손상된 힘줄과 인대의 복원수술을 같이 해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환자의 평발의 형태에 따라서 맞춤식으로 해야 한다는 것. 이전 글에서는 첫 번째 원칙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고, 이번 글에서는 환자의 평발의 형태에 따라서 맞춤식으로 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하려고 한다.
필자가 성형외과 전문의 동기에게 “성형외과 진료를 할 때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했을 때, 동기는 얼굴의 다양성이라고 대답을 했다. 환자가 성형외과를 방문하여 코를 고치고 싶다고 이야기를 했다고 가정해 보자. 그러면 성형외과 의사가 그 환자의 코를 고치기 위해서는 그 환자의 코의 모양을 고려하는 것은 물론이고, 코 주변의 구조물인 눈, 광대 및 입의 형태를 같이 고려해서 코 수술을 계획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환자마다 코의 모양 및 코 주변의 눈, 광대 및 입의 형태가 다 다르고, 그 각각의 조합이 다양하니, 환자마다 새롭게 계획을 세우는 게 어렵다고 했다.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필자가 평발 수술을 어려워하는 이유와 동일하다는 생각이 바로 들었다.
평발은 발의 내측 아치구조가 무너지는 단순 변형만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발은 3차원적인 구조물이어서, 내측 아치가 무너지면 전족부인 발의 앞부분과, 후족부인 발의 뒤꿈치 부분이 외측으로 틀어지게 된다. 그래서, 우리가 평발에서 발의 모양을 교정하는 수술을 할 때에는 발의 내측아치, 전족부 및 후족부의 변형 정도를 평가하고 이에 맞춰서 수술의 방법 및 교정정도를 정한다. 또한 환자의 전체적인 다리 형태가 곧은 형태인지 아니면 휘어져 있는지도 확인한다. 그래서 만약 환자의 다리 형태가 과도하게 휘어져 있다면 이를 교정해서 발에 가해지는 압력이 균일하게 될 수 있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 같은 평발이라는 질환 이름에 속해있는 환자이지만, 환자의 발의 내측아치, 전족부 및 후족부의 변형 정도는 모두 제각각 다르고, 이에 조합되는 다리의 형태도 다양해서 수술 계획을 세우는 것이 쉽지 않다.
예를 들어보자. 환자 A는 발의 내측 아치가 무너지면서 후족부가 외측으로 틀어진 평발 변형이 뚜렷하면서 곧은 다리의 형태가 확인되었다. A 환자를 위해서 필자는 발의 무너진 내측 아치를 올려주기 위한 내측주 안정화 수술과 외측으로 틀어진 후족부를 교정하기 위해서 종골의 교정 절골수술을 계획할 것이다. 평발 환자 B는 내측 아치가 많이 무너지기 보다는 전족부와 후족부가 외측으로 과도하게 틀어져 있고, 다리의 형태도 엑스자 다리인 것이 확인되었다. B환자를 위해서는 필자는 외측으로 틀어진 전족부를 교정하는 외측주 연장수술, 외측으로 틀어진 후족부를 교정하는 종골 교정 절골수술 그리고 엑스자 다리를 교정하는 발목 상부 교정절골수술을 계획할 것이다. 이렇게 환자 A와 B는 동일한 평발 환자이지만 그 형태가 다르기 때문에 수술이 다르다. 만약 평발 변형의 형태가 비슷하다고 하더라도, 변형의 정도가 다르면, 동일한 수술을 하지만 그 교정의 정도를 달리해야 한다. 코를 높이는 수술을 한다고 하더라도, 어떤 환자는 2mm 높이고 어떤 환자는 4mm를 높여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이렇게 평발 환자의 변형의 형태는 다양하고 그 정도도 다양하다. 여기에 더해서 다리의 형태도 다양하기 때문에, 평발 환자를 볼 때마다 필자도 성형외과 동기와 마찬가지로 새롭게 계획을 세워야 하고 세울 때마다 정말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발과 발목을 전문으로 하는 정형외과 전문의로써 10년 넘게 수술을 하고 있는 발쟁이인 필자도 환자를 볼 때마다 고민해야 하는 것이 맞춤형 평발 수술이다. 하지만, 수술만 잘 된다면 환자가 이전의 통증 없이 잘 걷게 되기 때문에, 필자는 즐겁게 고민하고 신중하게 수술하고 있다. 이 글을 읽는 독자 중에서 비수술 치료로 호전이 없는 평발 환자가 있다면, 이러한 고민을 해줄 수 있는 발과 발목을 전문으로 하는 정형외과 의사를 찾아 적극적으로 수술치료를 받아 건강한 발걸음을 회복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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