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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진료실에서 만나는 아이들의 모습은 비슷하다. 책상에 앉아 있어도 몇 분을 버티지 못하고 자리에서 일어나고, 숙제를 시작하기도 전에 스마트폰으로 손이 간다. 부모는 “의지가 부족한 것 아닌가요”라고 묻지만, 아이의 뇌는 이미 지쳐 있다. 자극은 넘치고, 쉬는 시간은 줄어들었으며, 집중을 요구받는 시간은 오히려 더 길어졌기 때문이다.

부모들은 아이의 집중력에 도움되는 ‘무언가’를 찾고자 한다. 최근의 ‘콘타드’ 열풍은 이러한 불안을 그대로 반영한다. 이 제품은 일반 식품임에도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용 전문의약품인 ‘콘서타’와 혼동되고는 하며, ‘집중력을 높여준다’는 말에 부모와 아이가 함께 관심을 갖고 마치 의학적 치료의 대안처럼 받아들이기도 한다. 여기에 콘서타의 공급 부족까지 겹치며, ‘도움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면 일단 사용해 보자’라는 심리가 더 강해졌다. 그러나 이 현상은 아이의 집중력을 둘러싼 집단적 불안이 만들어낸 결과다.

여기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아이의 뇌는 원래 오래 집중하도록 만들어져 있지 않다. 집중력은 발달 과정에서 점진적으로 길러지는 기능이다. 그런데 우리는 그 발달의 속도를 기다리지 않는다. 가뜩이나 짧은 영상과 빠른 자극에 익숙해진 아이의 뇌에, 연령에 비해 과도하게 오랜 집중을 요구한다. 그 결과 아이는 집중을 못 하는 것이 아니라, 집중을 견디지 못하는 상태가 된다.

그렇다고 모든 집중력 문제를 주변 환경 문제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ADHD는 단순한 습관이나 환경의 문제가 아니라, 뇌의 발달 특성과 관련된 의학적 상태다. 이 경우에는 정확한 평가와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


실제 진료 현장에서는 두 가지 경우가 함께 존재한다. 하나는 ADHD로 인해 집중 자체가 어려운 아이들이고, 다른 하나는 과도한 자극과 빠른 보상에 익숙해지면서 집중을 하더라도 유지하기 어려워진 아이들이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은 비슷하지만, 접근은 전혀 달라야 한다.

그러니 집중력의 어려움이 일상과 학습에 지속적인 영향을 준다면, ‘나이가 들며 집중력도 향상될거야’ 하고 무작정 기다리지만 말고 어느 유형인지에 대해 정확한 평가가 필요하다. 또한, 어느 쪽이든 치료적 개입이 필요할 정도라면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아이의 발달에 중요하다. 부모의 판단만으로 결론 내리기보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평가를 통해 아이의 상태를 정확히 확인해야 한다.

진료실에서 나는 집중력 문제가 있는 아동의 부모에게 이렇게 설명한다. 치료는 아이의 집중력을 더 강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뇌가 본연의 속도대로 발달할 수 있도록 되돌리는 일이라고. 방식은 원인에 따라 다르다. ADHD의 경우에는 약물치료와 행동치료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반면 환경적 요인이 큰 경우에는 자극을 조절하고, 집중을 견디는 경험을 다시 쌓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한 발달 단계를 건너뛰고 그다음 단계로 곧바로 넘어가는 것은 매력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이의 뇌에는 그 과정을 생략하는 길이 없다. 빠르게 효과를 내는 자극에 의존할수록 스스로 조절하는 힘은 약해지고, 결국 더 쉽게 흔들리며 불안해진다. ADHD 치료는 이러한 발달을 건너뛰는 방법과는 전혀 다르다. 치료는 아이의 뇌 기능을 정상적인 발달 궤도로 되돌리고,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기반을 회복하도록 돕는 과정이다. 단기간의 효과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아이의 뇌 기능을 안정적으로 회복시키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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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공정규 동국대 의과대학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그래서 기억해야 한다. 집중력은 만들어내는 능력이 아니라, 자라나는 기능이다. 부모가 해야 할 일은 더 강한 자극이나 빠른 방법을 찾는 것이 아니다. 아이가 불편함 속에서도 조금 더 머물며 스스로 조절하는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집중력을 기르려 무언가를 더할 것이 아니라, 전문가와 함께 아이의 현재 상태부터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이 칼럼은 사공정규 동국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의 기고입니다.)

사공정규 동국대 의과대학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의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