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부처 합동 '제3차 국가 항생제 내성 관리대책'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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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정부가 국내 항생제 오남용을 줄이기 위해 일부 의료기관에서 시범 운영 중인 '항생제 적정사용 관리(ASP)' 사업을 2027년까지 모든 종합병원으로 확대한다.

질병관리청은 항생제 내성 관련 7개 부처와 함께 '제3차 국가 항생제 내성 관리대책(2026∼2030)'(3차 대책)을 수립해 25일 발표했다. 정부는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5년 단위로 항생제 내성 관리대책을 수립하고 있다. 그동안 질병청과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농림축산식품부, 기후에너지환경부, 해양수산부가 참여해왔으며 3차 대책부터 농촌진흥청을 새롭게 포함했다.

항생제는 미생물 등 세균 감염을 치료하는 의약품을 말한다. 내성 발생 시 감염병 치료 실패와 사망 증가로 이어져 국민 건강과 공중 보건을 위협하는 요인이 된다. 항생제 사용량이 증가하면 항생제 내성도 높아지는데, 우리나라의 인체 항생제 사용량은 2023년 기준 31.8DID(인구 1000명당 1일 항생제 소비량)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19.5DID보다 1.6배 많다. 이는 OECD 32개국 중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주요 내성균 지표도 높다.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MRSA)의 2023년 내성률은 45.2%로, 전 세계 평균(27.1%)의 약 1.7배에 달한다. 축산 분야 역시 상황이 비슷하다. 2024년 기준 닭 대장균의 제3세대 세팔로스포린계 항생제 내성률은 국내 17.1%로, 미국(3.5%)보다 크게 높다.

이에 정부는 사람과 농·축·수산 전 분야에 걸쳐 항생제 사용을 최적화하는 전략을 추진한다. 우선 의료기관 내 항생제 처방의 적정성을 점검·관리하는 ASP 시범사업을 2027년까지 모든 종합병원으로 확대하고, 이후 법 개정을 통해 본사업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2028년 제도 정착이 목표다.

또 지역별로 5곳 이상의 선도병원을 지정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중소병원의 ASP 도입을 지원한다. 동네 의원 등 1차 의료기관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항생제 사용 지침을 개발·보급해 일선 의료 현장의 처방 적정성을 높일 방침이다.


농·축·수산 분야에서는 모든 항생제가 수의사 및 수산질병관리사의 처방을 통해 사용되도록 제도를 정비한다. 가축 항생제 판매량을 도축 전 체중 단위로 파악할 수 있는 신규 지표를 도입하고, 기존 동물용 항생제에 대한 안전성·유효성 재평가도 강화한다. 반려동물 보호자를 대상으로 한 항생제 사용 교육 콘텐츠도 개발·보급할 예정이다.

예방 중심 전략도 병행한다. 이른바 ‘슈퍼박테리아’로 불리는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목(CRE)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지자체 주도의 감염관리 대응체계를 강화하고, 백신 접종 확대를 통해 감염병 자체를 줄여 항생제 사용을 낮춘다는 계획이다. 축산 분야에서는 돼지 유행성 설사병 등 주요 감염병에 대한 백신 사용 지침을 마련하고, 사육 환경 개선도 추진한다.

사람과 동·식물, 식품 분야에서 각각 분산된 항생제 내성 정보를 통합·제공하는 내용도 담겼다. 이를 기반으로 항생제 내성 대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과학적 근거를 마련해 진단기술과 치료제 개발 등 연구개발(R&D)을 지원한다.

아울러 2024년 1월 소·돼지·닭 등에 도입된 ‘잔류물질 허용물질목록 관리제도(PLS)’를 양·오리 등 기타 축·수산물로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농작물 생산에 사용되는 농약의 판매 기록 관리와 하수처리장·하천의 내성균 모니터링도 지속한다.

정부는 범부처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항생제 올바른 사용에 대한 대국민 홍보를 상시 추진하기로 했다. 의사·수의사와 농·축·수산·식품 업계 종사자 등을 대상으로 한 전문 교육도 확대해 인식 개선과 행동 변화를 유도할 방침이다.


신소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