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초 결혼을 앞둔 김모(여·34)씨는 한 달쯤 전 성형외과를 찾아 쌍꺼풀 수술을 받았다. 두툼하고 작은 눈이 콤플렉스였던 그녀는 촉박한 결혼날짜가 마음에 걸렸지만 이왕이면 결혼식 날 최고로 예쁜 모습을 보이고 싶었다. 그러나 2주일이면 부기가 가라앉는다는 의사의 말과 달리 김씨의 눈은 아직도 퉁퉁 부어 있다. 선글라스 끼고 웨딩드레스를 입을 수도 없는 노릇이라, 김씨의 마음 고생은 이만 저만이 아니다.
본격적인 결혼 철을 앞두고 성형외과·피부과를 찾는 커플들이 늘고 있다. 예전에는 신부들이 받는 피부 마사지 정도가 전부였지만 요즘은 성형이 ‘혼수(婚需) 필수품’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다. 그러나 아무리 ‘퀵 성형’이라 하더라도 완전히 제자리를 잡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결혼 날짜를 고려하지 않고 섣불리 덤비다간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예비 신랑·신부를 위한 맞춤 시술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주의할 점은 무엇인지를 알아본다.
◆ 피부 = 잡티, 모공, 잔주름, 홍조 등 전체적으로 피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IPL 시술을 주로 한다. 그러나 3~4주 간격으로 최소 3회 이상 받아야 하므로 두세 달 전부터 미리 준비해야 한다. 여드름 치료용 레이저 시술 직후엔 피부가 붉어지고 부기도 있기 때문에 적어도 결혼식 2주 전에는 마쳐야 한다. 주름이 많아 고민인 경우엔 보톡스 시술이 적당하나 자칫하면 인상이 사나워 보일 수 있다.
◆ 눈 = 결혼을 앞두고 시간이 촉박하다면 절개법보다는 매몰법이 낫다. 요즘은 미세한 봉합사를 사용하고, 마취약도 소량을 써서 수술 후 3~4일이면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단, 눈꺼풀이 두툼하고, 피부가 늘어져 있고 근육이 발달된 눈은 절개법으로 수술해야 하는데, 개인에 따라 부기가 가라앉는 시간이 다르다. 짧게는 1~2주에서 길게는 2개월까지 차이가 있으므로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 코 = 올해 결혼할 예정이라면 콧대까지 세우는 방법은 부담스럽다. 시간적인 여유가 없을 땐 코끝성형이 대안. 코 끝에만 자가연골을 넣어주거나 본인의 코 속 연골을 살짝 묶는 방법이다. 단, 콧대가 전혀 없고 코끝까지 낮은 사람에게는 적합하지 않다. 콧대를 높일 땐 실리콘 삽입보다는 자가 지방을 넣어 확대하는 시술을 많이 한다. 주사로 하는 시술이어서 부기가 적으나 시술 후 간혹 멍이 들 수 있으므로 적어도 결혼 1주일 전에는 끝내야 한다. 지방이 다시 재흡수 되기 때문에 2~3개월 뒤에 추가시술을 받아야 하는 단점이 있다.
◆ 가슴 = 아무리 흉터를 최소화해도 수술 후 자국이 남고, 모양도 자연스럽지 않고 인위적이기 때문에 남편이 금방 알아챈다. 따라서 시술 전 예비신랑과 상의하는 게 좋다. 최근에는 통증을 줄이는 시술법이 개발돼 있어 일주일 뒤면 일상생활이 가능하나, 완전히 회복되려면 1개월 이상 걸린다. 또 주 1회 한 달 가량 병원을 방문해 마사지법을 배우고, 집에서도 3개월까지는 마사지를 해야 한다. 특히 함몰유두 교정수술의 경우 정도가 심하지 않은 경우는 수유 기능을 회복할 수 있으나 정도가 심하면 젖관 일부를 잘라내므로 수유 장애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도움말: 김진영·아름다운나라 성형외과 원장, 박상훈·박상훈 성형외과 원장, 이상달·엠디클리닉 원장
/이현주 헬스조선 기자 joo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