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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겨울철 코막힘이 지속된다면 ‘만성 부비동염’을 의심해야 한다.

부비동은 코 주위 뼈 안에 공기가 가득 차 있는 빈 공간을 말하며, 부비동염은 부비동 점막의 염증성 질환을 통칭한다. 만성 부비동염은 국내 성인의 약 8%가 겪는 흔한 질환으로 코막힘, 누런 콧물, 후비루, 안면 압박감, 후각 저하 등이 반복되면서 수면과 집중력, 피로감까지 영향을 준다. 만성 부비동염은 환자마다 염증의 성격과 해부학적 구조, 동반 질환이 모두 다르므로 맞춤형 접근이 필요하다. 꾸준한 국소 치료와 필요 시 생물학적 체제 병행으로 재발을 줄이고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또 환자와 의료진이 함께 치료계획을 세우고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대진의료재단 분당제생병원 이비인후과 배미례 과장은 “코막힘이 몇 주씩 이어지거나 냄새가 잘 안 느껴지는 상태를 감기가 오래가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런 증상이 12주 이상 지속된다면 단순 감기가 아니라 만성 부비동염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과거 만성 부비동염은 비용종이 있으면 알레르기나 만성 염증이 원인이고, 비용종이 없으면 치료가 부족한 세균감염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2020년 유럽 부비동염 치료지침(EPOS 2020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부비동염은 환자마다 다른 염증 유형을 파악하는 것이 치료의 핵심이다. 또 최근에는 만성 부비동염을 단순한 염증이 아니라 면역 반응의 불균형이 만들어내는 만성질환으로 보는 시각이 자리 잡으면서 치료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만성 부비동염 치료의 근간은 규칙적인 국소 약물치료다. 이 중 생리식염수 코 세척은 가장 기본적이며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염증 물질과 콧속 이물질을 씻어내 점막 회복을 돕는다. 비강 내 국소 스테로이드제 사용을 통한 치료는 만성 부비동염의 표준 치료법으로 물혹 크기 감소, 코막힘 개선, 수술 후 재발 예방 효과가 강력하고 장기간 사용해도 안전하다. 경구 스테로이드는 부작용 위험이 있어 증상 악화 시 단기간 사용이 원칙이다.


배미례 과장은 “염증 유형 중 가장 중요한 게 제2형 염증으로, 특정 면역 물질이 과도하게 활성화되면서 호산구가 증가하고 점막이 붓는 염증 반응으로 마치 ‘콧속 천식’과 비슷한 체질적 면이 있다”고 했다. 또 “비용종이 있는 환자의 대부분이 여기에 해당하고 비용종이 없는 환자의 절반 이상에서도 제2형 염증이 발견돼 물혹이 없어도 제2형 염증이면 재발 위험이 높다”고 말했다.

최근 기존 치료로 조절되지 않거나 반복적으로 재발하는 중증 만성 부비동염 환자에게 가장 주목받는 치료는 ‘생물학적 제제’다. 생물학적 제제는 제2형 염증의 근본 원인이 되는 면역 물질을 정확히 찾아내어 작용을 차단하는 항체 치료로, 기존 약물이나 수술만으로는 충분히 조절되지 않던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되고 있다.

배 과장은 “해당 치료는 주사제 투약으로 진행하는데 투약 후 4~12주 내에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6개월 이상 치료를 지속하면 더 안정적인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며 “비급여로 고가이지만 반복적인 수술, 경구 스테로이드 사용으로 인한 고통을 줄일 수 있어 가치가 높다”고 말했다.

수술은 치료의 끝이 아니라 관리의 기반을 만들어주는 과정이라 볼 수 있다. 만약 약물치료를 8~12주 충분히 했는데도 호전이 없거나, 치성 부비동염이나 진균구처럼 약물로 좋아지기 어려운 경우 수술을 고려한다. 수술 이후에도 꾸준히 코 세척과 국소 스테로이드 사용을 이어가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