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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시기 트라우마는 뇌 내 흥분성 신호와 억제성 신호 사이 균형을 깨뜨려 기능적 안정성을 저해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청소년기에 겪는 스트레스가 성인기보다 뇌에 더 깊고 지속적인 변화를 초래해 조현병이나 우울증 등 정신질환의 발생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브라질 상파울루대학교 연구팀은 생쥐 모델 실험을 통해 청소년기 스트레스가 전전두엽 피질 신경망 성숙을 방해하고 성인기까지 이어지는 뇌 기능 장애를 유발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해당 연구는 국제 학술지 'Cerebral Cortex'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청소년기 스트레스가 정서 조절과 인지 기능을 담당하는 전전두엽 피질 회로에 영구적 변화를 일으킨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 시기 트라우마는 뇌 내 흥분성 신호와 억제성 신호 사이 균형을 깨뜨려 기능적 안정성을 저해했다. 반면 성인기 생쥐는 스트레스 노출 이후에도 복구 기전이 정상 작동하며 높은 회복력을 보였다. 상파울루대 펠리페 고메스 교수는 "청소년기 뇌는 발달 단계에 있어 스트레스 충격에 대한 보호 기전이 부족하다"며 "이번 연구는 두 연령대 모두에서 세포 간 통신 불균형이 발생하지만 청소년기에는 그 여파가 영구적임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수컷 생쥐를 생후 31~40일(청소년기)과 65~74일(성인기) 두 그룹으로 나눠 10일간 전기 충격 및 운동 제한 스트레스를 가했다. 이후 내측 전전두엽 피질의 흥분성 뉴런인 글루탐산성 피라미드 뉴런과 억제성 뉴런인 가바성 중간뉴런 활동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청소년기 생쥐는 스트레스 노출 후 흥분성 뉴런 활동이 지속적으로 증가했고 억제성 뉴런 기능은 영구적으로 변형됐다. 이는 뇌 제동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신경계가 과열된 상태와 유사한 불균형을 초래했다. 특히 억제 신호 강도가 정상화된 이후에도 뉴런 발화 패턴은 불규칙하게 유지돼 신경 제어 능력이 손실됐다.

반면 성인기 생쥐는 억제성 뉴런 활동이 일시적으로 감소했을 뿐 청소년기에서 나타난 과흥분 상태는 관찰되지 않았다. 성인기 신경계는 스트레스 종료 후 스스로 재균형을 맞추는 복구 능력을 보였다. 뉴런 기능 장애는 뇌 전도 리듬에도 영향을 미쳤다. 청소년기에는 주의력과 작업 기억에 필수적인 감마파가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감마파 저하는 조현병 환자에게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특징이다. 반면 성인기 생쥐는 피질과 해마 사이 통신을 조절하는 세타파가 일시 감소했으나 다시 회복되며 연결성이 복구됐다.

고메스 교수는 "유전적으로 취약한 개체가 청소년기에 트라우마를 겪으면 조현병으로, 성인기에 겪으면 우울증으로 발현될 가능성이 높다는 가설을 이번 연구가 뒷받침한다"며 "정서적 취약 상태에 있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조기 개입과 예방 전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구교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