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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켄달 제너의 코 모양(왼쪽), 2025년 켄달 제너의 코 모양(오른쪽) /켄달 제너 인스타그램
‘여드름 치료제로 코 크기를 줄일 수 있다?’ 다소 황당하게 들리지만, 지금 SNS에서 가장 뜨거운 주제다. 최근 미국 모델 켄달 제너가 여드름 치료제를 복용한 뒤 코가 날렵해졌다고 밝히면서, 틱톡에는 ‘#accutanenose’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치료제 복용 전후 코 사진을 비교하는 게시물이 올라오고 있다.

여드름 치료제와 코 크기 사이의 관계를 살펴보기 위해선 먼저 코 피부의 특성을 이해해야 한다. 코 주변에는 피지선이 많이 분포해 있다. 다른 부위에 비해 피지선이 큰 데다 피지 분비량도 많아 여드름이 잘 생긴다. 특히 피지 분비가 많은 피부 타입은 모공이 막혀 염증이 생기기 쉬운데, 메이크업 잔여물 등 노폐물이 제대로 제거되지 않으면 여드름이 더 심해진다. 고름이 찬 화농성 여드름은 여러 개의 여드름이 합쳐진 낭포성 여드름으로 진행돼, 염증이 피부 깊숙한 곳에 퍼지거나 단단한 결절을 만든다. 이 과정에서 통증과 부기, 열감을 동반한다.

켄달 제너가 처방받은 경구용 여드름 치료제는 이소트레티노인 성분으로 만들어진 ‘아큐테인’이다. 우리나라에서 ‘이소티논’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이 약물은 일반적인 여드름 환자가 아닌, 다른 치료법으로 효과를 보지 못한 중증 여드름 환자에게 처방된다. 특히 낭포성 여드름이나 치료 후에도 피부에 흉터를 남기는 응괴성 여드름 등 난치성 여드름 치료에 활용된다. 이소트레티노인은 피지샘 세포의 증식과 피지 분비에 원인이 되는 안드로겐의 작용을 억제한다. 이렇게 피지 생성이 적어지면 피지를 먹고 사는 여드름균도 줄어든다.


약물을 복용하고 ‘코가 작아졌다’고 느끼는 것은 이런 작용 기전과 관련이 있다. 연세스타피부과강남 김영구 원장은 “이소트레티노인은 염증성 부종을 완화하고, 코에 밀집된 피지선 크기를 줄인다”며 “이러한 효과 때문에 시각적으로 코가 날렵해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비대해진 조직이 줄어들면서 피부 두께가 일부 감소할 수는 있지만, 해부학적 골격 변화와는 연관이 없다. 김영구 원장 역시 “코가 작아 보이는 것은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했다.

코 크기를 줄이기 위해서 임의대로 이소트레티노인을 복용하는 것은 금물이다. 이소트레티노인은 그 효과만큼이나 부작용도 치명적이다. 특히 기형아 유발성이 매우 높아 임부, 수유부 및 임신 가능성이 있는 모든 여성은 복용해서는 안 된다. 약학정보원에 따르면 이소트레티노인으로 치료 도중 임신할 경우에는 투여 용량이나 투여 기간에 상관없이 기형아가 태어날 수 있다. 치료 도중 또는 치료 종료 후 1개월 이내 임신될 경우 중추신경계, 심장 및 대혈관계 기형이 나타날 위험이 크다.

또, 이소트레티노인은 피지 분비를 줄이는 과정에서 피지의 순기능까지 억제한다. 이로 인해 가려움·피부염·피부박리 등의 피부질환과 입술·피부·콧속·안구가 건조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 약을 복용한 환자의 90%가 입술 건조로 인한 구순염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와 간 수치가 상승하는 부작용도 의학계에 보고됐다. 여드름 치료를 위해 약물을 복용해야 한다면 임신 가능성 및 기저질환, 현재 증상에 관해 전문의와 상담 후 처방을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