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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세 약리학자가 장수 비결로 '소식'을 꼽았다. /사진='la Repubblica' 캡처 ​
97세 약리학자가 장수 비결로 ‘소식(小食)’을 꼽았다.

지난 23일(현지 시각) 외신 매체 서레이라이브에는 장수에 도움이 되는 식습관이 소개됐다. 국제적인 약리학자이자, 마리오 네그리 약리학 연구소를 설립한 실비오 가라티니 박사는 “섭취량을 30% 줄이면 수명이 20% 늘어난다”며 “적게 먹되, 균형이 잡힌 식단을 유지하는 습관이 건강 관리의 핵심”이라고 했다. 정말 소식을 하면 장수에 도움이 될까? 소식의 건강 효과에 대해 알아본다.

소식하는 습관을 들이면 대사 건강을 개선하고, 체내 염증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음식은 신체 에너지를 생성하는 데 필요한 양분이지만 신체가 소화해 내야 하는 대상이기도 한데, 섭취량을 조절하면 소화하는 데 드는 에너지가 일부 절약된다. 소화 과정에서 생성되는 염증 유발 물질이 줄어들어 체내 염증 수치가 낮아진다. 더 나아가 소식하거나 일정 시간 공복을 유지하면 ‘자가 포식’이라는 세포 정화 작용이 촉진돼 세포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세포가 낡고 손상된 단백질을 분해해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과정에서 노화한 세포 구성요소를 제거하기 때문이다.


장수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태평양건강연구소 연구팀이 ‘장수 마을’로 알려진 오키나와 블루존 사람들의 장수 비결을 분석한 결과, 하라하치부(80% 정도 배가 부르면 음식 섭취를 멈추는 식사법)를 통해 열량 제한을 일상화했다는 점이 장수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국립노화연구소의 연구 역시 이를 뒷받침한다.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2년간 일일 섭취 열량을 25%씩 줄이도록 권고하고 관찰한 결과, 평균 15% 열량을 감소하는 데 성공한 그룹에서 노화 속도가 느려지고 인슐린 수치 등의 건강 지표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영양 균형을 고려하지 않고 섭취량만 무조건적으로 줄이는 방식은 지양해야 한다. 영양실조, 면역력 저하, 근력 저하, 골다공증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실비오 가라티니 박사 역시 “우리에게 필요한 영양소를 얻기 위해서는 음식을 조금씩, 다양하게 섭취해야 한다”며 균형 잡힌 식단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실비오 가라티니 박사는 구체적인 방법으로 ‘지중해식 식단’을 예로 들었다. 그는 평소 채소, 과일, 통곡물, 생선을 충분히 섭취하고 고기와 포화지방 섭취를 줄이는 지중해식 식단을 실천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중해식 식단은 영양 효과가 뛰어나다. 지중해식 식단에 빈번하게 등장하는 케일, 브로콜리, 양배추 등 채소에는 설포라판, 글루코시놀레이트, 비타민C 같은 성분이 풍부하다. 체내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만성 염증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 현미, 퀴노아, 파로 등 통곡물 역시 염증 완화 효과가 있는 항산화 성분과 식이섬유, 미네랄 등을 풍부하게 함유했다. 생선은 십자화과 채소와 통곡물에 부족한 단백질 성분을 보충하고, 생선에 풍부한 오메가-3 지방산이 염증 매개 물질을 조절해 염증을 줄인다.

소식하기 전에 개인 건강 상태를 점검할 필요도 있다. 소식이란 일반적으로 권장 열량의 70~80%만 섭취하는 것 의미하는데, 사람마다 권장 열량이 다르다. 각 개인의 기초대사량, 활동대사량, 소화대사량을 고려해서 설정해야 한다. 특히 노인의 경우 소화 능력이 떨어져 영양이 결핍되기 쉬우므로 젊은 성인보다 섭취 열량은 줄이고 영양의 질은 개선한 식사 계획을 세우는 게 좋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노인 남성의 경우 하루에 약2000kcal를, 노인 여성의 경우 약 1600kcal를 섭취하는 게 적절하다. 또한 칼슘이 풍부한 셀러리, 케일, 배추, 시금치, 브로콜리, 우유, 멸치 등과 비타민D가 풍부한 달걀 노른자, 고등어 등의 섭취가 권장된다. 


최소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