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사진 = 클립아트코리아
60세 이상 노인에게 빈혈이 있을 경우 치매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빈혈은 혈액 내에서 산소를 운반하는 역할을 하는 헤모글로빈이 부족한 것으로, 남성은 혈액 내 헤모글로빈 농도가 13g/dL 이하일 때, 여성은 12g/dL 이하일 때 빈혈로 진단한다. 빈혈 환자들은 산소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으면서 어지러움·두통·피로감 등의 증상을 겪는다.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와 이탈리아 사피엔자대학교 공동 연구팀은 스웨덴 스톡홀름에 거주하는 60세 이상 남녀 2282명을 장기간 추적 관찰했다. 연구 시작 당시 모든 참가자들은 치매를 앓지 않았으며, 연구팀은 이들의 헤모글로빈 수치와 신경퇴행성 질환 관련 생체지표를 측정한 뒤 3~6년 간격으로 건강 변화를 확인했다.

연구 결과, 약 9.3년의 추적 관찰 기간 동안 362명이 치매 진단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 빈혈이 있었던 사람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치매에 걸릴 확률이 66% 더 높았다.

낮은 헤모글로빈 수치는 알츠하이머병 관련 혈액 생체지표 수치 상승과 연관이 있었다. 빈혈이 있는 사람들 중 ▲알츠하이머병의 생체지표인 혈장 내 ‘인산화 타우 217(p-tau217)’ 수치 ▲신경세포 손상 지표인 ‘신경섬유 경쇄(NfL)’ 수치 ▲세포 스트레스 또는 염증 지표인 ‘신경교 섬유성 산성 단백질(GFAP)’ 수치가 높은 이들은 치매 위험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NfL 수치가 높고 빈혈까지 있는 사람의 경우 치매 발병 위험이 3.5배 상승했다.


연구팀은 이 같은 연구 결과를 토대로 빈혈이 노년층의 치매 위험 증가나 뇌 손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빈혈이 있으면 뇌로 공급되는 산소량이 감소해 뇌세포에 지속적인 스트레스가 가해지고, 그 결과 혈관이 손상되며 신경세포까지 손실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연구를 진행한 카롤린스카연구소 마르티나 발레타 박사는 “빈혈이 뇌를 취약하게 만들어 치매 증상이 더 빨리 나타날 수 있다”며 “치매 위험을 평가함에 있어 빈혈이 임상적으로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빈혈 검사·치료가 인지 기능 저하 예방에 도움이 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장기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자마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최근 게재됐다.


전종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