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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는 독특한 모임 문화인 ‘슈탐티쉬’가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최근 Z세대 사이에서는 공통의 관심사나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사교 모임 ‘소셜 게더링’이 인기다. 그런데 독일에서는 오래 전부터 이와 유사한 문화가 있었다. 바로 ‘슈탐티쉬(Stammtisch)’다.

독일어로 ‘단골을 위한 테이블’을 의미하는 슈탐티쉬는 술집이나 레스토랑, 카페에서 사람들과 정기적으로 만나 친목을 다지거나, 공통의 문제에 대해 토론하는 모임의 일종이다. 중세 길드 회원들이 함께 모여 사업이나 정치에 대해 논의하던 것에서 유래해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슈탐티쉬는 일반적인 사교 모임보다 훨씬 느슨한 형태로 운영된다. 회비나 엄격한 규칙 없이, 정해진 장소와 시간에 모여 개인적인 일상부터 사회 문제까지 다양한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게 전부다. 건강 매체 ‘리얼 심플’에 따르면, 모든 구성원이 참석하지 않아도 슈탐티쉬는 예정된 시간에 진행된다. 각자의 일정에 맞춰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고, 원하는 경우 끝까지 자리를 지킬 수도 있다.

이러한 방식은 과거 공동체 형성 방식과 닮아 있다. 과거에는 계획된 행사보다는 반복적인 만남을 통해 공동체 의식을 형성하고, 가까운 이들과 교류해 왔다. 심리치료사 메러디스 비어드모어는 “슈탐티쉬는 모임 참여에 대한 감정적 부담을 줄여 소속감과 유대감, 편안함을 느끼도록 한다”고 했다.


슈탐티쉬와 같이 다른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은 사회적 고립을 예방하고 타인과의 관계 형성에 도움이 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외로움을 신체 건강 및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문제로 본다. WHO에 따르면 전 세계 6명 중 1명이 외로움을 느끼며, 이로 인해 매 시간 약 100명, 연간 87만10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한다.

외로움이 정신 건강 뿐 아니라 신체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는 많다. 미국 하버드대 T.H.찬 공중보건대학원 연구팀이 뇌졸중 병력이 없는 50세 이상 1만2000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외로움을 오랫동안 느낄수록 뇌졸중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관계가 적을수록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져 고혈압 위험이 약 1.4배 커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유럽당뇨학회에는 외로움이 당분과 지방 함량이 많은 음식 섭취를 늘리고 신체 활동을 줄여 당뇨병 발생 위험을 2배 증가시킨다는 논문이 실리기도 했다.

일상생활에서 슈탐티쉬를 하고 싶다면, 여러 명이 모이기 편한 장소를 골라 한 달에 한두 번 모임을 가지면 된다. 카페처럼 다른 사람들이 오기 전에 혼자 앉아 있어도 일을 하거나 책을 읽을 수 있는 장소를 고르는 게 좋다. 친구나 지인을 초대한 뒤, 그들이 자신의 친구를 초대하도록 권유하면 새로운 사람들을 사귈 수 있다. 심리학자 엘라나 호프만 박사는 “참석하는 사람 수와 관계없이 모임을 꾸준히 이어가는 게 좋다”며 “드문드문 만날지라도 여러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은 건강에 유익하다”고 했다.


김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