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 포커스
장(요)루 관리, 다양한 용품 필요
보험 체계, 삶과 맞지 않는 현실
사라지는 용품, 좁아지는 선택권
장(요)루는 누구나 겪을 수 있어

장(요)루는 누출과 피부 손상을 예방하기 위한 관리가 중요하다. 이때 장(요)루의 피부 보호판과 피부 보호용 링의 역할이 핵심적이다. 피부 보호판은 주머니와 피부 사이에 붙이는 접착판으로 배출물이 피부에 직접 노출되지 않도록 한다. 피부 보호용 링은 피부 표면이 고르지 않을 때 빈틈을 메우거나 장(요)루 주변에 붙임으로써 누출을 예방하는데 사용된다.
그러나 현행 보험 규정은 실제 환자의 생활과 잘 맞지 않는다. 대표적 예시가 피부 보호판, 그리고 함께 사용해야 하는 피부 보호용 링의 급여 불일치다. 환자들은 퇴원 후 2개월부터 판·주머니는 주 4개를 지원받을 수 있지만, 링은 주 2개까지만 급여가 적용된다. 1대 1 사용이 불가능하니 더 사용을 원하는 환자는 결국 사비로 구입해야한다.
"함몰 장루라서 링을 꼭 써야 새는 일이 없지만 합병증이 없다는 이유로 급여 대상에서 빠져 직접 구입하고 있다"고 실제 크론병으로 영구 회장루를 보유한 한 환자의 말이다. 한 번이라도 누출을 경험한 환자는 극도의 불안과 위축감을 느끼며 외출조차 두려워한다. 장루용품에 대한 보험 확대는 환자들이 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최소한의 배려이자 필수적 지원이다.
문제는 또 있다. 환자 개개인에게 꼭 필요한 특수 제품군이 수요 부족을 이유로 한국 시장에서 점차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하루 2~3L 이상 배액되는 환자를 위한 대용량 주머니가 대표적이다. 이러한 고용량 배출 환자에게 꼭 필요한 이 제품은 보험 체계에서 별도 카테고리로 인정되지 않아 안정적 공급이 어렵다.
하루 3.5L 이상 배액되는 단장증후군 환자는 "낮에는 수시로 비우지만, 밤에는 조금만 방심해도 새서 이불을 빨아야 한다"고 호소한다. 선택권이 줄어들면 환자 삶의 질도 무너진다. 제품 다양성은 단순한 편의가 아니라 사회적 고립에서 벗어나고 직장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기본 조건이다. 그러나 시장의 외면과 제도적 뒷받침 부족은 환자들의 권리를 점점 더 좁히고 있다.
우리 사회는 고령화와 암 환자 증가로 장(요)루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이는 특정 환자 집단만의 문제가 아니라 누구나 직면할 수 있는 현실이다. 보험 급여 체계와 제품 공급 구조 개선은 특혜가 아닌 사회적 연대의 문제다.
보험 지원 개수의 불일치를 현실화하고, 다양한 환자군에 꼭 필요한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이는 환자의 일상을 지키는 동시에 가족과 사회 전체의 부담을 줄이는 길이다. 소외된 이웃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은 우리 사회의 성숙도를 보여주는 척도다. 장(요)루 환자가 두려움 없이 밖으로 나가 당당히 살아갈 수 있도록 지금이 바로 손을 내밀어야 할 때다.
☞장(요)루
대장암·방광암·외상 등으로 장기 일부를 절제한 뒤 장이나 요관을 복벽 밖으로 꺼내 배설물을 배출할 수 있도록 만든 인공적인 통로를 뜻한다. 장(요)루 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배설물이 장(요)루를 통해 배출되기 때문에 해당 위치에 주머니를 착용해야 한다. 주머니 외에도 장(요)루 환자들은 피부 보호판, 피부 보호용 링, 피부보호 연고, 피부보호 파우더 등 다양한 용품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