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께 보내는 편지>

이미지
이병욱 박사 작품
대화의 시작은 환자의 닫힌 마음을 열게 하는 것입니다.

환자의 가족들을 만나다 보면 대화에도 유형이 있다는 것을 발견합니다. 우리나라 가족 문화 자체가 대화를 잘 유도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환자의 치료에 있어 가족 간의 대화는 아주 중요합니다. 진료 현장에서 보면 대화가 잘 안 되는 가족이 있습니다. 대화 없이 살다 보니 그렇게 된 것입니다. 없던 대화를 만들려고 하면 힘이 듭니다. 하지만 개선해가려는 노력은 기울여야 합니다.

가족 간의 대화가 중요한 것은 환자와의 의사소통을 원활히 하기 위해서입니다. 환자가 입을 닫고 침묵하면 여러 문제가 생깁니다. 환자의 대화 스타일이 더 잘못된 경우, 보호자의 스타일이 더 잘못된 경우, 양쪽이 다 잘못된 경우가 있습니다. 세 경우 모두 나쁘지만, 보호자의 대화 스타일이 잘못돼 환자가 침묵을 지키는 경우가 가장 좋지 않습니다. 그렇게 되면 치료는 그만큼 제대로 이루어지기 어렵기 때문이죠. 환자의 입을 열게 하는 것이 진정한 가족 대화의 시작입니다.

동문서답형은 상대에 대한 비난부터 멈추세요
가장 대화하기 힘든 가족이 동문서답형 대화를 하는 가족입니다. 서로에게 애정이나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대의 말을 제대로 들으려 하지 않기 때문이죠.

“여보, 많이 힘들지? 몇 시에 들어왔어?”
“여보, 많이 힘드냐고! 내일 병원 가.”
“참, 많이 힘드냐고? 얼마나 힘든데, 당신이 아파 봐!”

대화 내용으로는 어떤 상황인지 모를 수 있습니다. 아내는 남편이 늦게 들어와서 화가 많이 나 있습니다. 이렇게 한 사람은 대화를 시도하는데 한 사람이 계속 엇박자로 나가면 참으로 관계가 어려워집니다.

어떤 경우든 상대방을 비난하면 대화가 되지 않습니다. 잘못한 것은 잘못하는 것이고 대화는 대화입니다. 비난을 하는 사람은 대화로 풀 자세가 전혀 돼 있지 않은 사람입니다.

침묵형은 마음의 문을 열게 하십시오
환자든 보호자든, 여자든 남자든, 대화하기 가장 어려운 상대는 침묵형입니다. 분명히 침묵하는 이유가 있을 겁니다. 잔소리가 많은 배우자 옆에서 내내 잔소리를 듣다 보니 그럴 수도 있고, 억압적인 환경에서 살다 보니, 속내를 드러낼 수가 없어서일 수도 있습니다. 화가 나거나 서운한 것을 우회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반대로 화가 나거나 서운한 걸 드러내지 않기 위해 침묵을 지키는 때도 있습니다.

만약 환자가 침묵을 지키고 있다면 침묵하는 이유를 찾아내 그것을 풀어주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잔소리 많은 배우자나 억압적인 환경 때문이라면 말문을 틀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말을 해봐야 잔소리만 날아오면 더 이상 말하지 않게 됩니다.


환자가 “머리가 많이 아파”라고 했을 때, “아까 산책하라고 했잖아. 운동도 안 하고 밥도 제대로 안 먹으니까 아프지!” 이런 식으로 잔소리를 늘어놓는다면 누가 말을 하겠습니다. 이렇다면 누구든 아프더라도 말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화가 나거나 서운할 때는 솔직히 표현하는 게 좋습니다. 일부러 침묵을 지키고 있으면 상대방도 그것을 느낍니다. 침묵 속에서 기싸움을 하게 되는 셈입니다.

침묵형 환자들은 대화를 시작하면 치유의 길로 들어선 것입니다. 이들에게는 마음을 열어놓을 수 있게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주고, 윽박지름이나 강요 같은 것은 피하는 게 좋습니다. 보호자가 침묵형인 경우에는 환자를 고문하는 것과 같습니다. 환자를 위해서라도 마음의 문을 여는 것이 좋습니다.

잔소리형은 습관을 바꾸도록 노력하십시오
여성 환자들과 가부장적인 남성 환자중에 잔소리를 가장 많이 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잔소리가 많은 사람은 과거 지향형인 경우가 많습니다.

평소 잔소리를 많이 하는 사람이라면 자신이 왜 잔소리를 그렇게 하는지 한 번쯤 곰곰이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첫 번째로, 지금까지 학습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잔소리 잘하는 부모 밑에서 큰 경우 잔소리를 잘합니다. 두 번째, 다른 사람이 하는 게 답답해서 잔소리를 할 수도 있습니다. 기대는 높은데 상대는 그것을 못 맞춰주면 잔소리를 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 우울하거나 신경과민인 경우에도 잔소리가 많습니다.

첫 번째 이유로 잔소리한다면, 스스로 습관을 바꾸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두 번째 이유라면 가족이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합니다. 본인 스스로 완벽주의자인 성격이 있다면 모든 사람이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는 게 좋습니다. 세 번째 이유라면 기분을 밝게 고치려고 노력하고 마음을 푸근하게 먹으려고 노력하는 게 좋습니다.

보호자가 이런 잔소리형이라면 얼른 고치도록 하십시오. 아픈 것만으로도 짜증이 나는데, 잔소리까지 들으면 스트레스가 상상도 못 할 정도로 가중됩니다. 환자가 이런 잔소리형이라면 보호자는 ‘우리 엄마가 원래 잔소리가 좀 심하지’, ‘아내가 잔소리가 좀 심한 편이지만 그렇기에 우리 집안이 이만큼 잘 굴러왔을 거야’라고 대범하게 생각하는 게 필요합니다. 또한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좀 더 잘할게요”라고 말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 암 극복을 위한 필수 지침, 아미랑
암으로 지친 마음 달래는 힐링 레터부터 극복한 이들의 노하우까지!
https://band.us/@amirang
↑밴드 가입하면 모두 무료로 확인 가능



이병욱 드림(대암클리닉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