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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미국 허프포스트는 전문가 의견을 종합해 ADHD의 신호일 수 있는 식습관을 소개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배고프지 않은데도 계속 간식을 먹거나, 식단 짜는 것이 번거로워 배달 음식에 의존하게 된다면 단순 생활 습관 문제만은 아닐 수 있다. 겉보기엔 무해해 보이는 이러한 식습관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와 연관돼 있을 수 있다는 전문가 지적이 나왔다.

지난 1일 미국 허프포스트는 전문가 의견을 종합해 ADHD의 신호일 수 있는 식습관을 소개했다. 조지아주의 섭식장애 치료사 캐럴 브라운은 “ADHD의 핵심 증상은 집중력, 의사결정, 감정 조절 등 일상 기능의 중요한 영역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끊임없는 간식 섭취
ADHD가 있는 사람들은 ▲식사 계획과 실행의 어려움 ▲배고픔 등 신체 신호 인지능력 저하 ▲낮은 도파민 수치 등의 영향으로 간식을 자주 찾는 경향이 있다. 브라운은 “규칙적인 식사가 힘들어지면 간식이 가장 쉬운 대안이 된다”며 “이런 불규칙한 식사가 배고픔 신호를 흐리게 하면서 간식 위주의 습관이 굳어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ADHD가 있는 사람들은 에너지가 크게 떨어진 뒤에야 배고픔을 느끼는 경우가 많아, 탄수화물과 당분이 많은 간편한 간식을 찾기 쉽다. 브라운은 “이러한 음식은 즉각적인 자극과 함께 도파민 분비를 촉진해 ADHD 뇌를 더욱 강화한다”고 말했다. 그는 규칙적인 식사 습관을 들이는 것과 함께 피젯(Fidget) 도구 사용, 짧은 신체 움직임, 작업 전환 등으로 뇌를 자극해 집중력을 회복하는 방법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배달 음식 의존
식사를 준비하려면 메뉴 계획, 장보기 목록 작성, 주방 정리 등 전반적인 시간 관리 능력이 필요하다. 반면 배달 음식은 이러한 과정을 대부분 생략할 수 있어 ADHD가 있는 사람들에게 특히 쉽게 선택되는 대안이 된다. 브라운은 “배달 음식을 줄이고 싶다면 돈 절약, 건강 관리, 요리 실력 향상 등 목적을 분명히 하라”면서 “이유가 명확해지면 작은 변화부터 시작하라”고 했다. 요리 실력을 키우고 싶다면 배달 주문을 서서히 줄이고 일부는 밀키트로 대체해 직접 만들어보는 방식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과식‧폭식의 반복
ADHD가 있는 사람들은 배고픔과 포만감 신호를 인지하고 반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미국 신경영양학 아카데미(National Academy of Neuronutrition) 회장 티머시 프리는 “이로 인해 배고플 때 먹고 배부르면 멈추는 등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하는 행동이 ADHD가 있는 사람들에게는 훨씬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식사를 무의식적으로 거르거나, 포만감을 넘어 과식하는 일이 반복될 수 있다.

프리는 음식을 제한하려 하기보다 식사를 꾸준히 할 수 있도록 돕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알람이나 타이머로 식사 시간을 관리하거나, 생활 리듬에 맞는 장소에 알림 같은 단서를 배치하는 방식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식재료를 사두고 방치
ADHD가 있는 사람들은 요리를 하겠다는 의지로 식재료를 구매하지만, 막상 조리할 시점이 되면 흥미를 잃는 경우가 적지 않다. 미국 공인 정신건강 상담사이자 영양사인 그레이스 라우트먼은 “ADHD가 있는 사람들은 자율성에 대한 욕구가 강해 하나의 선택에 묶이는 상황에 특히 민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평소 즐겨 먹는 음식, 가족이나 지인이 대신 요리해주는 날을 미리 정해두는 등의 전략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조리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는 식재료를 구매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질릴 때까지 같은 음식만 먹기
매일 같은 음식을 반복해서 먹는 행동 역시 ADHD와 연관될 수 있다. 라우트먼은 “새로운 음식을 계획하고 선택하는 과정이 실행 기능에 큰 부담이 되기 때문에, 이를 피하기 위한 무의식적인 전략일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이로 인해 섭취량이 크게 줄거나 특정 식품군을 아예 배제하게 되면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그는 “싫어하는 음식을 억지로 먹을 필요는 없지만, 새로운 선택지나 조리 방식에 열려 있어야 한다”며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는 것 역시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감각 과민
ADHD가 있는 사람들은 감각 인식이 예민해져 음식의 질감이나 냄새, 맛을 지나치게 강하게 느낄 수 있다. 브라운은 “식사는 여러 감각을 동시에 사용하기 때문에, 감각 과민이 있으면 음식 섭취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했다. 이로 인해 질감과 맛의 변화가 적은 파스타나 빵 같은 음식을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나기도 한다. 브라운은 감각 과민성을 완화하는 방법으로 ‘점진적 노출’을 제시했다. 그는 “비교적 거부감이 적은 음식부터 시작해, 점차 질감과 맛이 다양한 음식으로 범위를 넓혀가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