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 포커스

현행 기준, 다양한 상황 반영 못해
심리 불안·피부 합병증 위험 노출
"의료진 재량으로 환자 맞게 처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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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8일 롯데호텔 부산에서 ‘장루·요루 환자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한 정책 간담회’가 개최됐다. /병원상처장루실금간호사회 제공
최근 의료계에서는 장루·요루 환자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장(요)루 제품 교환 관련 보험 제도의 한계를 짚고 개선을 모색하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제도 논의를 넘어, 환자 중심 치료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 분위기다.제도 중심 처방… 환자 고려 안 해

장루·요루 환자는 대장암이나 방광암·외상 등으로 인해 정상적인 배변·배뇨가 어려워 장의 일부를 복벽에 고정하고 주머니를 통해 배설하는 삶을 살아가는 이들을 말한다.

현재 국내 보험 제도는 주당 4회의 판·주머니 교환과 2회의 링·실 등 주요 부속품 교환을 기준으로 설계돼 있다.

과잉 사용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지만, 실제 임상 현장에서는 환자의 다양한 상태 차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 필요한 사용까지 제한하는 구조로 작동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의료진이 환자 상태에 따른 맞춤형 처방을 하는 데 제약이 있다는 지적이다.

이대목동병원 대장항문외과 정순섭 교수(대한대장항문학회 이사장)는 "환자의 상태는 고정적이지 않다"며 "피부 합병증 여부나 활동량, 계절 변화 등에 따라 교환 빈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 같은 문제로 인해 일부 환자들이 적절한 시기에 주머니나 보조용품을 교환하지 못하고 심리적 불안과 피부 합병증 위험에 노출돼 있다.

의료진들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처방 가능 범위 확대'를 제시한다. 사용량을 판·주머니 주 4개로 제한하기보다, 폭넓게 처방 범위를 설정한 뒤 의료진의 임상적 판단에 따라 환자별 맞춤 처방을 실시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정 교수는 "제도가 보다 유연하게 운영돼야 환자의 치료 만족도와 삶의 질 향상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환자별 맞춤 처방, 비용 절감 가능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처방 가능 범위를 넓게 설정하고, 실제 사용량은 환자 상태에 따라 조정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이를 통해 불필요한 낭비를 줄이는 동시에 환자의 삶의 질도 높이고 있다.

의료계는 재정 측면에서도 제도 개선이 충분히 검토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환자의 사용량이 늘더라도 전체 건강보험 재정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며, 오히려 합병증 감소와 비공식 유통 축소 등을 통해 장기적으로 사회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순섭 교수는 "국내에서도 환자의 선택권 보장을 위해 보험 적용 범위를 넓혀, 그 안에서 의료진이 환자 상태에 맞춰 필요한 만큼 적시에 처방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수연 헬스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