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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병원에 입원 중인 어머니를 찾아갔다가 얼굴에 수건이 덮인 채 힘겹게 숨을 쉬는 모습을 목격했다는 보호자의 사연이 알려졌다./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요양병원에 입원 중인 어머니를 찾아갔다가 얼굴에 수건이 덮인 채 힘겹게 숨을 쉬는 모습을 목격했다는 보호자의 사연이 알려졌다.

지난 1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오늘 어머니를 뵈러 요양병원에 갔는데 얼굴에 수건이 덮여 있어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고 계셨다”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수건이 얼굴을 덮고 있었고, 양팔이 묶여 있어 스스로 치울 수 없는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A씨는 직원들에게 어떻게 된 일이냐고 항의했지만 “모르겠다”는 답만 돌아왔고, 별다른 조치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A씨는 “시청에 문제를 제기해도 시정되지 않았다”며 관련 발언은 녹음해 뒀다고 주장했다. 그는 “문제가 많아 요양원을 떠나 요양병원으로 옮겼지만,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며 “간호사와 간병인들의 태도에 분하고 화가 난다”고 했다.

요양병원의 방치나 감독 소홀로 환자가 큰 부상을 입거나 숨지는 사례는 왕왕 일어난다. 거동이 불편한 환자가 낙상하거나 음식물 흡인으로 질식했음에도 즉각적인 응급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사망한 사례가 있었고, 장기 입원 환자의 욕창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패혈증으로 숨진 경우도 발생했다. A씨 사례의 경우, 환자의 손을 묶는 행위가 신체적 학대라는 의견도 있다.


인천대 사회복지학과 전용호 교수는 “환자의 손을 묶는 것은 자유를 구속하는 것이기 때문에 매우 심각한 학대”라며 “의사결정 권한이 있는 당사자의 동의 없이 이뤄졌거나, 치매 환자인 경우 보호자에게 고지·동의 절차가 없었다면 명백한 신체적 학대”라고 말했다.

전용호 교수는 이러한 문제가 제도적 방치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봤다. 그는 “요양병원 간병인은 대부분 공적 돌봄·의료 교육을 받지 않은 채 보호자와 사적으로 계약해 일하는 인력”이라며 “공적 인력 양성 체계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돌봄 방식이나 학대에 대한 인식이 상당히 낮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행 노인복지법상 병원과 가정에서 환자를 직접 돌보는 간병인에 대해서는 별도의 자격 기준이나 관리 체계가 마련돼 있지 않다. 이들은 알선 업체를 통해 환자와 일대일 계약을 맺고 개인 사업자로서 일하거나, 사설 파견도급업체에 고용된 후 요양병원 등에 파견돼 일한다. 파견도급업으로 인정될 경우 4대 보험 가입과 퇴직금 지급 의무가 발생하고, 그만큼 간병비 부담도 커진다. 이 때문에 알선에 그치는 구조에서는 체계적인 교육이나 관리·감독은 물론 노인 학대 범죄 이력 조회조차 이뤄지기 어렵다.

전용호 교수는 간병 서비스를 공적 제도 안으로 편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건강보험 제도에서 간병 서비스에 대해 수가·급여를 지급하는 대신, 간병 인력에 대한 등록을 의무화하고 교육 이수와 범죄 이력 조회를 함께 관리하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현재처럼 완전히 사적 시장에 맡겨둔 구조에서는 환자 안전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헬스조선에 “간병인 관리 체계 구축의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으며, 관련자 의견 수렴과 연구를 통해 제도 설계를 검토 중”이라면서도 “현재로서는 간병인 자격 기준 등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간병 인력의 규모나 수요에 대한 공식 통계도 없는 상황이어서 실태 파악부터 진행한 뒤 대처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