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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죽음의 삼각존'으로 불리는 얼굴 부위의 여드름을 짰다가 얼굴 한쪽이 마비되는 증상을 겪은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사진=니드투노우
이른바 '죽음의 삼각존'으로 불리는 얼굴 부위의 여드름을 짰다가 얼굴 한쪽이 마비되는 증상을 겪은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3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니드투노우에 따르면, 미국 조지아주에 거주하는 린지 드올리베이라(32)는 어느 날 아침 코 옆에 난 작은 뾰루지를 발견하고 평소처럼 이를 짰다. 하지만 다음 날부터 해당 부위와 주변 얼굴이 빠르게 붓기 시작했고, 결국 얼굴 한쪽이 처지는 증상까지 나타났다.

문제가 된 부위는 코와 입 양옆을 잇는, 이른바 '죽음의 삼각존(dangerous triangle)'이다. 이 부위는 얼굴의 혈관이 뇌와 직접 연결돼 있어, 작은 상처를 통해 세균이 침투할 경우 심각한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피부과 전문의들이 이 부위의 여드름을 절대 짜지 말라고 경고하는 이유다.

린지는 "입술과 코 사이에 난 평범한 뾰루지였다"며 "전날까지만 해도 아무 이상이 없어 가족사진 촬영까지 했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여드름을 짠 다음 날부터 얼굴이 급격히 붓고 한쪽이 처지자 린지는 급히 병원을 찾았다. 항생제를 처방받았지만 증상은 오히려 악화됐고, 결국 응급실을 세 차례 방문한 끝에 입원 치료를 받게 됐다. 그는 "처음에는 의료진도 알레르기 반응을 의심할 만큼 얼굴과 입술이 심하게 부어 있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검사 결과 린지는 피부 깊은 층까지 세균이 퍼지는 '봉와직염' 진단을 받았다. 봉와직염은 적절한 치료가 늦어질 경우 혈액을 통해 전신으로 번질 수 있는 위험한 세균성 감염이다.


의료진은 감염이 눈이나 뇌로 퍼졌는지 확인하기 위해 MRI(자기공명영상) 검사를 진행했고, 다행히 감염이 얼굴 부위에 국한된 상태임을 확인했다. 이후 기존 항생제를 중단하고 고용량 항생제로 치료를 바꾸자, 약 두 시간 만에 부기가 눈에 띄게 가라앉기 시작했다.

린지는 "며칠 만에 얼굴은 거의 정상으로 돌아왔지만, 항생제 부작용으로 몸 상태가 완전히 회복되기까지는 약 6주가 걸렸다"고 말했다. 현재는 작은 흉터만 남았으며, 화장으로 가릴 수 있는 정도라고 했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며 "이 부위의 여드름은 절대 짜지 말라"고 말했다.

전문가들 역시 '죽음의 삼각존'에 난 여드름은 손대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코와 인중 주변 혈관은 판막 기능이 약해 세균이 혈관을 타고 뇌 쪽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뇌수막염이나 뇌농양, 심하면 뇌경색 같은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연세스타피부과 정지인 원장은 "병원에서도 해당 부위의 여드름이나 염증은 압출하지 않고, 항생제 연고나 먹는 약, 염증 주사 등으로 치료한다"며 "과하게 자극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부위에 여드름이 생겼다면 손으로 짜기보다는 AHA, BHA, PHA 성분이 들어 있는 제품으로 피부를 부드럽게 관리하고, 여드름 패치를 붙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코털 정리도 주의가 필요하다. 손이나 족집게, 왁스로 코털을 뽑다가 상처가 생기면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코털은 뽑지 말고 작은 가위를 사용해 밖으로 튀어나온 부분만 다듬는 것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