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수화물, 양보다 질 관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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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NYT)는 비만·영양 전문가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저탄수화물 식단의 장단점과 건강하게 탄수화물을 섭취하는 방법을 소개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빠른 체중 감량을 위해 탄수화물을 ‘적’처럼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탄수화물을 무조건 줄이기보다 어떤 탄수화물을, 어떤 방식으로 섭취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지난 2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는 비만·영양 전문가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저탄수화물 식단의 실제 효과와 한계, 그리고 ‘질 좋은 탄수화물’ 선택법을 소개했다.

◇저탄수화물 식단, 체중은 줄지만 한계도 있어
저탄수화물 식단의 인기는 1972년, 미국 심장 전문의 로버트 앳킨스 박사의 저서 ‘다이어트 혁명’ 이후 급증했다. 이후 여러 연구를 통해서도 탄수화물 섭취를 제한하는 것이 체중 감량에 효과적인 방법임이 확인됐다. 실제 이란 시라즈 의과대학 연구팀이 과체중 성인을 대상으로 식단별 효과를 비교한 결과, 저탄수화물 식단 그룹은 지중해식 식단보다 평균 2.7kg, 저지방 식단보다 0.7kg 더 많은 체중을 감량했다. 미국 당뇨병 협회 역시 혈당과 중성지방 수치를 낮추는 데 저탄수화물 식단이 효과적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모든 전문가가 이를 권장하는 것은 아니다. 예일 의과대학 내과·비만 전문의 네이트 우드 박사는 “나는 환자에게 저탄수화물 식단을 권해본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그럴 계획이 없다”며 “탄수화물이 체중이나 당뇨병 발병 위험에 미치는 영향이 걱정된다면 섭취량보다는 종류에 집중하는 것이 더 낫다”고 말했다. 미국 하버드 T.H. 챈 공중보건대학원 프랭크 후 교수 역시 “전통적인 저탄수화물 식단은 붉은 고기를 대신 과도하게 섭취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는 심혈관 질환과 제2형 당뇨병 위험을 높이는 원인이 된다”고 말했다. 또한 탄수화물을 끊으며 과일, 통곡물, 콩류에 든 섬유질, 항산화 성분을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양’이 아니라 ‘질’
미국 터프츠대 식품의약연구소 소장 다리우시 모자파리안 박사는 “모든 탄수화물을 똑같은 범주에 넣고 비난해서는 안 된다”며 “혈당을 급격히 높이는 정제 탄수화물은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해 비만이나 제2형 당뇨병 위험을 높이지만, 비정제 탄수화물은 분해 속도가 느려 오히려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충분한 섬유질 섭취는 장내 유익균의 먹이가 되며 소화를 늦춰 포만감을 오래 유지하게 한다. 결과적으로 추가적인 간식 섭취를 막아 장기적인 체중 유지에 도움이 된다. 모자파리안 박사는  "탄수화물을 무작정 끊기보다 질 좋은 탄수화물을 식단에 유지하는 것이 체중 감량 속도는 조금 더딜지라도, 결과적으로는 훨씬 건강한 몸을 만드는 길"이라고 말했다.

◇‘착한 탄수화물’ 고르는 필승법
전문가들은 체중을 감량하고 이를 장기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극단적인 제한보다 ‘착한 탄수화물’을 고르는 안목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모자파리안 박사는 건강한 탄수화물 섭취 기준으로 '10대 1 법칙'을 제시했다. 가공식품을 선택할 때 영양성분표상 탄수화물 10g당 섬유질이 최소 1g 이상 포함된 제품을 고르라는 것이다. 섬유질 함량이 높을수록 급격한 혈당 스파이크를 방지하고 장내 환경을 개선하는 데 유리하다.

곡물의 가공 정도 역시 중요한 요소다. 예를 뜨거운 물만 부으면 완성되는 '인스턴트 오트밀'보다는 직접 끓여야 하는 가공 전 상태의 '스틸컷 오트밀'이 소화 속도가 훨씬 느려 포만감을 오래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만약 가공식품을 선택해야 한다면 원재료와 영양성분표를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우드 박사는 "패키지에 '통곡물' 표시가 있는 제품을 고르는 것이 가장 좋다"며 " 더 나아가 원재료 목록 맨 앞부분에 통곡물이 적혀 있어야 실제로 함량이 높은 진짜 건강식"이라고 했다.


최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