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직 의사 구인난… 한의사가 채워도 괜찮을까
소도시에서 요양병원을 운영하는 A씨는 요즘 고민이 깊다. 야간 당직을 설 의사를 구하지 못해서다. 요양병원은 관련 규정에 따라 24시간 의료인이 상주해야 하지만, 당직 근무를 자원하는 의사는 좀처럼 나타나지 않는다. 여기에 인건비 부담까지 겹치면서 A씨는 결국 한의사를 당직 의료인으로 채용했다.
요양병원 현장에서 이런 선택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만성적인 의료 인력난과 비용 압박이 만들어낸 이 기형적인 구조를 두고, 의료계 안팎에서는 환자 안전과 책임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구조적 기피와 공급 과잉이 만든 '대체 고용'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요양기관 현황 자료를 보면, 요양병원에 근무하는 의사 수는 2020년 말 6000명대에서 2025년 9월 말 4670명으로 20% 이상 감소했다. 같은 기간 요양병원에서 일하는 한의사는 1877명에서 1971명으로 100명 가까이 증가했다. 전국 요양병원 수가 1582곳에서 1311곳으로 줄어든 점을 감안하면, 요양병원 한 곳당 한의사 수는 1.19명에서 1.5명으로 늘어난 셈이다.
의사 인력 감소의 배경으로는 요양병원 당직 근무의 구조적 기피가 지목된다. 요양병원 당직의는 응급 상황 대응과 사망 진단, 의료 사고 발생 시 법적 책임까지 부담해야 한다. 그러나 급성기 병원에 비해 전문성 축적이나 경력 관리 측면에서 얻을 수 있는 이점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여기에 야간 근무에 따른 체력 부담, 도심 외곽에 위치한 병원 접근성 문제도 지원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꼽힌다.
반면 한의계는 개원 시장 포화로 폐업률이 높아지면서, 요양병원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활동 무대로 인식되고 있다. 이 같은 수급 불균형이 요양병원 인력 구조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비용·제도·권한이 맞물린 병원의 현실적 선택
병원 입장에서 한의사 채용은 경영 압박 속에서 선택한 현실적인 대안에 가깝다. 요양병원 전문의 월급은 통상 1000만 원 안팎이지만, 한의사는 500만~600만 원 선에서 고용이 가능하다. 여기에 의료인 수 충족에 따른 수가 산정(한방 가산제 등)까지 고려하면 경영상의 이점은 더 커진다.
여기에 의료법상 한의사가 ‘의료인’으로 인정되고, 사망 선고가 가능하다는 점도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요양병원은 의료기관인 만큼 24시간 의료인이 상주해야 하고, 임종 시 즉각적인 행정 처리가 필요하다. 요양병원 관계자 B씨는 "의사를 구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법적 인력 기준을 맞추면서 사망 선고까지 가능한 한의사는 경영진 입장에서 최적의 가성비 선택지"라고 말했다.
◇"응급 상황 대처 불가" vs "만성 질환 케어 충분"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날카롭게 엇갈린다. 현행법상 한의사는 전문의약품 처방이나 주사, 응급 오더를 내릴 수 없다. 대한의사협회는 이를 근거로 의료 공백을 경고한다. 의협 관계자는 "요양병원 환자는 복합 질환자가 많아 즉각적인 의학적 판단이 필수적"이라며 "짧은 추가 교육만으로 한의사가 의사의 역할을 온전히 대체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대한한의사협회는 현장의 수요와 협진 효과를 강조한다. 한의협 관계자는 "요양병원은 급성기 치료보다 만성 질환과 돌봄 중심"이라며 "비위관 삽입이나 소변줄 교체 등 필수 처치는 추가 교육을 통해 숙련도를 갖추고 있으며, 한의사도 의료인으로서 충분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반박한다.
◇제도적 공백이 만든 불안한 동거
이 같은 '대체 고용'은 환자의 안전과 직결될 수 있지만 아직까지 관련 가이드라인이 모호하다. 현행법은 요양병원에서 한의사의 당직 근무를 허용하고 있지만, 응급 상황 발생 시 처치 범위나 책임 소재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규정이 부족하다. 요양병원 근무 의사 C씨는 "개별 의료인의 역량 문제를 떠나, 면허 범위를 넘어서는 역할을 요구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 자체가 환자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수익성을 쫓는 병원의 경영 논리와 직역 간의 이해관계가 평행선을 달리는 사이, 환자와 보호자들은 혼란스럽다. 한방 치료를 선호하는 이들은 협진을 반기기도 하지만, 중증 기저질환을 둔 보호자들은 "비용 절감 때문에 야간 응급 대응이 늦어지는 것 아니냐"며 불안감을 드러낸다.
의료계 전문가는 "의사들이 요양병원을 외면하는 근본 원인을 해결해 인력 유입을 유도하는 한편, 한의사 인력을 활용할 경우 면허 범위를 명확히 규정하는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며 "단순한 인력 채우기를 넘어 노인 의료의 질을 담보할 수 있는 수가 체계의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요양병원 현장에서 이런 선택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만성적인 의료 인력난과 비용 압박이 만들어낸 이 기형적인 구조를 두고, 의료계 안팎에서는 환자 안전과 책임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구조적 기피와 공급 과잉이 만든 '대체 고용'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요양기관 현황 자료를 보면, 요양병원에 근무하는 의사 수는 2020년 말 6000명대에서 2025년 9월 말 4670명으로 20% 이상 감소했다. 같은 기간 요양병원에서 일하는 한의사는 1877명에서 1971명으로 100명 가까이 증가했다. 전국 요양병원 수가 1582곳에서 1311곳으로 줄어든 점을 감안하면, 요양병원 한 곳당 한의사 수는 1.19명에서 1.5명으로 늘어난 셈이다.
의사 인력 감소의 배경으로는 요양병원 당직 근무의 구조적 기피가 지목된다. 요양병원 당직의는 응급 상황 대응과 사망 진단, 의료 사고 발생 시 법적 책임까지 부담해야 한다. 그러나 급성기 병원에 비해 전문성 축적이나 경력 관리 측면에서 얻을 수 있는 이점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여기에 야간 근무에 따른 체력 부담, 도심 외곽에 위치한 병원 접근성 문제도 지원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꼽힌다.
반면 한의계는 개원 시장 포화로 폐업률이 높아지면서, 요양병원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활동 무대로 인식되고 있다. 이 같은 수급 불균형이 요양병원 인력 구조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비용·제도·권한이 맞물린 병원의 현실적 선택
병원 입장에서 한의사 채용은 경영 압박 속에서 선택한 현실적인 대안에 가깝다. 요양병원 전문의 월급은 통상 1000만 원 안팎이지만, 한의사는 500만~600만 원 선에서 고용이 가능하다. 여기에 의료인 수 충족에 따른 수가 산정(한방 가산제 등)까지 고려하면 경영상의 이점은 더 커진다.
여기에 의료법상 한의사가 ‘의료인’으로 인정되고, 사망 선고가 가능하다는 점도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요양병원은 의료기관인 만큼 24시간 의료인이 상주해야 하고, 임종 시 즉각적인 행정 처리가 필요하다. 요양병원 관계자 B씨는 "의사를 구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법적 인력 기준을 맞추면서 사망 선고까지 가능한 한의사는 경영진 입장에서 최적의 가성비 선택지"라고 말했다.
◇"응급 상황 대처 불가" vs "만성 질환 케어 충분"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날카롭게 엇갈린다. 현행법상 한의사는 전문의약품 처방이나 주사, 응급 오더를 내릴 수 없다. 대한의사협회는 이를 근거로 의료 공백을 경고한다. 의협 관계자는 "요양병원 환자는 복합 질환자가 많아 즉각적인 의학적 판단이 필수적"이라며 "짧은 추가 교육만으로 한의사가 의사의 역할을 온전히 대체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대한한의사협회는 현장의 수요와 협진 효과를 강조한다. 한의협 관계자는 "요양병원은 급성기 치료보다 만성 질환과 돌봄 중심"이라며 "비위관 삽입이나 소변줄 교체 등 필수 처치는 추가 교육을 통해 숙련도를 갖추고 있으며, 한의사도 의료인으로서 충분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반박한다.
◇제도적 공백이 만든 불안한 동거
이 같은 '대체 고용'은 환자의 안전과 직결될 수 있지만 아직까지 관련 가이드라인이 모호하다. 현행법은 요양병원에서 한의사의 당직 근무를 허용하고 있지만, 응급 상황 발생 시 처치 범위나 책임 소재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규정이 부족하다. 요양병원 근무 의사 C씨는 "개별 의료인의 역량 문제를 떠나, 면허 범위를 넘어서는 역할을 요구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 자체가 환자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수익성을 쫓는 병원의 경영 논리와 직역 간의 이해관계가 평행선을 달리는 사이, 환자와 보호자들은 혼란스럽다. 한방 치료를 선호하는 이들은 협진을 반기기도 하지만, 중증 기저질환을 둔 보호자들은 "비용 절감 때문에 야간 응급 대응이 늦어지는 것 아니냐"며 불안감을 드러낸다.
의료계 전문가는 "의사들이 요양병원을 외면하는 근본 원인을 해결해 인력 유입을 유도하는 한편, 한의사 인력을 활용할 경우 면허 범위를 명확히 규정하는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며 "단순한 인력 채우기를 넘어 노인 의료의 질을 담보할 수 있는 수가 체계의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