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3초의 탁구, 다이어트부터 치매예방까지

취재 권미현 헬스조선 기자|2012/02/15 09:20


온 가족 건강과 다이어트 위해 탁구를 쳐볼까요?
- 탁구에서 찾은 건강, 행복, 웃음
새해가 되면 꼭 다짐하는 것이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다짐은 작심삼일이 되기 일쑤다. 흔히 시도하는 걷기나 달리기, 수영 등은 지루해 금방 싫증 나기 때문이다. 자신에게 맞는 재미있는 운동 종목을 찾아보자.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재미와 건강을 얻을 수 있는 운동은 무수히 많다. ‘그게 뭘까?’ 갸우뚱해진다면 우선 ‘탁구’의 문을 두드려 보자.

#1 작심 365일이 가능한 운동, 탁구
‘핑퐁’이라는 이름조차 붙여지지 않은 탁구의 초창기, 영국에서는 흥미롭게도 남자는 연미복을 입고 여자는 이브닝드레스를 입고 탁구를 쳤다. 탁구공으로는 고무공이나 거미줄 같이 피륙으로 짠 것을 이용했고, 라켓은 나무나 마분지 등을 사용했다. 그러던 중 1898년 셀룰로이드 공을 사용하면서 탁구는 변화했다. 영국의 크로스컨트리 주자였던 제임스 깁(James Gibb)이 미국 여행을 하고 돌아오면서 장난감 셀룰로이드 공을 가지고 왔다. 쇠가죽으로 만든 라켓으로 공을 쳤는데, ‘핑퐁~’ 소리가 난다고 해 ‘핑퐁(Ping-pong)’이라 불렀다. 이것이 근대 탁구의 시작이다.

탁구가 우리나라에 소개된 것은 1924년 일본을 통해서다. 첫 시합은 그 해 1월 경성일일신문사 주최의 핑퐁경기대회였고 이후 급속한 발전을 가져왔다. 세계 정상에 오른 대회는 1973년 4월 제32회 사라예보 세계선수권대회다. 이때 우리나라 여자단체 팀은 우리나라 구기 종목 최초로 세계 정상에 오르는 쾌거를 맛봤다. 이처럼 국제 경기에서 두각을 나타낸 선수들을 시작으로 탁구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증가했다. 현재는 동사무소나 구민체육센터 등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국민운동 중 하나다. 탁구는 저비용·고효율 운동이다. 근처 탁구장을 찾으면 운동복과 운동화를 착용하고, 탁구 라켓과 가벼운 탁구공을 구비해 누구나 칠 수 있다. 탁구는 운동 강도가 세지 않아 남녀노소 누구나 할 수 있으며, 협동심과 민첩성을 길러주고 유산소운동의 효과까지 탁월하다.

전국탁구연합회 안창인 차장은 “탁구는 근력, 순발력, 반응시간, 감각의 예민성, 유연성, 지구력 집중력이 향상되며 인체 각 기관이 함께 작용해 온몸이 건강해진다. 새해 건강을 지키는 일환으로 탁구를 선택한다면 후회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작심 365일의 운동으로 탁구만 한 것이 없다.

#2 아이에게 탁구를 가르치세요!
아이의 두뇌발달은 부모의 최대 관심사다. 탁구는 좌뇌와 우뇌를 골고루 발달시키고 감성까지 키워 주는 운동이다. 0.23초라는 짧은 시간에 자신의 의사를 결정해야 하며, 상대방이 치는 공에 대응해야 한다. 이성과 감성을 모두 개발할 수 있어 탁구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순간 운동, 머리회전에 도움 탁구는 순간 운동이다. 당구나 골프는 움직이지 않는 공을 정해진 규칙 안에서 치지만 탁구는 짧은 시간에 변화무쌍한 공에 대응해야 한다. 순간적인 대처능력이 필요하다. 라켓을 직각으로 칠지, 비껴 칠지, 공을 왼쪽으로 보내야 할지, 오른쪽으로 보내야 할지 등 순간적인 민첩성과 두뇌회전이 필요하므로 자연히 이런 감각과 운동능력이 길러진다.

전신 운동에 그만_탁구는 머리를 쓰는 동시에 온몸을 사용한다.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온몸이 총동원 되는 운동이다. 어느 운동처럼 유연성만 좋든지, 하체나 상체만 발달하면 되는 운동이 아니다. 손으로 라켓을 잡고 공을 치면서 발과 허리 등 온몸이 같이 동원돼야 제대로 칠 수 있다. 어느 한 부분이 특정 발달하는 것이 아닌 온몸과 온 감각이 발달한다.

배려하는 마음 배우기_탁구는 개인종목이면서 단체종목이다. 단식과 복식이 모두 가능하다. 상대의 공을 쳐야 하는 것이므로 상대의 반응에 따라 나의 대응도 달라져야 한다. 개인전에서는 다른 사람에 대한 대응력을, 단체전에서는 다른 사람과의 호흡을 배울 수 있다.

#3 30~40대 주부,정신건강과 다이어트에 좋아요!
30~40대가 탁구 선호 연령으로 떠오르고 있다. 탁구는 아이를 키우면서 힘들었던 몸과 마음을 회복하는 최적의 운동이다. 예전의 몸매로 돌아가는 방법이 ‘의료기술’만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전국탁구연합회 안창인 차장은 “좀처럼 운동과 친하지 않은 주부들이 최근 건강 라이프를 생활화하면서 살빼기 전쟁에 나서고 있다. 하루아침에 망가진 몸매와 건강을 고치려고 성형외과를 찾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서서히 체력을 키워 운동으로 몸과 정신과 건강을 되돌려야 한다”고 말했다.

소소한 운동이지만 마음만큼 격하게 지루한 일상에서 탁구는 소소한 운동이지만 삶의 활력소가 될 수 있다. 남편과 아이를 보낸 후 고요한 집에서 일상을 보내는 대신 사람을 만나면서 운동하면 활기를 얻을 수 있다. 한림대 한강성심병원 이병철 정신과 교수는 “적절한 운동은 인생에서 행복과 재미를 찾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나이가 들수록 많은 감정을 느낄 수 있게 활동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비슷한 또래끼리 비슷한 사람끼리 서로 공유할 수 있는 감정을 통해 인생의 즐거움을 알아간다. 허리운동에 도움 탁구의 기본은 손으로 공을 치는 것이지만, 손이 움직이면 다리와 허리가 따라 움직인다. 왼쪽으로 치면 왼쪽으로 돌고, 오른쪽으로 치면 오른쪽으로 돈다. 무거운 공을 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가벼운 허리운동이 된다. 뱃살 제거는 덤이다.


#4 50~60대, 치매예방에 좋아요!
일본에서 발표한 한 연구에 따르면 각종 스포츠 중 치매예방에 탁월한 운동은 탁구라고 한다. 탁구는 공의 방향과 회전 속도를 가늠하는 두뇌회전 운동이기 때문에 치매예방에 도움을 준다. 이 밖에 무겁지 않은 장비, 적은 비용에 비해 뛰어난 효과 때문에 어르신들에게 탁구를 추천한다. 운동 강도가 높지 않아 근육 손상을 걱정할 필요가 없고, 시야가 넓어져 눈건강에도 좋다. 초보자는 유의하세요! 탁구는 격한 운동은 아니지만 스트레칭은 필수다.

강서구민올림픽체육센터 박은주 탁구강사는 “탁구는 전신 근육을 사용하는 운동이다. 기본운동 없이 처음부터 한게임하자고 덤볐다가는 큰코다친다. 힘이 들 수 있다. 또한 멋진 폼으로 스매시를 날리기보다 기본기부터 차근차근 익히는 인내가 필요하다. 초보자는 서브를 넣고 받는 연습부터 공을 넘기는 기술까지 기본기를 다져야 한다”고 말했다. 손으로 공을 강하게 치면서 허리와 다리는 따로 놀면 오히려 허리에 무리가 갈 수 있다. 운동을 기본기부터 익힌 후 어려운 기술에 도전하자.

땀이 많이 나기 때문에 반드시 운동복을 입어야 하며 순간적 움직임이 많아 발목에 무리가 갈 수 있으므로 편한 운동화도 필수다.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온몸을 풀어준 후 시작한다는 것을 잊지 않는다.

#5 탁구의 기본, 리듬감 익히기
처음 라켓을 쥐면 공 튀기기를 해보자. 라켓을 수평으로 쥐고 팔의 각도를 90°로 유지한 채 공을 떨어뜨리지 않고 연속해서 튕긴다. 자신이 생각한 리듬으로 움직이지 않으면서 공 튀기기를 할 수 있다면 벽에 치는 연습에 도전한다. 같은 곳에 같은 리듬으로 칠 수 있게 연습하는 것이 포인트. 라켓을 정확히 휘두르고, 눈으로만 공을 좇지 말고 목을 돌려 몸 전체로 공을 정확히 본다.

어떤 라켓을 고를까?
라켓은 펜홀더 라켓과 셰이크핸드 라켓이 있다. 펜홀더는 젓가락질을 하는 동양 사람에게 더 익숙하며 펜을 잡듯이 쥐는 라켓이다. 양면이 아닌 한쪽 면만 사용한다. 셰이크핸드는 악수하듯 쥐는 라켓으로 양면을 사용해 체력 소모가 적은 것이 장점이다. 펜홀더는 손목의 스냅을 이용해 좀더 섬세하고 정교한 기술이 가능하다. 짧게 오는 공이나 회전량이 많은 공에 대한 대처가 빠르다. 셰이크핸드는 약간 둔탁한 느낌이 있다.

예전에는 국제 선수들이 주로 펜홀더 라켓을 사용했다. 하지만 국제탁구연맹에서 펜홀더 사용은 동양에 유리하고 공평하지 못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셰이크핸드 라켓의 용구 개발에 주력했고, 공의 지름과 무게를 늘려 셰이크핸드 라켓을 광범위하게 사용하게 만들었다. 탁구공의 크기는 38mm에서 40mm로 바뀌었고, 무게도 2.5g에서 2.7g으로 변했다. 약간 무거워진 공에 대응도는 셰이크핸드가 훨씬 뛰어나기 때문에 최근 90% 이상의 선수들은 셰이크핸드 라켓을 사용한다.

아마추어 생활 탁구인들은 자신에게 맞는 라켓을 선택하면 된다. 무게는 펜홀더의 경우 고등학생 이상이면 125g, 여자는 이보다 5g 정도 가벼운 것을 선택한다. 라켓에 붙어 있는 고무는 전문 용어로 ‘러버’라 하는데 러버 종류가 200여 개에 이른다. 그중 고무가 돌기로 되어 있으면서 돌출된 것을 ‘핌플(돌출) 러버’라 하고 매끈한 것은 ‘민러버’라 한다. 돌출 러버는 전진속공형으로 상대방이 친 공에 바로 대처하고 극단적인 공격을 할 때 좋다. 민(평면)러버는 드라이브 전용이다. 러버의 종류는 크게 상관없지만 처음에 배울 때는 민러버가 좋다. 변화무쌍한 공을 만들 수 있고, 공격에 강한 수준이 되면 핌플러버로 바꾸는 것이 좋다.

기본 용어 알아두기
포어핸드(Fore Hand) :
센터라인 중심에서 오른쪽으로 공이 오면 오른쪽에서 왼쪽 방향으로 때리는 것을 말한다.
백핸드(Back Hand) : 센터라인 중심에서 왼쪽으로 공이 오면 왼쪽에서 오른쪽 방향으로 때리는 것을 말한다.
풋업 워크(Foot up Work) : 공을 치면서 허리와 다리 움직이는 법을 배우는 것으로, 볼을 쫓아다니면서 움직이는 것을 말한다.
드라이브(Drive) : 공을 칠 때 공이 상대방의 코트를 맞추고 속도가 빨라지는 것을 말한다. 비껴 맞추면서 공을 회전시켜야 한다. 순간적으로 회전량을 많이 줘서 쳐야 상대방이 받기 어렵다.

More Info 탁구 어디서 배울까요?
다리와 뱃살이 함께 움직이는 유산소운동, 수다와 승부욕이 활활 타는 주부들의 탁구 시간은 언제나 떠들썩하다. 강서구민올림픽체육센터 탁구장에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이유다. 참여하는 연령층은 다양하다. 30대에서 70대까지 서로 승부욕을 불태우면서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생활탁구인들이 이구동성으로 꼽는 탁구의 장점은 ‘건강한 즐거움’이다. 탁구를 통해 신체적 건강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다스리게 되어 즐겁고 행복해진다. 공을 때리면서 스트레스를 푸는데 탁구공은 가볍고 빠르고 민첩해 스릴감까지 느껴진다. 전천후 운동이라는 점도 매력으로 꼽는다. 날씨와 관계없이 겨울에도 반바지를 입고 하는 운동이다. 노력 여하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3개월 이상이면 충분히 즐기면서 탁구를 칠 수 있다. 작고 잘 튀기는 흰 공의 매력에 빠져 보자는 것이 탁구인들의 대답이다.
강서구민올림픽체육센터 02-3662-8934
석관동 주민센터 02-957-4011
상무탁구교실 02-574-0073
동작구민체육세터 02-849-0100
전국탁구연합회 02-425-4403
강남구민체육관 02-3461-38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