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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 노인들은 '모아이'라는 공동체 모임을 통해 정서적 지지를 나누며 사회적 유감을 유지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세계적으로 100세 이상 인구 비율이 높은 일본 오키나와는 흔히 '장수 마을'로 불린다. 이 지역 사람들의 식탁에는 강황이 자주 오른다. 차로 마시거나 음식에 넣어 먹는 식이다.

지난 3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오키나와 사람들의 장수 요인 중 하나로 강황을 조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오키나와 사람들은 단순히 수명이 긴 것에 그치지 않고, 고령에도 비교적 또렷한 인지 기능과 활력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만성질환 유병률 역시 다른 지역보다 낮은 편으로 알려져 있다.

강황은 생강과에 속하는 식물의 뿌리줄기에서 얻는 향신료다. 강황에는 '커큐미노이드'라는 활성 성분이 들어 있는데, 이 중 '커큐민'이 가장 많이 연구됐다. 이 성분은 강황의 노란색을 만드는 물질이기도 하다. 여러 실험 연구에서 커큐민은 항산화·항염 작용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특히 암과의 관련성에 관한 연구가 활발하다. 2021년 미국 국립생명공학정보센터(NCBI)에 게재된 논문은 커큐민이 염증을 줄이는 작용을 통해 암 발생 과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다. 일부 전임상 연구에서는 종양 성장에 관여하는 신호 전달 경로에 작용할 가능성도 보고됐다.

다만 전문가들은 신중한 해석을 강조한다. 2022년 일본 교토대 연구진은 "전임상 단계에서 항종양 효과가 관찰됐지만, 체내 흡수율(생체이용률)이 낮고 안정성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아 의약품 개발에는 한계가 있다"고 했다. 호주 암 협회도 실험실·동물 연구 결과와 달리, 사람을 대상으로 한 확실한 근거는 아직 부족하다고 밝히고 있다. 일반적인 식품 섭취 수준에서는 비교적 안전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고용량 보충제의 장기 복용은 의료진과 상담 후 결정해야 한다는 조언이 따른다.

데일리메일은 무엇보다 강황이 오키나와에서 '특별한 건강 보충제'가 아니라는 점을 짚었다. 강황은 전통 식단 속에 자연스럽게 포함된 향신료일 뿐이라는 것이다. 오키나와 식단은 채소, 고구마, 두부, 해조류, 생선 등 식물성 식품이 중심이며, 붉은 고기 섭취는 적다. 돼지고기도 특별한 날 소량 즐기는 정도다.

오키나와 노인들은 '이키가이(ikigai)'라는 삶의 목적의식을 중요하게 여긴다. 매일 아침 일어날 이유를 갖고 사회적 역할을 이어간다. 정원 가꾸기 등 일상 속 신체 활동을 꾸준히 하고, 바닥에 앉았다 일어나는 생활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하체 근력을 단련한다. 또 '모아이'라는 공동체 모임을 통해 정서적 지지를 나누며 사회적 유감을 유지한다. 세계 장수 지역을 연구해 온 작가 댄 뷰트너의 저서 '블루존'에 따르면, 오키나와의 장수는 결국 특정 식품 하나로 설명되기보다는 생활 전반의 습관과 환경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장가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