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톡톡_김우섭 건국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무지외반증' 내버려뒀다간 발 다른 곳도 망가져
운동·깔창·교정기로는 한계… 완치 위해 수술 필요
2㎜ 구멍 통한 '최소침습술', 통증 적고 회복 빨라
"족부 전문 의료진 숙련도, 수술 결과에 많은 영향"
변형된 발, 수술 통해서만 교정 가능
무지외반증이 있어도 발가락이 휜 정도가 심하지 않고 일상생활이 불편하지 않다면 수술 대신 발 근육 운동, 깔창, 발가락 교정기 등으로 보존적 치료를 할 수 있다. 환자들 중에는 수술에 대한 부담 때문에 이 같은 자가 치료를 시도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변형을 근본적으로 교정하고자 한다면 수술이 필요하다. 보존적 치료를 통해 증상이 조금 나아지는 것 같다고 느낄 수 있으나, 이는 완치법이 아니다. 김우섭 교수는 "이미 발이 상당히 변형됐는데 수술하지 않고 내버려둔다면, 통증이 지속되는 동시에 변형이 악화되고 다른 발에도 문제가 생길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휘어버린 엄지발가락이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해 발 다른 곳에 하중이 과하게 실리면 중족골(발가락과 발목을 잇는 뼈)에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엄지발가락이 극도로 휘어 두 번째 발가락 위에 올라타거나, 두 번째 발가락과 세 번째 발가락의 관절까지 휘어버리기도 한다. 발등에 관절염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무지외반증으로 생활이 불편한 환자가 내원하면 엑스레이를 찍어 발 변형 정도를 확인한다. 환자의 주관적 불편함까지 함께 평가한 다음, 둘을 종합해 보존적 치료를 할지 수술로 교정할지 결정한다. 과거의 수술은 피부를 절개해 뼈를 겉으로 노출시킨 다음 변형된 곳을 교정했다. 교정은 절골을 통해 뼈 모양을 바로잡은 상태에서 핀으로 고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 같은 치료법은 절개 부위가 큰데다 연부 조직과 골막 박리도 많아, 환자 통증이 심하고 회복 소요 시간 또한 길었다. 요즘은 지름 2㎜의 구멍을 다섯 개가량 뚫고, 그 구멍을 통해 최소침습술을 시행한다. 교정 효과는 과거 수술법과 비슷하지만, 통증과 회복 기간이 훨씬 줄었다. 김우섭 교수는 "보통은 수술 다음 날부터 보행을 시작할 수 있다"며 "양발에 한꺼번에 최소침습술을 받았음에도 다음 날부터 바로 보행을 시작하고, 2주 후에는 혼자 걸어서 외래 진료에 오는 젊은 환자도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모든 무지외반증 환자에게 최소침습술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변형이 과도하게 큰 경우나 발에 다양한 문제가 복합적으로 있는 경우에는 과거와 같은 절개식 수술을 시행하는 것이 유리하다. 최소침습술 후 수술 상처는 2주 안에 낫지만, 발 내부 조직까지 회복되려면 3개월은 소요된다.
김 교수는 "3개월까지는 일상 속 움직임만 조금씩 늘려가고, 운동은 3개월에서 6개월 사이에 저강도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며 "다만, 환자마다 회복 속도는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회복 양상을 점검하려면 수술 후에도 주기적인 외래 진료가 필요하다. 수술 후 2주, 4주, 3개월, 6개월 단위로 내원한다. 3개월과 6개월 후에는 뼈가 잘 붙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CT(컴퓨터단층촬영) 검사도 진행한다. 김 교수는 "대부분 환자는 6개월이 지나면 뼈가 완전히 붙는다"고 했다.
경험 많은 족부 전문의에게 수술 받아야
족부 최소침습술은 의사의 숙련도에 따라 수술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김우섭 교수는 "발 뼈를 직접 눈으로 보면서 수술하는 것이 아니다보니 의사의 직감이 중요하다"며 "최소침습술 경험이 많으면서, 무지외반증으로 인해 발에 생긴 다양한 문제들을 함께 교정할 수 있는 족부 전문의에게 수술받기를 권장한다"고 말했다. 족부 전문의는 발목과 발 질환을 전문으로 치료하는 정형외과 의사다. 대한족부족관절학회 홈페이지에서 '학회 소식-지역별 전문의 찾기'로 들어가면 전국 각지에서 진료하는 족부 전문의를 확인할 수 있다. 당뇨병이나 류마티스 관절염이 있는 환자는 수술 전에 질환 관리에 신경 써서 몸을 최상의 상태로 만들어두는 것이 좋다. 그래야 수술 후 회복이 한결 쉬워진다. 김 교수는 "당뇨병 환자는 감염이 발생하거나 상처가 더디게 나을 위험이 있다"며 "수술 직전만이라도 혈당을 최대한 정상 범위 내로 유지하면 원활한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치료 후 재발을 막으려면 발볼이 좁은 신발은 멀리하는 것이 좋다. 발의 내재근을 강화하는 운동을 자주 하는 것도 권장된다. 바닥에 수건을 깔고, 발가락으로 집어 들어 옮기거나 쥐었다가 놓기를 반복하는 식이다. 엄지발가락에 힘을 줘 바깥으로 벌리는 운동도 추천된다.
김우섭 교수는 "수술 후 뼈가 다 붙으면 무지외반증 탓에 발이 아팠던 환자도 고강도 운동을 즐길 수 있다"며 "올바른 발의 모양을 영구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술 후 관리에도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