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2-11-25
약리학 총론
“선생님, 저는 ‘타세놀’보다 ‘타이레놀’이 잘 맞아요!”
두 개가 같은 성분의 약인데 이렇게 얘기하는 환자들이 있다. 약물을 부르는 이름이 많아서 생기는 혼돈 때문이다. 하지만 화학명, 일반명(성분명), 상품명에 대해 알면 헷갈리지 않을 수 있다.
약물의 이름
약리학 공부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하나의 약물이 화학명(chemical name), 일반명(generic name), 상품명(brand, trade name) 등 여러 이름이 있다는 것이다. 현재 수만 가지 일반명, 상품명 약물들이 팔리고 있고 각각 작용기전과 부작용, 상호작용의 특성이 있다. 또한, 성별, 나이, 건강 상태, 유전적 특징 등 대상과 사용법에 따라 다양한 다른 반응이 나타날 수 있어 더욱 복잡해진다.
‘화학명‘은 국제순수-응용 화학 연합(international union of pure and applied chemistry; IUPAC)이 개발한 표준 명칭이다. 화학명을 알고 있으면 약물의 물리 화학적 구성 성분을 추측할 수 있어 약물의 특성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길고 복잡해 읽고 외우기 힘들다. 항생제 분류로 세팔로스포린(cephalosporine), 이뇨제인 티아지드(thiazide), 항불안제와 수면제로 사용되는 벤조디아제핀(benzodiazepine) 등 짧은 화학명도 있다.
’일반명‘은 성분명으로도 불린다. U.S. Adopted Name Council이 정하는 이름으로 FDA, WHO 등 많은 기관에서 약물을 표기할 때 주로 사용한다. 일반명은 화학명과 달리 복잡하지 않다. 하나의 약물은 하나의 일반명을 가지고 있어 주로 의료계에서 혼돈 없이 사용한다. 아스피린(aspirin), 아세트아미노펜(acetaminophen), 이부프로펜(ibuprofen) 등이 대표적인 일반명(성분명)이다.
’상품명‘은 제약회사가 약물을 상품화할 때 붙이는 이름으로 짧고 기억하기 쉽다. 하지만, 비슷한 성분의 수많은 제품이 존재하기 때문에 실제 모든 상품명을 하나하나 알고 외우기는 어렵다. 또한, 복합약물(combination drug)은 한 가지 이상의 주성분을 포함하고 있어 하나의 일반명과 하나의 상품명을 짝짓는 데 어려움이 있다. 이런 이유로 약물을 표시할 때는 보통 ‘일반명(성분명) 사용’이 더 유리하다. 참고로 일반명(성분명)은 알파벳 소문자로, 상품명은 앞글자를 알파벳 대문자 또는 앞이나 뒤에 Ⓡ을 붙여 표시한다.
일반명과 상품명의 예
‘타이레놀’이라는 해열진통제가 있다. 화학명은 para-acetylaminophenol 이지만, 복잡해서 잘 쓰지 않는다. 일반명(성분명)은 아세트아미노펜(acetaminophen)이다. 아세트아미노펜은 소염작용이 없지만, 인체에 통증을 유발하는 물질인 프로스타글란딘(PG) 생성에 관여하여 ‘진통 효과’를 나타낸다. 그리고 뇌의 열 조절 중추를 자극해 열을 내리는 ‘해열 효과’도 가지고 있다. 아세트아미노펜은 타이레놀Ⓡ(Tylenol), 타세놀Ⓡ, 써스펜Ⓡ, 세토펜현탁액Ⓡ, 게보린Ⓡ 등 다양한 상품명으로 시중에 팔리고 있다. 사실 게보린은 복합약물이지만 주성분은 타이레놀, 타세놀과 같이 모두 ‘아세트아미노펜’이다. 즉, 모양과 형태가 다를 뿐 주성분의 용량이 같다면, 비슷한 약이거나 같은 약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의사가 약리학을 알기 쉽게 풀어서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