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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최근 5년간 수퍼박테리아라 불리는 항생제내성균(CRE) 감염 환자 2.3배 급증한 가운데, 고령 환자가 많고 항생제 관리 체계가 미비한 요양병원에선 6배 폭증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CRE 감염증은 카바페넴계 항생제에 최소 한 가지 이상 내성을 나타내는 장내세균목 균종에 의한 감염질환이다. 주로 의료기관 내에서 감염된 환자나 병원체 보유자 직·간접 접촉, 오염된 기구 등을 통해 전파된다.

1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이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국내 CRE 감염 환자는 2.3배 증가했다. 그러나 CRE 감염률은 의료기관 종류별로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기관 종별 분석 결과, 감염관리 체계 및 격리병실이 잘 갖춰진 상급종합병원 CRE 감염자 비율은 39%에서 26%까지 13%p 감소한데 반해, 요양병원은 8%에서 21%로 13%p 증가했다. 환자 수만 보면 6배 폭증(1485명→ 8940명)한 수치다.

이에 한지아 의원은 “고령자일수록 항생제 사용 경험이 많고 면역력이 떨어져 감염에 취약하다. 집단 생활하는 요양병원에서의 전파 위험이 더욱 높다”라며 “다인실 사용 병실 구조나 감염 관리 인력이 충분하지 않은 요양병원의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CRE 환자 증가를 단순히 병원 감염 이슈로 축소해 다룰 것이 아니라 초고령 사회 전체의 보건안전 문제로 인식해 선제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한 의원은 “해외주요국가 항생제 사용량 모니터링 제도를 비교해보면, 영국과 호주는 전체 의료기관, 미국 2만5000개 기관, 일본 1876개기관을 모니터링하고 항생제 사용량과 항생제 내성을 동시에 관리한다”라며 “그러나 우리나라는 130개 기관 상급종합병원 및 종합병원내에서 항생제 사용만 모니터링 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성균 감염에 관한 정보와 항생제 적정사용을 한 번에 관리 할 수 있는 통합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영국정부가 발표한 Jim O’Neill 보고서에 따르면 항생제 내성이 있는 수퍼 박테리아의 출현으로 인해 2050년 전 세계에서 1년 기준 1000만명이 사망할 것으로 예측되며, 이는 암으로 인한 사망자 수를 웃도는 수치다.

한편, 2015년 세계보건기구(WHO)는 항생제 내성이 인류가 당면한 공중보건의 위기임을 경고하고 모든 회원국이 국가 단위의 행동계획을 수립하도록 촉구했으며, 이에 우리나라도 ‘국가 항생제 내성 관리대책’을 수립·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