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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화학과 이광렬 교수에 따르면 물에 식초나 베이킹소다를 몇 스푼 넣는 정도만으로는 농약 제거 효과를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과일이나 채소를 씻을 때 잔류 농약을 제거하기 위해 물에 식초나 베이킹소다를 사용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전문가에 따르면 물에 식초나 베이킹소다를 몇 스푼 넣는 정도만으로는 농약 제거 효과를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

지난 4일 고려대 화학과 이광렬 교수가 유튜브 채널 ‘김현욱의 지식의길’을 통해 과일과 채소 세척법을 소개했다. 이 교수는 “집에서 물에 식초 한두 스푼을 넣어 씻는 것은 농약 제거 측면에서 맹물과 큰 차이가 없다”며 “식초가 효과적이라는 연구는 아주 높은 농도로 진행된 것으로, 일상생활에서 그런 농도를 사용할 일은 거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효과적인 세척법으로 ‘물리적 마찰’을 꼽았다. 이 교수는 “평소 집에서 하는 방법”이라며 “베이킹소다나 워싱소다 같은 염기성 알갱이를 물에 약간 적셔 과일 껍질을 세게 문지르면 표면에 있는 농약이 좀 깎여 나간다”고 했다. 

소량의 베이킹소다를 과일 껍질에 직접 비벼 세척하면 흐르지 않는 물에 담가두거나 물로만 씻는 것보다 농약 제거 효과가 크다. 베이킹소다는 pH 8~9의 약알칼리성 물질로, 기름이나 농약·왁스처럼 물에 잘 녹지 않는 성분을 제거하는 데 도움을 준다. 특히 알갱이가 물에 완전히 녹지 않은 상태로 표면을 문지르면 오염 물질을 물리적으로 떨어뜨리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염기성 알갱이로 문지른 뒤 흐르는 물에 충분히 씻는 것 역시 중요하다. 광주시 보건환경연구원 실험 결과, 흐르는 물에 채소를 씻기만 해도 평균 77.0%의 잔류 농약이 제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식초나 베이킹 소다, 세제를 소량 사용하거나 물에 담가두는 방법은 이보다 낮은 43.7%, 56.3%의 제거율을 보였다.

이 교수는 “염기성 알갱이로 껍질을 문질러 과일이나 채소 표면에 있는 농약이 좀 깎여 나가면 꽤 괜찮다”며 “닦아내고 물에 헹궈 먹을지, 과감히 껍질을 깎아내 버릴지는 선택의 문제”라고 했다.



최소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